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표적 (Therapeutic Target)은 신약 개발의 시작점이자 핵심 요소입니다. 우리가 약을 복용했을 때 약물이 몸 안에서 작용하는 목표물이 바로 약물 표적입니다. 비유하자면 글쓰기에서 글의 주제를 정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좋은 주제를 정해야 글이 탄탄하게 구성되듯이, 신약 개발에서도 적절한 약물 표적을 선정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성공적인 신약 개발로 이어진 약물 표적은 500개가 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는 우리 몸에 존재하는 수천수만 개의 잠재적 표적 중 일부에 불과합니다. 마치 거대한 보물선에서 몇 개의 금화만 건진 것과 같습니다. 아직 찾아내지 못한 보물들이 많이 숨어 있다는 뜻이죠. 이제 AI가 '약물 표적'이라는 보물선을 어떻게 탐색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새로운 약물 표적은 실험적 접근법을 통해서만 발견되어 왔습니다. 특정 질환이 있는 환자로부터 표적 후보를 발견하고, 다양한 검증 실험을 통해 표적의 의미를 입증한 후에야 신약 개발에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은 매우 시간 소모적이고 비효율적이었습니다.
이에 비해 AI는 방대한 생물학적, 의과학적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인간이 놓칠 수 있는 패턴과 관계들을 찾아내어 새로운 약물 표적을 발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AI는 논문, 임상 기록, 유전체 정보 등 다양한 출처의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하여 질환에 대한 보다 입체적인 통찰력을 보여주곤 합니다.
AI가 약물 표적 발굴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Insilico Medicine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화사는 약물 표적 발굴 플랫폼인 PandaOmics와 신약 디자인 플랫폼인 Chemistry42를 통해 신약 개발을 혁신하고 있습니다.
PandaOmics는 다양한 오믹스 데이터(유전체학, 전사체학, 단백질체학 등)와 과학 문헌, 임상 기록 등을 통합 분석하여 질환의 발병 메커니즘과 새로운 약물 표적을 발견합니다. 이 플랫폼을 이용하여 Insilico Medicine은 TNIK라는 단백질을 특발성 폐섬유증(IPF)의 새로운 표적으로 발굴했습니다. 이후 이 표적을 기반으로 개발된 INS001-055는 전 임상 질환 모델에서 기존 치료제보다 우수한 항섬유화 및 항염증 효과를 보여주었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 개발에 들어가 성공적으로 임상 1상에서 약물의 안전성을 입증한데 이어 임상 2상 전기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능을 확보함으로써 AI가 발굴한 약물 표적을 대상으로 AI가 설계한 신약 후보물질 중 최초로 임상 시험에서 효능을 입증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약물 표적을 선정할 때 고려해야 할 중요한 기준이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인과성(Causality)입니다. 찾아낸 표적이 질병의 원인인지 질환의 결과로 나타나는 결과물인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질병의 원인을 명확히 이해하면 더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약물 가능성(Druggability)입니다. 이는 표적이 약물에 의해 조절될 수 있는지를 의미합니다. 소분자 약물이나 치료용 항체가 특정 표적에 결합함으로써 질병을 억제시킬 수 있어야 비로소 약물 표적으로서의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독성(Toxicity)입니다. 발굴한 표적 후보가 질병의 원인이고, 약물에 의해 질병이 조절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동시에 표적에 의한 독성이 나타난다면 약물로 개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신뢰도(Confidence)입니다. 객관적으로 검증된 표적일수록 신약 개발의 성공 확률이 높습니다. 새롭게 발굴된 약물 표적에 대한 신약 개발을 'Fist-in-Class'라고 하는데, 신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에는 환자들에게 획기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하게 되나 약효가 낮거나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존에 잘 알려진 표적에 대한 신약 개발은 'Best-in-Class' 접근법이라 하는데, 기존 약물의 약효나 독성을 개선하는 전략을 취하므로 상대적으로 성공 확률이 높습니다.
신약 개발의 첫 단계인 약물 표적 발굴은 매우 중요합니다.
AI는 기존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새로운 표적을 발굴하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AI는 복잡한 질병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희귀 질환과 같이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합성 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통합적으로 분석하여 실험적 한계들을 극복하고 있습니다.
이제 AI는 신약 개발의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약물 표적은 마치 바다 한가운데 가라앉아 있는 보물선 속에 숨어 있는 보물들과 같습니다. AI와 인간의 협력을 통해 숨겨진 보물을 찾아낸다면,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더 많은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앞으로 AI가 발굴한 새로운 약물 표적이 더 많은 혁신적인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