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시도
본격적인 4월, 그 말인 즉슨 본격적인 봄이라는 뜻.
정말이지 일제히 모든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옛날에는 꽃들도 순서를 따라 피어난 것 같은데 요즘은 그런 것은 out of 안중.
그냥 앞을 다투어 막 피어나는 것 같다.
그나마 서오릉을 다니면서 느끼는 건 서오릉에서는 예전의 순서를 지키는 느낌이 있다.
산수유가 피고 진달래와 목련이 피고 벛꽃이 꽃망울을 맺기 시작한 것이 이번 한 주의 변화였다.
서오릉은 5회나 걸었다. ㅎㅎㅎㅎ
완전 열심히!!!
꽃이나 봄이 물이 오르는 걸 보고 있자니 자연을 그려보고 싶단 생각에 사진을 열심히 찍기는 했는데...
쉽지만은 않은 듯하다.
그래도 열심히.....
걷고 찍고 그리고.....물감만으로 그림을 그려보는 시도도 했고.....역시나 재미있었던 일주일.
#66 Player
중국 음악에 대한 역사를 살펴보다가 재미있는 이미지들을 많이 발견하고는 하는데....
그중에서 비파인지....그걸 연주하는 남자의 부조가 마음에 들어서 따라 그리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터번을 쓰고 보라색 쫄나시를 입은 연주자로 바뀌어서 혼자 웃었다는.
여러가지 색깔의 펜을 사용해서 그리니까 뭔가 화사한 느낌이 있어 좋다고 마음대로 생각했다.
#67 Translation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들여다보다가 나도 뭔가 따라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막 올라왔는데....
일단 먹물과 붓으로 스케치북에 잘 표현이 될까 싶기도 하고 아무리 잘 따라 그려봐야 절대 원작자를 따를 수 없을 텐데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그냥 내 방식대로 내 해석을 불어넣어서 그리면 어떨까 싶어 사인펜과 색연필을 꺼냈다.
원래 그림은 뭔가 추위가 시작되는 쓸쓸한 때의 느낌을 담아 그린 건데....
난 봄에 있으니 딱히 마음에 와 닿지도 않고 해서 녹색을 추가하면 현재 나의 계절의 느낌이 들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
내 멋대로의 해석이지만 재미있었다. 다만 종이가 좀 더 길었다면 맨 오른쪽 소나무를 멋지게 표현할 수 있었을 거란 아쉬움이 남는다. 왜냐면 요즘 서오릉 다니면서 거기 소나무를 자주 오래도록 들여다보며 연구하는 부분이 있는데 김정희 옹께서 참 잘 포착하셨구나 감탄한 나무이기 때문.
여튼 집에 세한도로 뭔가 풀어낸 책이 있던데 그걸 읽어봐야겠다 결심함.
#68 SPRING ROOSTER
봄날의 수탉.
야수파의 느낌을 살려 그려봤다.
소심해서 그런지 굉장히 닭이 작게 그려지는 바람에 괜스레 풀밭을 표현한다고 초록을 더 칠했는데 그렇게 하니 그림이 허전해 보이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던.
요렇게 물감만 이용해서 그리는 것 더 자주 시도해보고 싶다.....
물감을 꺼내고 물통을 받고 등등의 작업이 떨리는(?) 일이기는 하다만, 그래도 일주일에 한 개쯤은 꼭 물감을 그게 보조라도 좋으니 꼭 사용하기로.
#69 Blossom
정말이지 벚꽃이......................................
이미 엔딩이 시작된 곳도 허다하다. 남쪽인 부산은 끝났다고...
전군가도에는 여전히 봉오리가 많았는데 아마 오늘쯤엔 다 만개하지 않았을까.
아무튼.....화사하고 굉장한 벚꽃이 많지만 좀 단순한 선으로 표현해보면 어떨까 싶어서.....
#70 水仙花
매년 수선화를 심는다. 벌써 6년째라니......
되게 무심하게 심어서 심으면서도 얘들이 잘 살 수 있을까 의심하곤 하는데...
참 고맙게도 예쁘게 잘 정착해서 피어나 있었다.
기특하고 고마웠다. 진심으로....
색연필로도 의외로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구나 생각했던 날이다.
새삼스럽게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이번 프로젝트를 하며 즐거운 건 늘 망칠까봐 엄두도 안 냈었는데 이제 막 아무렇지 않게 과감한 필치(?)로 그린다. ㅎㅎㅎ꼭 똑같이 그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니 쉬워졌달지.
훨씬 더 무한하고 방대한 즐거움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설렌다.
내가 게을러서 그 바다로 풍덩 빠지지 못할 뿐이랄지.....
그래도 현재 그냥 발만 담군 채 철벙거리며 걸어다니고 물을 발로 차는 이런 상태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우니까.....점점 더 깊어질 수 있지 않을까?
깊어지지 않으면 또 어떤가.
난 그냥 이대로 즐거우니 그걸로 된 것.
그래도 꿈은 크게 가지랬다고 언젠가 그림 그리는 즐거움의 바다에서 마음껏 헤엄칠 수 있을 날을 꿈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