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_ week 12

다양한 시도

by Snoopyholic

시간은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휘리릭 가는지 모르겠다.

3월도 다 갔구나.

무슨 일이 있었지, 생각해보면 마감을 치룬 것이 가장 큰일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마음에 큰 결심을 했다.

하지만 뜻대로 될지는 잘 모르겠고 사실 그것 말고 내가 여태 해왔던 일들로 쭉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강하게 있다. 그건 두고 볼 일. 내 인생의 바람이 과연 배를 어디로 끌고 갈지 지켜볼 일.

그럼 이번 주는?

모르는 사이에 하도 많은 꽃이 피어나서 깜짝 놀랐다.

중국어를 열심히 공부했고 차 열심히 마셨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10년 넘게 다닌 라멘집에서 그간 함께 그곳에서 후루룩찹찹했던 사람들을 떠올리느라 배가 곱절로 불렀다.

오래된 아주 오래된, 땅 속 깊은 곳에 있던 무언가를 좋아하는 나의 취향이란 참 어쩔 수 없다.

모로코에서 구한 암모나이트 화석으로는 목걸이를 호주에서 구한 원석에 가까운 오팔로는 팔찌를 만들어 둘렀다.

깊고 오랜 기운이 나에게도 전해지길 바라면서.

나의 가네샤 제단에는 여전히 촛불이 밝혀져 있다.

사촌 동생이 결혼을 했는데 주례 없이 서로에게 춤을 추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고 예뻤는지 모른다.

굉장히 좋아하는 붕어조림을 먹었다. 누룽지까지 싹싹 긁어서.

그리고~~~~ 그림을 그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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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Green Circles

젠탱글을 활용해서 그려본 그림.

봄이라 그런지 초록이 땡겼던 순간.

뭔가 무아지경의 기분이 되어서 막 그렸는데 다 그리고 나니 산뜻한 기분이 되어서 좋았음.


#57 Puer tea

아마 칭다오 갔을 때 짜르푸에서 산 것으로 여겨지는 이중 유리 텀블러.

2002년에 처음 중국 갔을 때 내몽고의 슈퍼에서 비슷한 것 하나 샀었는데 엄청 저렴한 거라 그랬는지 잘 쓰다가 깨져서 아쉬웠었는데 2014년에 살 수 있었다. ㅎㅎㅎㅎ

뭐라고 하지...투명하고 이중인 것을 좋아한다.

예뻐 보이고 신비해 보여서리...ㅎㅎㅎ

밤이라서 보이차 담아 마시는 중이었어서~ 스르륵 그려봄.


#58 一筆畵

일필화에 대해 알게 된 것은 2000년 파리에 있던 피카소 박물관에서였다.

거기에서 피카소가 그린 기발한 한 번도 안 떼고 한 획으로 그린 그림들을 보며 감탄했더랬지.

그런데 그것이 아주 오래된 전통을 가진 것이었다.

요즘 읽는 중국의 음악 역사에 대한 책에서 이미 한나라 때에도 그런 것이 있었다는 것을 보며....오...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엄밀히 따지면 눈이나 점들은 따로 찍었으니 완벽한 일필화가 아닐 수 있지만....

여튼 한참을 들여다보고 연습을 거듭한 끝에 그릴 수 있었다는.

그려놓고 독수리 같지 않다며 자괴감을 느꼈으나 모친께 뭐 같으냐 여쭈니 독수리라 답해주셔서 매우 기뻤음.


#59 Late night tea time

청나라 시대의 골동품 잔을 입수하곤 또 얼른 써보고 싶어서 차를 우렸다.

ㅎㅎㅎ

밤 늦은 시간이라 흑차를 우려서 홀짝홀짝.

비율이고 뭐고 엉망으로 그려졌지만 새로 시작한 드라마 터널이 너무나도 재미있어서 거기 정신이 팔렸기 때문이라고 우기기.


#60 Variety

젠탱글 관련 서적을 도서관에서 빌렸다.

그래서 있을 때 열심히 해두면 좋을 것 같아서 연습을.....

9가지 패턴들을 그려보았다. 그런데 정말이지 손목이 엄청 아프다....저것도 한 세 시간 걸려서 완성한 듯.

혼자서 아무런 생각 없이 뭘 하려면 쉽지 않은데 이렇게 아이디어를 제공해주는 책을 보고 하니까 그나마 좀 쉽게 할 수 있었다.

다양한 시도를 계속 해보고 싶은데 어떨지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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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다.

계속 그리고 있다는 사실이.

13주차에 지금 사용 중인 1999년부터의 스케치북이 끝날 듯한데.....다음 스케치북을 뭘로 할지 약간 고민에 휩싸여 있다.

같은 사이즈인데 호주에 있을 때 사두(2003년)긴 했는데 하나도 쓰지 않아 새 것인 것을 쓸 것인지...

아니면 2010년에 이스탄불에서 사서 여행 때마다 가지고 다니면서 썼던 스케치북을 끝까지 쓸 것인지....

그런 사소한(?) 고민에 휩싸여 있음.

그건 또한 어떤 재료로 그림을 그릴 것인지와도 맞닿아 있는데....만약 물감을 사용할 생각이 있으면 종이가 좀 더 두꺼운 호주 것을 사용하는 것이 나을 것이고 현재 스타일을 한동안 유지할 거면 여행 것이 나을 것이고............아직은 모르겠다.

지금 쓰고 있는 거 다 쓰면 그때 생각해야겠다. ㅎㅎㅎㅎ

그럼 결과는 13주 차 포스팅에......

이번엔 이만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