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alone
어느 깊은 산속에서 만난 스님도,
한적한 오솔길에서 만난 아주머니 아저씨도,
박물관 벤치에서 같은 그림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던 초록 눈동자의 청년도,
몇 년째 세계를 떠돌고 있다는 터프해 보였던 그녀도,
시리아의 모로코의 튀니지아의 여행자 숙소에서 조식 때 만났던 그들도,
외롭지 않느냐고 물었던 사람들.
여행은 애초에 외로운 건데.
내가 속했던 모든 세계로부터 빠져나와 낯선 곳을 떠도는 행위는 외로움을 자처하는 건데.
잠시나마, 몇 시간이나마, 며칠이나마 친구가 되어 함께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나는 내가 가고 싶었던 길만을 고집했지.
자신이 속한 세계 속에서 삶을 영위하는 낯선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일감을 기다리는 사람들.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
할 일을 모두 마친 사람들.
집으로 가는 사람들.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사람들.
무언가를 사러 가는 사람들.
친구와, 연인과, 가족과 교감하는 사람들.
이따금 그들과 눈이 마주치기도 했다.
어쨌든 그저 스쳐 지나가는 여행자.
순간을 박제하는 자.
속했던 세계 속으로 돌아와서야 순간의 박제 속 낯선 그들의 안부를 묻는 사람.
나는 여행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