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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는 “자폐적 특징”이 있어

by 늘봄맘

준이가 자폐판정을 받고 난 얼마 후 둘째 아이의 반이 소풍을 갔고 나는 학부모 봉사자로서 소풍에 따라갔다.

나에게 배정된 아이들은 둘째 아이를 포함한 다섯 명이었다.

기차를 타고 런던 아쿠아리움을 까지 다녀오는 나름 힘든 일정이었기 때문에 다섯 명을 잘 챙기면서 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중 F라는 아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끊임없이 매고 있는 가방의 끈을 입에 물고 있는 F.

뭔가 설명할 수는 없지만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뜬금없이 ‘아빠가 보고 싶어요’라든지 ‘아빠가 저에게 자주 오지 않아요’라는 말을 하거나 상호작용이 또래와는 조금 달랐다.

F가 다른 아이보다 한 살이 더 많다고 한 둘째 아이의 말이 떠올랐다.


‘아.. 이 친구도 자폐구나 ‘


둘째 아이의 반에는 또 다른 자폐증인 아이가 있었는데 이날 그 아이의 엄마도 함께 참여해서 물어보았다

“저 친구 F 있잖아. 혹시 자폐야? “


“응 그런 것 같은데 엄마 아빠가 인정을 안 해. 아빠는 인정을 하는데 엄마는 이야기를 안 하더라고. 자폐적 특성이 있다고 말하더라”


자폐적 특성이 있다.. 자폐적 특성이 있다라니.


영국은 한국보다 훨씬 오픈되어 있는 나라인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아이를 자폐아라고 인정하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수많은 가능성이 있는데 ’ 자폐‘라는 말에 아이를 가둬버리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되는 것일 것이다.

사실 너무나 이해가 되었다.


우리 준이는 특히나, 사실은 어느 누구도 자폐라고 먼저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특성이 드러나지 않는 아이인데.

한국에서 사실 조금 더 좁게 봐주시는 교수님께 가면 아니라고 하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것 또한 나의 마음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까?

주변에 어디까지 아이의 상태에 대해 알려야 할까? 아이에게 어디까지 말해줘야 할까?

질문이 꼬리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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