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엔들 잊힐리야

_ wanna go back

by Snoopyholic
000028.JPG small church / Kazbegi


저기까지 다녀오겠다고 결심하곤, 집을 나섰어.

햇살이 적당하고 온도도 적당했던 날.

투명하고 맑은 공기가 상쾌했던 날.

걷다가 걷다가 출출해져 아무 음식점에나 들어가 감자 하차푸리와 맥주 한 병을 시켜서 먹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 금방 닿을 것 같았는데 걸어도 걸어도 닿지 않았어.

자꾸만 내게서 멀어지는 것도 같았다니까.

성질 급한 산봉오리들은 벌써 하얀 외투로 갈아입었지만 내 발길이 닿는 곳엔 가을이 깊고 깊어 마음이 흔들흔들.

가다가 다리가 아파서 풀밭에 주저앉아 그림을 좀 그리다가 다시 또 걸어 걸어 결국 저 꼭대기 작은 교회에 들어갔어.

묵언 수행 중인지 말이 없는 수도사와 눈인사를 나누고 막차를 타려고 헐레벌떡 뛰어 내려왔다네.

트빌리시로 가는 미니 버스는 경찰의 조사를 받았지.

마을의 젊은 신부가 도망을 갔다나 뭐라나.

물론 경찰들은 내 신분증은 보자고 하지도 않더군.

큭큭큭,

내가 그루지아 사람처럼 생기진 않았던 것.


투명하고 쨍했던 공기가 그리워서.

파란 하늘도 그립고 잡힐 듯 자꾸 숨바꼭질하듯 도망다니던 작은 교회도 생각나고.

무엇보다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갔던 동네 할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먹었던 하차푸리랑 시원한 맥주.....

아, 말해 뭐해.

꿈에라도 돌아가보고 싶은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