을지로 카페&바 "afterjerkoff"
마이너 감성으로 가득한 ‘힙지로’ 골목 사이, 어울리지 않게 새하얀 대문 하나가 눈에 띈다.
너머에는 의류 브랜드 <Ajobyajo>의 오프라인 스토어가 위치해있다.
1-2 층에는 의류 매장을, 3-4층에는 카페 겸 바인 afterjerkoff를 운영하고 있다.
문을 열면 보이는 계단에서부터 ‘힙한’ 아우라가 마구 뿜어져 나온다.
간판 하나 없는 대문 속 어두운 계단은 꼭 아지트와도 같이 보인다.
서울 중구 수표로 42-21
월요일 휴무
식물원을 연상시키는 3층의 전경.
햇살을 머금은 큼직한 식물들과 심플한 테이블의 인테리어는 휴양지에 온 듯하다.
여기에 개성 강한 소품들이 더해져 이국적이면서도 정겨운 향취를 더 한다.
푸른 잎사귀들이 가벼운 테이블 사이를 가득 채웠다.
그 덕에 인위적인 분리 없이도 프라이빗한 공간이 확보되어 더욱 아늑하게 느껴진다.
동양의 미가 어디까지 ‘힙’해질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Afterjerkoff>를 둘러보자.
불상이나 산수도 같은 오래된 소품들에, 생화의 생명력이 더해져 조화를 이루고 있다.
뭉근하게 피어오르는 향의 냄새와 곳곳에 놓인 불상들이 어우러져,
꼭 템플스테이에 온 듯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그들의 여유로운 표정을 바라보고 있자면, 저절로 느슨한 미소가 지어진다.
인테리어뿐 아니라 메뉴에서도 동양적인 요소를 엿볼 수 있다.
스페셜 티나 전통주가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단순한 에이드에도 다양한 꽃과 허브를 곁들여 깊이를 더한다.
음료가 담긴 소반이나 차를 걸러내는 채반의 디테일 등에서도 이곳의 개성이 담뿍 묻어나고 있다.
이곳의 트레이드 마크인 수족관. 카운터이자 바의 용도이다.
알비노 잉어들의 헤엄치는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
새하얀 지느러미의 나풀거림이나 찰박거리는 물소리가 몽환적으로 다가온다.
카페에 너무나도 생소한 조합이지만, 이곳의 분위기와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쨍한 색감의 조명과 큼직한 한자는 꼭 80년대 홍콩영화를 떠오르게 하는 구석이 있다.
해가 지고 난 afterjerkoff의 모습은 낮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존재감 가득한 색감의 조명들이 각각의 위치에서 밝게 빛나고,
큼지막한 잎사귀들의 그림자가 어딘가 힙하다.
꼭 여행 마지막 밤과 같은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다채로운 색감과 맛있는 칵테일 한 잔에 황홀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레트로 감성 가득한 ‘힙지로’ 한복판에서, 하얗게 빛나는 대문을 찾아보자.
사원을 떠올리게 만드는 차분한 낮의 정경부터
‘힙지로’의 명성을 그대로 옮겨 놓은 밤의 모습까지 경험하고 싶다면,
이곳 <afterjerkoff>이 제격이다.
P.S 오브코스의 시각
개성 넘치는 티 종류 외에도 다양한 칵테일을 판매하는 '바'를 겸하고 있다.
적당히 취기 오른 눈으로 보는 afterjerkoff는 더욱 빛난다.
어항을 바라보는 고양이처럼, 잉어의 움직임을 구경하는 이 순간이 참 여유롭다.
인생샷을 찍기위해 뻣뻣히 각을 잡을 필요 없다.
어깨 힘 쭉 빼고, 동그랗게 치켜뜬 눈도 대충 떠보자.
힙지로를 즐기는 방법은 이런 나른함에 있으니까.
Editor. 이예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