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즈클루즈, 대한민국 최초의 FDA 승인 항암제

by 목짧은기린

2024년 8월 20일은 대한민국 신약개발 역사에서 또 하나의 기념비적인 날로 기록될 것입니다.

이날,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항암제 레이저티닙(상품명: 라즈클루즈)을 아마반타맵(상품명:리브레반트)와 병용하여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했습니다. 이로써 라즈클루즈는 대한민국이 개발한 최초의 FDA 승인 항암제가 되었습니다.


레이저티닙의 FDA 승인, 네 번째 쾌거

레이저티닙의 FDA 신약 판매 승인은 대한민국 신약 개발사의 새로운 이정표입니다. 이는 LG화학의 팩티브 (성분명: 제미플록사신, 2003), SK바이오팜의 수노시(성분명: 솔리암페톨, 2019) 및 엑스코프리 (성분명:세노바메이트, 2019)에 이어 네 번째로 FDA 승인을 받은 신약이자, 항암제로는 최초입니다.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에서 국내 임상개발을 진행하여 2021년 식약처로부터 EGFR T790M 돌연변이 양성 2차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를 받은 이후, 렉라자라는 상품명으로 2023년 EGFR 변이 양성 1차 치료제로 국내 품목 허가를 받았습니다.


레이저티닙-아마반타맵 조합의 효능과 부작용

레이저티닙과 아마반타맵의 조합은 기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인 오시머티닙(상품명: Tagrisso; 2023년 예상 매출액 59억 달러) 대비 뛰어난 효과를 보였습니다. MARIPOSA 3상 임상시험에 따르면, 이 조합은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0% 감소시켰으며, 평균 무진행 생존 기간(PFS)을 23.7개월로 연장시켰습니다. 이는 오시머티닙 단독 투여군의 16.6개월보다 7.1개월이 더 긴 결과입니다. 또한, 치료 반응 지속 기간(DOR)도 25.8개월로, 오시머티닙의 16.7개월에 비해 9개월 더 길었습니다.

1차 치료제(First-line treatment): 특정 질병이나 상태에 대한 초기 치료로 의사가 가장 먼저 선택하는 치료 방법으로서 표준치료라 부르기도 합니다. 질병 관리의 첫 단계로, 치료 성공률을 높이고 환자의 예후를 개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 암 치료의 효과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서 치료 시작 또는 임상시험에서의 무작위 배정 시점부터 질병의 진행 (암의 성장이나 전이) 또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중 먼저 발생하는 시점까지의 기간을 의미합니다.

치료 반응 지속 기간 (Duration of Response, DOR): 환자가 처음으로 치료에 반응을 보인 시점부터 터 질병의 진행이나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중 먼저 발생하는 시점까지의 기간을 의미합니다.
66c6dcfb4eab530001e43ad3.png 레이저티닙-아마반타맵 병용 투여군과 오시머티닙 단독 투여권의 무진행 생존기간 비교


부작용 측면에서는 레이저티닙-아마반타맵 조합이 오시머티닙보다 더 많은 빈도의 정맥 혈전 색전증(Venous Thromboembolic Events, VTE)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외에도 피부 발진, 근골격계 통증, 부종, 피로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었으며, 특히 VTE와 관련하여 예방적 항응고제 투여가 권장되었습니다.

66c6dcfb237f48000116b0a2.png 레이저티닙-아마반타맵 병용 투여군과 오시머티닙 단독 투여군의 부작용 비교


작용 기전 비교

레이저티닙은 EGFR 돌연변이, 특히 엑손 19 결실 및 엑손 21 L858R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3세대 EGFR 타이로신 키나제 억제제(TKI)입니다. 레이저티닙은 또한 뇌에 침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뇌 전이가 있는 환자에게도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아마반타맵은 EGFR 및 MET 수용체를 동시에 표적으로 하는 이중특이적 항체로서 암세포의 성장과 확산을 저해하면서 면역계를 활성화하여 암세포를 제거합니다. 오시머티닙은 3세대 EGFR TKI로서 T790M 돌연변이와 같은 특정 EGFR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하여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합니다. 이 약물은 단독으로 사용되며, 일부 환자에서 내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임상 현장에서 폐암 전문의들은 한 목소리로
"뇌 전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었습니다


레이저티닙의 '뇌에 침투할 수 있는 능력'은 후보물질 개발 당시 가장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였습니다. 비소세포폐암은 다른 암종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뇌 전이율을 가지고 있고, 일반적으로 25~30%의 비소세포폐암 환자가 질병 진행 과정에서 뇌 전이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일부 연구에서는 최대 50%의 뇌 전이가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존 1,2세대 EGFR 억제제는 뇌로 약물 전달이 충분히 되지 않아 뇌로 전이된 폐암 환자에서는 치료 효과가 낮을 수밖에 없었으므로, 실제 임상 현장에서 폐암 전문의들은 한 목소리로 "뇌 전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었습니다.


파트너십과 글로벌 성공
레이저티닙은 오스코텍의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발굴되었으며, 유한양행이 2015년에 전임상 단계에서 도입 후 임상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2018년 얀센에 12억 5500만 달러(약 1조 7천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이 이루어졌습니다. FDA 승인 이후 유한양행은 얀센으로부터 6000만 달러(약 820억 원)의 성공보수를 받았으며, 이는 유한양행의 2023년 매출의 약 2.5%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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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센의 글로벌 임상 및 상업화 지원은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능하게 했으며, 얀센은 리브레반트의 예상 매출을 기존 40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투자자들의 시선

FDA 승인은 유한양행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지만, 시장의 관심은 레이저티닙-아마판타맵 조합이 오시머티닙을 뛰어넘어 Best-in-Class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MARIPOSA 3상 결과에서 중증 부작용 비율(75%)이 높은 점은 도전 과제로 남아 있으며, 치료 효과와 부작용 관리의 균형이 성공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


레이저티닙의 FDA 승인은 대한민국 제약 산업에 새로운 장을 열었으며,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치료 옵션이 제한된 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며, "Best-in-Class" 신약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

대한민국이 개발한 또 하나의 Best-in-Class 신약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참고문헌

Owen and Souhami (2014) The Management of Brain Metastases in Non-Small Cell Lung Cancer. Front Oncol 4:248

Skakodub et al (2023) Genomics Analysis and Clinical Correlations of Non-Small Cell Lung Cancer Brain Metastasis. Nature Comm 14:4980

후보물질부터 FDA까지... '렉라자' 3번의 결정적 순간. 데일리팜. 2015/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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