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_ week 11

모로 가도 서울에만 가면 되지!

by Snoopyholic

그러니까 나는 이 주를 게으른 주로 선포했다.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되도록이면 아무것도 안 하기 위해 애쓰는 한 주를 지내기로 말이다.

그것은 마감을 무사히 마친 나에게 주는 상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한 주 동안 냉면을 세 그릇 먹었고,

세 편의 영화를 보았고, 몇 개의 미드 에피소드를 만끽했다.

막걸리 한 병(요건 생강과 계피 넣어 팔팔 끓여서 막걸리 chai로), 맥주 8캔, 맥주 한 병, 생맥주 다섯 잔, 소맥 한 잔을 마셨고(쓰고 보니 꽤 많군;;;;;;;;;;;;;;;;;),

1년에 10개 정도 먹는 라면을 이미 네 개(이건 좀 헐.......)를 먹었다.

걱정은 하나도 안 하기로 했지만 수시 때때로 찾아오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은 자주 나를 짓눌렀다.

역시 저건 없앨 수 없는 것인 듯.

도서관에서 난생 처음으로 빌린 5권의 책을 모두 끝까지 다 읽었다.

마감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귀에 이상이 생겨서 달팽이관을 검사해야 했고 임파선이 부었다.

그래도 어른스럽게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나는 결혼식에 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인간)했다.

그 덕분에 형부 찬스로 장어로 봄맞이 몸보신.

무슨 일인지 일요일 밤이 됐는데 그림을 두 개밖에 그리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화들짝.

이제 이렇게 게을러지는 것인가 했다가.....마음을 고쳐 먹었다.

까짓거, 5개 채우자!!!!

그래서 폭풍처럼 세 점 더 그려서 5개 임무 완성.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도 있듯이.....나도 5개만 그리면 된다고 마음을 편히 먹으니 그냥 스르륵 그려지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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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Harrods

해로즈 장미 홍차 티백을 마셨는데 로고가 넘나 맘에 들어서 그림을 그리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문제는 너무 작아서 보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

그래서 구글에 혹시 더 큰 의미지가 없는지 문의했으나 결과는 시원치 않았다.

에휴, 뭐, 까짓거, 그냥 그리자.

정말이지 눈알 빠지는 줄 알았다.

또 하나 깨달은 건 난 정말 원을 열심히 연습해야겠단 것.

ㅡ_ㅡ;;;;;;;;;;;;

만날 찌그러짐.

여튼 그럭저럭 완성은 했다. ㅎㅎㅎㅎ


#52 Snail is important

달팽이가 중요하다니 뭔 말이냐고? 그것인 즉슨, 달팽이관이 고장나면 그게 참 곤란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귀에 이상이 생겨서.....그 이상 증상이란 머리에서 갑자기 수박 통통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해골이 이상해졌나 걱정하다 아무래도 귀의 이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병원에 갔더니 원인이 없다는 거다. 혹시 모르니 달팽이관을 검사하자고 해서 했는데 다행이 그 이상은 아니었음.

의사는 나에게 혈액순환제를 처방해줬다.

허허허....

다행이 이제 수박 소리 안 나고 정상으로 돌아왔다.

기쁨에 달팽이를 그린 거였고, 갑자기 달팽이관이 영어로 뭐지? 의문이 들어서 snail pipe일까 상상하며 찾아봤더니 cochlea라고.


#53 mano

아마도 스페인어로 손이 mano일 것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일요일 밤 뭔가 약속을 못 지켰다는 자괴감에 빠져 있다가 그러지 말고 무조건 그리자, 이러며 그린 그림.

손을 그리는 걸로 시작했음.

손바닥 대고 색연필로 쭉 따라 그리는 것으로 해서....그걸 하니까 뭔가 어렸을 때 미술 시간이 막 생각나면서 기분 좋아짐. ㅋㅋㅋ 난 참 단순한 사람.

손톱을 기르지 못하는 성격의 소유자라서 손톱은 다 짤막함.


#54 항아리

우리집에 있는 항아리들을 사랑한다.

마음에 드는 녀석들이다. 보물들. 엄마의 엄마 때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것들이다.

내가 무사히 물려받으려면 저것들을 놓을 장독대가 있는 집을 마련해야 한다.

그게 내 꿈 중 하나.

그런 터도 있고 과실나무 한 그루쯤 있는 집에 사는 것.


#55 고독한 미식가

좋아하는 일드.

이 그림들을 폭풍처럼 그릴 때 보면서 그렸음. 그래서 저 아저씨를 그려보자 하고 그렸는데....

아 정말 난 언제 인물화를 잘 그릴 수 있을 것인가.......

다시 한 번 절망했음.

뭐 그래도 열심히 계속 도전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으네.

그나저나 저거 볼 때마다 일본 가고 싶어 죽을 것 같으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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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의 한 주는 지났다.

다시 열심히 사는 나날의 시작.

그럼 week 12에 또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