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들은 언제나 내 방 안에 있었다.
꿈과 사랑은
언제나
애완동물 처럼
내 방에 있었다.
늦은 밤
집에 돌아오면
그것들은
불 꺼진
내 방 안에
익숙한 포즈로
등돌리곤
다소곳이
앉아 있다.
나도 구태여
말을 걸진 않는다.
그것들은
방 안에 걸려져 있는
정물화 풍경 같은 것이니까.
언제나
내 방에
있을 것들 이니까.
어젠
술 한잔 먹어서 그런지
말을 걸고 싶었다.
(술먹은 날은 꼭 그것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충동이 든다.)
우선
사랑을
붙잡고
이야기를 나눴다.
주저리 주저리
떠들었다.
사랑이
나를 보곤
비웃었다.
아마 좇까고 있네.
란 뜻 같았다.
예상했던 반응.
매번 했던 이야기 또 하니
그 놈도 지겨웠을 거다.
그래도
조금은
서운한 맘.
꿈에게 위로 받고
싶어
손을 내밀어
톡톡 건들여 봤다.
바스락.
부서져 내렸다.
옆에 앉아 있던
사랑이
혀를 끌끌 찼다.
내 언젠간 그럴 줄 알았다고
하는 것 같았다.
산책 한번 안 시켜주고
한번 보듬아 주지도 않았던
꿈이
그렇게
내 방에서
바스러져 버렸다.
안타깝진 않다.
어차피
다른이에게서
잠깐 빌려 온 것이니
또 다시
누군가에게
꿈을 빌려오면 그만이다.
그리곤
마치 내 꿈인 양
방 안에
가둬놓으면 된다.
사랑이
욕을 한다.
저 새끼는
나도 바스라져 버리면
누군가에게
빌려올 놈이야.
라고 의심하는 듯 했다.
아마.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혼자 중얼거렸다.
그리곤
아직은 아니야 라며
내 방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나왔다.
문득
방에서
우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