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_ week 48

싱가포르에서의 일주일

by Snoopyholic

갑작스럽게 도착한 싱가포르.

일반적 방문보다 길게 잡혔던 일정.

벌써 나흘이란 시간이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가고 일주일을 남겨둔 상황이었다.

싱가포르는 뭐랄까 나에게 참 다정하게 굴었다. 우기라 너무 덥지 않은 날씨, 친절한 사람들, 맛있는 음식......

무엇보다 좋아한 건 이모네 집에 있던 수영장시설. 거의 매일 나가 수영을 하며 한낮의 열기를 식혔다. 그 말인 즉슨 관광에 있어선 매우 게을렀다는 것. 솔직히 관광객으로 간 건 아니었으니까....그리고 그 느슨함이 너무 좋았다. 이번에 못 보면 다음에 보지 뭐....다음이 없다 해도 할 수 없고!! 이런 자세로 초지일관. 그 사이사이 그린 그림들.


#255 Four women

미화해서 그린 우리 여성 멤버들. 박여사 트리오와 나. 작은이모만 되게 현실적으로 그려졌다.

난 확실히 아직 내공이 부족해서인지 움직이는 사람을 직접 보고서는 사람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연습만이 답이겠지만 또 그렇다고 내가 열심히 그리겠나? ㅋㅋㅋ


#256 Massage

난데없이 말레이시아.

국경이 맞닿은 나라. 다리 하나 건너면 다른 나라가 나온다. 우리 집에서 강남 갈 시간이면 된다. ㅋㅋㅋㅋㅋ 신기.

조호바루는 물가가 싸서 유학생이 많이 포식하러 가는 곳이기도 하다고.

우리는 백년 전통의 화덕 바나나 케이크를 먹고 바로 마사지 받으러 고고~

다른 멤버들 끝나는 거 기다리며 그려본 그림.


#257 TIGER BLACK

타이거가 싱가포르 출신의 맥주였단 사실!!

최근에 블랙과 화이트가 출시됐다 하니 안 마셔볼 수가 없었다.

맛있더이다.

한국에 있을 때 몇 가지 이유로 와인으로 바꿔서 마시는 중이었는데 더운 나라 가니까 역시 땡기는 건 시원...아니 씨원한 맥주!

나의 핫하디 핫한 밤들을 진정시켜준 건 타이거였다는. 아무튼 애정을 가지고 그리기 시작했는데 넘나 어려운 것...허덕허덕~ 이러며 겨우 완성.


#258 Im about to cross the road

싱가포르 좀 다녀온 사람이라면 알아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일단 저게 사자라는 것은 쉽게 알 테고.....뭐에 쓰는 물건인고?

그것은 횡단보도 앞에 세워진 기둥의 꼭대기이다. 다른 것들은 사람들이 하도 만져서 비록 쇠이나 문드러졌는데 이 녀석은 비교적 양호하게 남아 있기에 반가운 마음에 그려봤다.


#259 Red leaves

보태닉가든에 갔다.

어느 나라에 가든 공원이나 식물원 같은 데 가는 걸 좋아하니까. 지하철 역에서 바로 연결되어 있어 편했다. 꽤 시내인데 그렇게 큰 규모의 공원이 있는 건 참 부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열대 지역이다 보니 굉장히 다양한 식물이 있었고 내가 모르는 신기한 식물들도 많았다. 한 사나흘쯤 출근도장 찍으며 그림이나 그렸으면 좋겠다 생각.

맘에 들었던 붉은 잎의 식물을 그려봄.


#260 Im watching you

싱가포르에서의 늦은 밤 잠들기 전 뭔가 그리고 자야지 하고선 뭘 그리지 하다가 앞으로 집에 돌아가면 나의 현실과 마주해야 한다는 것과 이런저런 막막함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네, 쟤들은 언제고 내 곁에 있었지. 내가 잠시 외면하고 있었을 뿐.

"내가 지켜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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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반을 날아 다시 돌아온 한국은 엄청나게 추웠다.

30도가 넘는 온도 차이.

그래도 어쩌겠어. 내가 속한 곳은 여기인걸. 잠시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꿈을 꾼 거다. 그뿐이다. 일상으로 돌아왔으니 다시 글을 쓰고 책을 읽고 먹고 살 궁리를 하자. 그렇게 하면 된다.

변함없이 슬렁슬렁 그림이나 그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