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몽상하는 연필 Jul 29. 2015

우는 듯 했다.

그것들은 언제나 내 방 안에 있었다.

꿈과 사랑은

언제나

애완동물 처럼

내 방에 있었다.


늦은 밤

집에 돌아오면

그것들은

불 꺼진

내 방 안에

익숙한 포즈로

등돌리곤

다소곳이

앉아 있다.


나도 구태여

말을 걸진 않는다.


그것들은

방 안에 걸려져 있는

정물화 풍경 같은 것이니까.

언제나

내 방에

있을 것들 이니까.


어젠

술 한잔 먹어서 그런지

말을 걸고 싶었다. 

(술먹은 날은 꼭 그것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충동이 든다.)


우선

사랑을

붙잡고

이야기를 나눴다.


주저리 주저리

떠들었다.


사랑이

나를 보곤

비웃었다.

아마 좇까고 있네.

란 뜻 같았다.


예상했던 반응.


매번 했던 이야기 또 하니

그 놈도 지겨웠을 거다.

그래도

조금은

서운한 맘.


꿈에게 위로 받고

싶어

손을 내밀어

톡톡 건들여 봤다.


바스락.


부서져 내렸다.


옆에 앉아 있던

사랑이

혀를 끌끌 찼다.


내 언젠간 그럴 줄 알았다고

하는 것 같았다.


산책 한번 안 시켜주고

한번 보듬아 주지도 않았던

꿈이

그렇게

내 방에서

바스러져 버렸다.


안타깝진 않다.


어차피

다른이에게서

잠깐 빌려 온 것이니

또 다시

누군가에게

꿈을 빌려오면 그만이다.


그리곤

마치 내 꿈인 양

방 안에

가둬놓으면 된다.


사랑이

욕을 한다.


저 새끼는

나도 바스라져 버리면

누군가에게

빌려올 놈이야.

라고 의심하는 듯 했다.


아마.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혼자 중얼거렸다.


그리곤

아직은 아니야 라며

내 방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나왔다.


문득

방에서

우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