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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NC Lab Mar 27. 2020

가상현실, 증강현실 환경을 위한 접근성 요구사항

W3C의 XR 접근성 사용자 요구사항 리뷰

컴퓨팅 파워가 극적으로 성장하고, 그래픽 처리 기술과 네트워크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증강현실/혼합현실, 가상현실이 우리 생활 곳곳에 구현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컴퓨팅 파워와 그래픽 처리 기술 등에 힘입어 현실의 경험을 확장하는 기술들을 아울러 우리는 XR(확장현실, eXtended Reality)이라 부릅니다. 엔터테인먼트, 교육 및 훈련, 의료, 산업 현장, 커뮤니케이션 등에서 XR의 비중은 서서히 커져가고 있습니다. Apple과 Facebook, Google, Microsoft와 같은 거대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XR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기에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거대 기업들이 XR을 위해 투자하고 있는 기술 분야는 크게 홀로렌즈, 카드 보드와 같은 하드웨어, 모바일 디바이스를 위한 개발 툴킷, 웹 API가 있습니다.

이와 같이 XR의 성장이 예견되는 만큼 미래의 XR 환경에 대한 접근성을 준비해 나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일상의 전 범위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XR로부터 밀려나 XR환경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될 소외층도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XR 환경을 위한 접근성 마련에는 여러 단계가 있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접근성 기능을 필요로 하는 사용자의 특징과 현재 기술을 토대로 사용자 니즈를 구체화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W3C는 XR 환경에서 특별한 요구(Special needs)가 있는 사용자가 직면할 수 있는 접근성 문제를 연구하여 XR 접근성 사용자 요구사항(XR accessibility user requirements)를 지난 2월에 발행하였습니다. 그리고 3월 17일 XR 접근성 사용자 요구사항에 대한 리뷰 요청을 공식 발행했습니다. 현재 XR 접근성 사용자 요구사항 문서 버전은 첫 번째 작업 초안(First public working draft)입니다.

저희는 W3C의 XR 접근성 사용자 요구사항 작업 초안 발행을 맞아 XR 환경의 접근성에 필요한 항목들을 여러분과 함께 알아보려 합니다. 이 글이 국내 XR 환경 접근성 논의를 시작하는 데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TIP 

XR 환경은 특별한 요구가 있는 사용자들에게 많은 접근성 과제를 던져 주었지만, 반대로 XR 환경을 이용해 특별한 요구가 있는 사용자의 접근성 문제를 해결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애플의 AR킷으로 구현한 시각장애인 전용 실내 내비게이션 Clew가 그것입니다. Clew는 시각장애인이 낯선 실내 공간에 들어갔을 때 앱을 실행하여 주변을 촬영하면서 이동하면 아이폰 카메라를 이용해 증강현실 지도를 구성합니다. 이 지도를 기반으로 시각장애인이 혼자서 들어간 건물을 돌아 나오거나 재방문 시 길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아리아드네가 테세우스에게 미궁 속에서 길을 잃지 말라고 건네 준 실타래(clew)와도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이 문서에 레퍼런스로 사용할 수 있는 XR 접근성 구현 사례를 소개해 드릴 것입니다.






1. XR에 포함된 용어에 관하여

XR 접근성에 대한 요구사항을 본격적으로 살펴보기 전 W3C에서 정의하고 있는 XR, 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 등의 정의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XR(확장현실, eXtended Reality)

W3C에서 정의하는 XR은 앞서 서술한 바와 같이 기술로 사용자의 공간 경험을 확장하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 혼합현실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또한, 이러한 XR의 구현을 위해 사용되는 하드웨어와 응용 프로그램 등의 기술 스펙트럼을 포함합니다. XR을 구현하는 대표적 기술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교육 및 멀티미디어 등에 사용되는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환경.

투명/불투명하거나, 비디오 패스스루 기능을 가진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

동작/위치 추적 기능이 있는 휴대용 디바이스.

헤드 트래킹 기능이 있는 고정형 디스플레이.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과 몰입 환경(Immersive environments)

가상현실과 몰입 환경에 대한 정의는 다양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컴퓨팅 장치를 매개로 가상의 공간에 몰입하도록 하는 환경이란 점에 수렴합니다. 이 두 개념은 엔터테인먼트와 교육 그리고 의료용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가상현실과 몰입 환경은 하나 이상의 감각에 의존하며 구성된 가상의 요소와 상호 작용을 수반합니다.



증강(AR, Augmented Reality) 또는 혼합현실(MR, Mixed Reality)

증강현실 또는 혼합현실은 실제 세상에 하나의 정보 계층을 더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휴대폰을 이용해 특정 상점의 간판을 비추면 해당 상점의 간판이 뷰파인더를 통해 보임과 동시에 가장 잘 팔리고 있는 상품이나 세일 중인 상품 정보를 겹쳐 표시하는 것입니다. 증강현실과 혼합현실은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거나 상호 작용을 수반할 수도 있습니다.




2. XR 환경이 직면한 접근성 도전 과제

아직 XR 기술이 주류가 되지 않았고, 사용자 환경과 기술 구현이 복잡한 만큼 해결해야 할 접근성 과제가 많습니다. 이 섹션에서는 XR 환경 구현에 있어 마주하고 있거나, 곧 마주하게 될 접근성 과제를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NOTE :  
W3C의 XR 접근성 사용자 요구사항 문서에서 대상으로 하고 있는 장애 범주는 
  ➜ 청각장애(Auditory disabilities)
  ➜ 인지장애(Cognitive disabilities)
  ➜ 신경학적 장애(Neurological disabilities)
  ➜ 지체장애(Physical disabilities)
  ➜ 언어장애(Speech disabilities)
  ➜ 시각장애(Visual disabilities)
입니다.


가상현실의 접근성 과제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에서 많이 사용되는 가상현실은 복잡한 입력 방식, 정교한 타이밍과 같은 입력에서의 접근성 문제가 발생합니다. 또한, 가상 환경 요소들 사이의 미묘한 차이를 감각으로 식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가상 환경에서 사용하는 입력 장치들을 주어진 타이밍에 맞추어 정교하게 조작하기 어려운 운동장애 사용자나, 가상 환경에서 주어진 요소들의 미세한 차이를 구별하기 어려울 수 있는 청각, 시각, 신경 및 운동장애 사용자에게 가상현실의 접근성은 도전 과제로 놓여 있습니다.


가상현실을 포함한 게임 접근성에 대해서는 게임 접근성 가이드라인을 참고하십시오.



TIP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 스코틀랜드 글레스고에서 개최된 CHI 2019(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에서 저시력인을 위한 가상현실 접근성 도구 Seeing VR을 발표했습니다. Seeing VR에는 저시력인을 위한 14개의 접근성 도구가 있습니다. 이 영상에서 Seeing VR의 실제 시연 영상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Seeing VR은 유니티 엔진으로 구현되었기에 유니티 엔진 기반의 게임에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접근성 도구입니다.


저시력인을 위한 접근성 도구를 게임에 적용한 예시 (이미지출처 : Microsoft Research blog)


이미지 출처 : 유튜브 < SeeingVR:A Set of Tools to Make Virtual Reality More Accessible to People…> 동영상 


Multimodality: 다양한 입력 양식 지원

XR의 입력 양식은 다양한 신체적 조건을 가진 사용자가 개인에게 적합한 입력 방식을 선택하여 입력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각 입력 양식의 전환은 자유로워야 하며, 각 입력 장치 사이에 입력 내용이 동기화 되어야 합니다. 모든 입력 양식으로 동등하게 XR 환경의 객체와 상호 작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XR 환경에서 제공할 수 있는 입력 양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음성 입력

키보드 입력

스위치를 이용한 입력

제스처 입력

아이트래커를 이용한 입력


TIP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장착된 트루댑스 카메라와 애플 AR킷을 이용해 운동장애 사용자들이 아이컨트롤로 모바일 디바이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실제 사례가 구현되어 있습니다. 먼저, 2018년 넷플릭스의 해커톤 Hack Day에서 눈동자와 얼굴 표정으로 넷플릭스 앱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내브(EyeNav)가 구현된 바 있습니다. 두 번째로 운동장애 사용자가 아이컨트롤로 웹 브라우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호크아이 액세스(Hawkeye Access)가 개발/배포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유튜브 <Hawkeye Access for Mac : Control your Mac using head movements> 동영상 


Multimodality: 다양한 출력 양식 지원

다음은 사용자가 XR 환경의 객체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상호작용하기 위해 고려되어야 하는 출력 양식입니다.

햅틱 피드백

시각(2D 및 3D)

청각

후각

미각(Gustatory)


기타 과제

이밖에 다양한 입력 장치의 접근성 및 입력 수단을 사용자 특성에 맞게 제어할 수 있는 수단 제공 등 XR 환경의 접근성 보장을 위해 논의되어야 할 과제들이 있습니다. 입력 장치의 좋은 접근성 예시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어뎁티브 컨트롤러를 참고하십시오.


이미지 출처 : Xbox Adaptive Controller 소개 페이지




3. XR 접근성 사용자 요구사항

특별한 요구가 있는 사용자를 위한 XR 환경의 접근성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가상현실의 요소 의미 파악 및 사용자 정의(Immersive semantics and customization)

보조기술 사용자는 가상현실 환경에서 가상현실의 객체들을 탐색하고, 각 객체의 위치와 의미를 식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습니다. 이러한 요구 사항을 만족하기 위해 직관적이고 일관성(robust affordances) 있는 내비게이션 메커니즘을 제공합니다. 각 객체의 의미는 정확해야 하며 보조기술로 식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객체 상호 작용을 위한 컨트롤의 크기와 위치 및 감도는 사용자가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정 동작에 의존하지 않는 사용 - 모션 애그노스틱(Motion agnostic interactions)

XR 환경에서 어떤 작업을 수행할 때 특정 자세와 동작을 요구받거나 제한된 컨트롤러만을 사용할 수 있다면 운동장애 등 지체장애가 있는 사용자가 사용할 수 없을 수 있습니다. XR 환경을 설계할 때 특정 모션과 장치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설계합니다. 물리적으로 작업을 수행하지 않고도 특정 기능을 실행할 수 있는지, 같은 입력 방법으로 XR 환경의 모든 객체와 상호 작용할 수 있는지, 동시에 다양한 입력 양식을 제공하는지 점검합니다.


개인화 된 가상현실 환경(Immersive personalisation)

인지장애 또는 학습장애를 가진 사용자는 가상현실 환경을 개인의 특성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단서를 특정 기호/기호 세트로 제공합니다. 그리고 정보 구조를 계층화하여 즉 과제를 임의의 단계로 나누어 제공하면 인지장애 사용자가 가상환경 현실에서 요구되는 과제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콘텐츠와 직접 상관 없는 애니메이션 효과와 오디오 효과를 제거할 수 있도록 합니다.


상호 작용 및 타깃 사용자 정의(Interaction and target customization)

운동 능력에 제한이 있는 사용자를 위해 가상현실에서 컨트롤러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입력을 위해 미세한 모션 컨트롤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와 함께 상호 작용을 위한 객체의 크기와 간격 그리고 특정 객체와 상호 작용하기 위해 두 개 이상의 입력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지 않는지 점검하십시오. 예를 들어 조이스틱을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동시에 임의의 버튼들을 눌러야 한다면 운동 능력에 제한이 있는 사용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음성 명령을 이용한 상호 작용(Voice commands)

운동장애 사용자는 모션 컨트롤보다 음성 입력을 통해 가상현실에서 상호 작용하는 것이 유용할 수 있습니다. 음성 명령으로 가상현실에서의 원활한 사용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객체 탐색과 객체 활성화가 음성으로 모두 가능해야 합니다.


색상 조절(Color changes) 및 컨텍스트 확대/재설정(Magnification context and resetting)

색각이상 사용자를 위해 가상현실 환경에서 객체와 알림 색상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대비 스킨을 제공하면 색각이상 사용자와 저시력 사용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아울러 화면 확대 기능이 필요한 저시력 사용자를 위해 현재 사용자의 컨텍스트를 확대하여 보여주는 기능과 포커스 추적, 포커스 재설정 기능을 제공합니다.


중요 알림(Critical messaging and alerts)

저시력 사용자는 가상현실에서 현재 탐색 중인 곳의 포커스를 잃지 않고도 중요 알림을 확인하고 싶은 요구가 있습니다. 중요 알림을 제2의 디스플레이로 표시하거나, 알림에 대한 플래그 표시 기능 제공을 검토하십시오.


가상현실 사용 시간 제한(Immersive time limits)

사용 시간 제한을 설정할 수 없으면 가상현실은 인지장애 사용자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세션 타임아웃 설정 기능을 제공합니다.


초점과 방향 재설정(Reset focus and orientation)

화면 확대 기능이 필요한 저시력 사용자와 인지장애 사용자는 가상현실 환경에서 초점과 방향을 잃는 경우가 잦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장치 독립적으로 초점과 방향이 유지되도록 하고, 초점과 방향을 재설정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좋습니다.




글을 마치며


지금까지 W3C가 발행한 XR 접근성 사용자 요구사항을 중심으로 XR 환경에 필요한 접근성 내용을 알아보았습니다. 미처 이 글에 담지 못한 내용은 본문에 링크한 원문을 참고해 주십시오. 저희는 가상현실을 포함하여 XR 환경에 대한 새로운 접근성 내용이 있을 경우 다시 여러분을 찾아 뵙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일러두기 >

– 이 글은 W3C의 XR 접근성 사용자 요구사항을 단순히 번역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원본 문서의 설명이 불충분하다 판단되었을 경우 저희 나름의 콘텐츠와 레퍼런스를 보충하였으며, 다수의 의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중요도와 글의 분량을 고려하여 사용자 요구사항 중 일부는 이 글에서 생략했습니다.

– 되도록 W3C 원본 문서의 구조를 충실히 따르고자 하였으나, 중복된 내용은 하나로 합쳐 설명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하여 기술하였으므로 원문과 구조가 다소 상이할 수 있습니다.

– 의역은 했지만, 논쟁의 소지가 있는 용어는 독자들의 오해를 방지하고 검토를 위해 원래의 영문 표현을 괄호 안에 병기하였습니다. 특히, XR 접근성 사용자 요구사항 섹션의 서브 섹션 제목은 상당 부분 의역을 했으므로 모두 원문 제목을 함께 제공합니다.

– W3C 원본 문서에 있는 몰입 환경 “Immersive Environment”는 가상현실과 같은 개념으로 사용되기에 이 글에서는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 가상현실로 묶어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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