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_ week 15

물감의 매력을 알아가는 재미

by Snoopyholic

어느새 시간이 15주나 됐다.

이렇게 주단위로 세어가며 삶을 살아본 것은 처음이라 신선한 느낌이 있다.

4월은 나에게 잔인한 달이라.....올해도 의례히 그럴 것이라 생각하고 애초에 많은 것을 하려고 욕심내기보다는 현재의 내 삶을 점검하고 정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살기로 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이 걷고 그렇게 됐지.

특히 서오릉 한 달권을 끊어서 열심히 걷고 있는데......벌써 12일 걸었으니 '선빵'했다.

크홧홧....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서오릉 입장료가 천원이고 한 달권은 만원인데 월요일은 정기휴일이라 30일까지 있는 4월의 경우 26일 입장할 수 있다. 문화가 있는 수요일이 무료개방이니까 26일 다 오면 입장료가 이만오천원 듦.)

사실 계산해보면 차비가 더 드는 시스템이긴 하지만.....나는 서오릉 산책을 너무나도 사랑한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글을 쓸 예정.

각설하고, 그렇게 나름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다 보니 자주 보고 그러는 것이 꽃 등의 식물에서 영감을 얻곤 하는 것이다.

지난주부터 계속 내가 꽃을 자주 그리는 이유다.

그리고 물감의 재미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물통을 꺼내고 나중에 그걸 씻고....물 닦는 것도 준비해야 하는 등 다양한 귀찮음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어떤 그림을 그릴 때는 물감을 사용해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걸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도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어지고 막 그러는 것이 나로서는 신기하다.

솔직히 늘 마음만 있었지 실천은 잘 되지 않았고 학창시절에 그리던 수채화는 핵노잼이었던 기억이 있어서 거시기했는데 말야.....

그냥 내멋대로 막 표현하고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게 막 재미있게 느껴지고 시도도 실천에 옮기더라 이거지.

역시 교육은 흥미를 자극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71 진달래꽃 피었네

서오릉 산책하면서 이번에 아름다움을 재발견한 것이 진달래였다.

수년 전까지만해도 화전을 부쳐 먹는 것이 연례행사 중 하나였는데 그걸 멈춘 뒤로 진달래는 잊고 지냈다. 하지만 서오릉엔 어찌나 많이 피어 있던지.

원래의 계획은 수묵 담채화 '휠' 나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그래서 머릿속에 나무의 라인을 먹으로 그릴지 수채 물감으로 그냥 그릴지 고민하다가 갑자기 진달래꽃을 크게 표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끼어드는 바람에 저렇게 그리게 됐다.

꽃술 표현하는 게 쉽지가 않았지만.....첫 시도 치고 만족스럽다는 결론.

내 인생에 언제 다시 화전 부쳐먹을 날이 올지 모르겠다.


#72 Smile~!

입술이란 참 매력적이다.

변화무쌍한데 그러면서도 아주 미묘한 움직임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토해낼 수 있는 것이 입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대로 미소 짓는 입술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잘 구현됐는지 모르겠네잉.....


#73 Cherry blossom

벚꽃의 한 주였다.

참 예쁘단 말이지......

어쩜 그렇게 화사하게 화르르 피어날 수 있는지......

엔딩을 향해 달려가는 마당에 물감을 사용해서 내 방식대로의 기록을 남겨보고 싶었다.

내년에도 여전히 열심히 그림을 그린다면 또 어떻게 다른 모습의 벚꽃을 그리게 될지....

화사한 핑크 분위기로 그린 이번 벚꽃은 맘에 드는구먼.


#74 まっくろくろすけ 大好き

이웃의 토토로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으리란 생각이 드는데.....

개인적으로 그 애니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하면서도 임팩트가 가장 강렬한 캐릭터를 꼽자면 이 검뎅이 요괴들이 아닐까 싶다.

빈집에 산다고 전해지는데.....메이랑 사츠키가 큰 소리로 막 노래 불렀지....

처음 보자마자 그 노래를 단번에 외웠는데 나중에 일본어를 알게 되면서 의미를 알고는 깜짝 놀라기도 했다. ㅎㅎㅎㅎ

아무튼 73번 그리다가 급 녀석들을 그리고 싶어졌고, 그래서 미리 검뎅이 작업을 해놓고, 다음 날 포스터칼라를 이용해서 눈을 그려넣어 완성해줬다.

#75 잊지마

벌써 3년......

주변에 이 사건으로 삶이 뒤집어진 사람들이 몇 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이 사건이 일어났던 날 타국에 있어서 귀국하고 나서야 사건을 접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느꼈어야 했던 분노와 그에 이어지는 무기력감이란..............

잊을 수 없는 일. 잊어서는 안 되는 일. 끝까지 모든 진실이 더 이상 단 한 명도 질문하는 사람이 없을 때까지 밝혀져야 할 일. 또한 그 질문에 대한 답에서 밝혀지는 책임의 소재가 있다면 모두 정당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그것 하나만이 대한민국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가아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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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바람에 실려 벚꽃이 날린다.

내리는 봄비는 떨어진 꽃잎들을 실어 어디론가 떠내려 보내겠지.

나도. 그들 따라. 어디론가 떠내려갈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