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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록(25.1.1-1.6)
테네리페- 넷째 날
by
늘봄맘
Jan 5. 2025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하고,
어제저녁에 맥주를 마신 동네 바에 커피를 사러 갔다.
벌써 익숙해진 동네 풍경
동네로 숙소를 잡아서 그런지 영어가 일도 통하지 않는 테네리페. 커피위드밀크조차 통하지 않는다 ㅎ 그래도 어찌어찌 우유가 든 커피를 시켜본다.
대학교 때 한 학기 스페인어를 배우다가 살포시 포기한 적이 있는데 처음으로 후회가 되었다. 멋지게 스페인어로 대화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상상해 보게 된다.
오늘은 케이블카를 타러 가기로 한 날.
작년 오스트리아에서 케이블카를 타러 가던 험난한 여정이 떠올라 쉽지 않을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ㅎㅎ
기대를 뛰어넘는 꼬부랑길과 가파른 언덕길에 사진도 거의 못 찍고 옆에서 함께 앞에 차가 오는지 옆과 간격은 충분한지 살폈다
(영국과 운전이 반대이기 때문에 신랑이 잠깐씩 차선을 이탈할 때가 있었기 때문 ㅠ)
눈앞에 보이는 거대 한 산. 화산이 폭발하여 만들어졌다고 한다.
주차를 하고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가서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아이들이라 입맛이 까다로워 여행 중에 영양식을 챙겨주기가 쉽지 않다.
야채가 가득한 음식을 먹었으면 좋겠는데 둘째는 햄치즈 샌드위치를 먹는다.
드디어 케이블카를 타고..
이 풍경이.... 이 장엄함이 카메라에 담길 리 없다.
이렇게 쓰기가 약간은 쑥스럽지만 눈물이 계속 났다.
이렇게 높이 올라와보니 나의 존재가 얼마나 먼지보다 작은지, 자연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아무것도 아닌지가 온몸으로 느껴졌다.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난다면,
이렇게 높은 곳에서 지구별을 다시 바라볼수 있을까.
어차피 백 년 후면 흔적도 없어질 우리들. 이래도 저래도 한 세상.
그래서 어떻게 살 거냐고.. 어찌 살 건데? 나지막이 스스로에게 물어보니
그냥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 가면
되는거지.
잘난 척할 것도 없고, 남과 비교할 것도 없고.
그냥 나에게 주어진 대로 하루하루.. 그렇게 살고 싶다고.
그렇게 작은 깨달음을 하나 간직하고 내려가서 이 멋진 풍경을 내려다보면서..
아이스크림 두 스쿱을 형아와 나눠먹지 않는 둘째에게 잔소리 폭격과 함께 화를 냈다.....
……
다시 후들후들 산길을
내려간다.
기도가 절로 나오는 운전길.
다시 숙소로 돌아와 조금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감. 어제와는 반대 방향의 옆 동네로 가보았다.
테네리페의 풍경은 뭐랄까..
지구 온난화가 심해지면 많은 곳이 혹시 이런 모습이 될까 싶어 약간은 심난한 그런 느낌.
많은 곳이 황량하다.
여긴 정말로 동네 사람들만 모여들 것 같은 음식점.
역시나 영어가 일도 통하지 않아 번역기를 돌려가며 이것저것 시켜보았다.
'도라다'는 테네리페 현지 맥주.
샐러드와 구운 치즈 - 둘 다 맛있음.
사진은 못 찍은 그릴요리가 수육과 비슷한 맛이었고, 아이들 때문에 시킨 오징어 (어딜 가나 오징어가 제일 비싸다), 양념된 소고기(비추. 너무 짜다) / 맥주 두 병과 샹그리아까지 해서 53유로.
영국 물가에 비하면 너무 저렴했던 저녁.
어제처럼 별을 보며 집에 돌아왔는데,
밖에서 갑자기 엄청 큰 크리스마스 노래와 함께 뭔가 번쩍번쩍 빛이 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궁금한 건 못 참지.
둘째와 함께 나가보았더니
신기한 복장을 한 사람이 둘째에게 젤리를 나눠주었다.
궁금한 마음에 검색을 해보니 주현절을 앞두고 퍼레이드를 하는 것 같았다.
어제 맥주를 한 그 동네 바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있고, 동네 아이들도 다 나와있는 듯했다.
엉겁결에 젤리를 받은 둘째가 신이 났다 :)
이제 이틀 남은 여행.
내일은 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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