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네 봄이 왔어
13주라..... 이쯤되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림 그리기가 나에게 스며들어 습관이 되어가고 있다고.
기분이 좋다.
이번주는 1999년부터 사용했던 스케치북을 끝내고 2003년 호주에서 샀던 스케치북을 사용하기 시작한 주다. 뭔가 변화의 시기였달지? ㅎㅎ
그리고 완벽하게 봄이 왔다고 자각하게 됐던 한 주이기도 했다.
드디어 무럭무럭 물이 올랐던 꽃봉오리들이 파바박 터지기 시작한 것이지!
헤헷.
사실 나는 봄을 많이 타면서 굉장히 힘들어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조금 느낌이 새롭다.
그림 그리는 일이 내 일상에 활력을 가져와서 그런 것이 아닐까 슬쩍 생각해본다.
왜냐면 솔직히 내가 그림 그리는 것을 이렇게까지 쭉 열심히 하게 될 수 있을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뭔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믿었던 것을 해내는 경험이 긍정적인 마인드 형성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매우 맞는 듯함.
후후. 아무튼, 그럼 13주는 뭘 그렸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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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Magnolia
봄이 시작됐다는 것을 알리는 꽃 중에 하나가 바로 목련 아니던가!
자목련이 예쁘게 핀 집을 보고 와서는.......
그려보고 싶어서 그렸다.
그림 그리는 데 있어 관찰의 중요성을 실감했는데, 뭔가 복잡해 보여도 꼼꼼하게 살피고 천천히 하나씩 그리면 그릴 때는 이거 비슷하게 그리고 있는 거 맞아? 라는 의심이 몇 번이나 들지만 결과를 보고는 오오....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
#62 Green tea
봄이 되면 마시기 시작하는 것이 녹차.
이날도 녹차를 잔뜩 마셨던 날.
그리고 술도 잔뜩. ㅋㅋㅋㅋㅋ
취한 상태에서 마구 그린 그림. 시간도 요일도 빠뜨리고 발도장 찍은 것을 보면 티가 난다.
ㅡ_-;;;;;;;;;;;;
한 인친(인스타 친구)은 '취화선'이라며 치켜세워줬지만....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역시 내가 친구는 좋은 사람으로 잘 뒀다는 결론으로 마무리하는걸로.
#63 Woods
봄이 왔다는 사실이 기뻤던 나는 서오릉 한 달권을 끊었다.
걸으면 걸을수록 그 연두와 초록빛이............나를 설레게 해서 넘나 기분 좋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이날의 하일라이트는 소나무 숲을 덮은 잔디들이 늦은 오후의 햇살을 받고 완벽한 연두로 반짝이던 순간.
물감을 사용해야 할 것 같아서 결국 새 스케치북을 선택했다.
그런데 오일파스텔 등을 사용했더니 물감이 안 칠해지더란!!!!!!!!!!! 멘붕.
여튼 그래서 색연필을 사용해서 마무리.
뭔가 그림자 처리가 맘에 들게 나와서 기분 좋았던 그림.
#64 Dots
63번 그리고 혹시나 하고 다음 장에 물감 사용해보니 가능해서 마음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내가 기대했던 대로 종이가 두껍지는 않았던지 물감으로 그리니 우글우글.....ㅠㅠ
뭐 어쩌겠나. 이미 시작했으니 끝까지 가야지.
먼저 다양한 색들을 발색 실험도 할 겸 동그라미로 칠했다.
그리고 다음 날 젤리 펜을 사용해서 약간의 젠탱글을 가미, 표현해봤는데 재미있게 나와서 기뻤다.
그렇다.
이제부터는 수채화 물감도 사용해서 그림들을 그려볼 생각이다.
#65 Resorvoir
집안의 일로 결정할 일이 있어서 모친을 따라 지방에 다녀왔다.
그리고 중요한 사안들을 다 처리한 뒤 삼촌 찬스로 드라이브.
와...........
저수지에 갔는데 넘나 아름다운 것.
꽤 깊었다. 그리고 둘레로 산들이 많았는데 내가 멀리서 보기엔 마치 다도해를 보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해서.....이 그림의 부제는 '우리는 섬이다'로 정했음.
색연필로 할지 오일파스텔로 할지 고민이 좀 있었으나 갑자기 그냥 사인펜을 꺼내 쓱쓱 그리기 시작해서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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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로 쓰기 시작한 스케치북은 멜버른의 세인트 킬다 비치에서 열리는 플리마켓에서 가죽으로 된 커버를 사면서 딸려왔던 건데 여태 안 쓰고 있다가 이제 쓰기 시작한 것.
기왕이면 같은 크기로 된 스케치북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 같다.
멋대로 의미를 부여해 뭔가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물감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재료도 사용하기 시작했으니 더 다채로운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마음이 한가득.
:)
기대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