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어릴 때 루시드폴 고등어 감성을 가질 수 있는 청년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루시드폴 앨범들을 영유아 때 자주 들려주려고 했었는데 아쉽게도 피곤해서 많이 들려주지는 못했다. 아들이 유치원 동생반을 할 때쯤에는 당시 유행하는 주제곡(티니핑 1,2기 라던지 포켓몬 썬앤문)이나 클래식 주제가(뽀로로, 카봇 시리즈, 포켓몬 모험의 시작, 우리는 모두친구 등) 열심히 들어서 보는 만화의 주제가는 거의 모두 섭렵했었다. (다행히 티니핑 3기 마무리하면서 포켓몬 입문. 티니핑 3기 슬퍼..)
비슷한 시기 유치원 등하원버스에서 당시 최고 유행했던 BTS 다이나마이트를 자주 틀어줘서 가요로서의 노래 가사를 제대로 부른 것은 다이나마이트가 처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개인적으로는 트와이스 말고는 아이돌 노래를 잘 안 들었었는데 다이나마이트 노래도 엄청 좋았고, 유치원 고학년 때는 어디서 그렇게 아이브 노래를 듣고 왔는지 유명한 아이브곡들을 맨날 틀어달라고 했었다. 그의 삶 최초에 고등어 감성을 주입시키려 했던 나는 되려 아이돌 감성 주입당해서 요새도 수수수수퍼노바 열심히 듣는다.
한글 노래 말고 처음으로 집에서 듣던 음악을 아들이 제대로 흥얼거린 건 아이묭의 사랑의 꽃 愛の花이었다. 아들이 아이묭 노래 중에서 가장 많이 들었을 노래는 사랑을 전하고 싶다든가 이겠지만 가사가 너무 빨라서 아마 알아들을 수 없었을 것이다. 초기묭 노래는 좀 어렵지만 후기묭의 인기 가득했던 사랑의 꽃은 역시 나이 국적 상관없이 따라 부르기 쉬운 노래라고 생각했다.(내한 공연은 못 갔지만 내한 기념 발매된 티셔츠 입고 글 쓰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버섯제국을 작년부터 자주 듣고 있어서 한동안 아들은 자동적으로 여러 버섯제국 노래를 듣게 되었다. 이제는 어느 정도 말이 통하는 나이..어떤 노래가 이정에서 좋냐 물어보니 의외로 기타소리 낭낭한 노래들을 더 좋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그래서 한동안 버섯제국 하원길에 많이 들려줬는데 생각해 보니 아이 귀에 슈게이즈 너무 슈게이징 하지 않을까 해서 정서 안정을 위해 노래를 좀 변경했다.
그래서 얼마 전까지는 도마 소녀와 화분을 한동안 틀어주었다. 소녀와 화분 가사 중에 "슬픔은 저기 골목 끝까지 갔다가 내가 부르면 다시 달려오고" "슬픔은 저기 시장통에 구경 갔다가 밥 짓는 냄새에 돌아오지"가 있다. 초등 저학년 한글 가사 쉽지. 며칠 듣더니 아니 근데 왜(여기서 벌써 한국인 모먼트) 슬픔이 갔는데 다시 부르냐 및 슬픔이 왜 시장에 있으며 밥 짓는 냄새를 어떻게 맡냐와 같은 철학적인 질문을 하였다. 너무 어려운 질문이야.. 생각이 들어서 어 그 슬픔은 없어지거나 피하는 게 아니고 같이 지내는 거라 왔다 갔다 해 그리고 밥냄새가 좋은가 봐...같은 I스러운 대답을 한 기억이 난다.
가장 최근에는 빌리 아일리시 Birds of a feather가 너무 좋아서 자주 틀어주고 있는데, NPR의 tiny desk concert와 Amazon music에서 부른 라이브 버전이 가장 좋아서 자주 듣고 보고 있다. 영어 공부 나름 오래 시켰는데 좀 알아듣겠지?ㅎㅎ 생각했는데 아 이 가사는 어린이에게는 좀 우울하네 싶어서 그냥 가만히 있었는데, 어느 순간 아들 눈이 총명해지더니 저 가수 s**t이라고했어!ㅎㅎ 그리고 (Amazon 버전 노래 끝나고 나오는) f******(정확히는 에프삐삐삐) 라고 왜 하는 거야?ㅋㅋ 하며 귀신 같이 너무 즐겁게 감탄사를 캐치하는 모습에 놀랐다.
이미 친구들 사이에서는 웬만한 욕 기본기는 서로 배웠을 터, 다만 집에서 욕하면 안 되는 것을 알고 있어 안 하고 있는 상태인 것은 부모로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며칠 전 영어단어 받아쓰기 하고 있는데 crazy가 나오니 미친이란 뜻이라면서 공식적으로 미친을 말할 수 있다는 것에 엄청 좋아하는 어린이 인 점이 그래도 아직 귀엽다. 하지만 감탄사 말고도 전체적인 문장을 듣고 그것이 한국말로 무슨 뜻이냐고 곧 물어봐 주겠지? 하고 오늘도 김칫국을 마셔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