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거나 말거나 타로 강의 06
자,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서 데미테르 신화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는 것으로 출발할까 합니다. 페르세포네의 엄마인 데미테르. 그녀는 대지의 여신입니다. 사실 이 신화의 관계도를 들여다보면 좀 기이한데….우선 데미테르와 제우스 자체가 크루누스와 레아가 낳은 남매입니다. 둘 사이의 아이가 페르세포네인데 그녀의 미모에 홀딱 반해서 납치한 인물이 하데스인데 그 또한 그 남매 라인에 존재하는, 쉽게 이야기해서 삼촌이 조카한테 반해서 심지어 아버지의 동조 하에 납치한 것이죠. 물론 감히(!) 인간이 신의 일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는 것이 옳지 않은 일이기도 하고 신화라는 게 상징과 비유의 산물이니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서도 참 엽기적이라는 생각을 처음에 하며 매우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신화의 세계를 좀 더 들여다보면 이 세상에서의 남자와 여자의 역학관계 등 많은 것을 파악할 수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여신들의 힘이 대폭 축소된 것이죠.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게 자연이 인간의 삶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시절과 인간이 하나씩 자연을 극복해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는 시절의 믿음의 대상과 강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었겠죠.
어쨌든 데미테르는 비록 힘이 축소된 여신이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삶을 책임지는 여신이었습니다. 대지의 여신이 자신의 일을 놓아버리면 계절이 순환하지 않을 테고, 곡물이 자라지 않고 가축들도 힘을 제대로 못 쓰게 되니까요. 인간들이 자기들도 굶어 죽게 생겼는데 신에게 공물을 바칠 리 만무하고…… 오죽하면 작전을 모의했던 제우스도 나중에는 깨갱하고 어머니에게 페르세포네를 돌려주라고 했을까요.
여왕 카드가 그런 힘을 가졌던 데미테르라는 건 그녀의 발 아래 있는 곡식으로 알 수 있습니다. 그녀의 왕좌가 폭포와 다양한 나무가 풍성한 숲 속에 마련되어 있다는 것도 그 이론을 뒷받침합니다. 또한 그녀가 쓴 12개의 별이 있는 왕관은 12달을 상징하고 12달은 4계절과도 관계가 깊겠죠? 뿐만 아니라 그녀는 신들의 여왕이었던 헤라의 역할도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왕관도 왕관이지만 지구를 상징하는 구체가 달린 왕홀을 들고 있어요. 세상 위에 군림하는 최고의 여신이라면 헤라니까요. 하트 모양의 비너스의 거울을 보면 사랑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아프로디테도 떠오르죠? 쉽게 이야기해서 이 여왕 카드는 모든 여성성을 상징하는 카드 중에서 가장 힘이 센 카드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하얀색 옷은 순수함을 상징하고 옷을 장식하는 석류는 데미테르와 페르세포네의 신화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군요. 그리고 석류는 사실 다산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아요. 품이 넉넉한 옷을 입었으니 이 여왕은 어쩌면 태아를 품고 있는 건 아닐까요. 실제로 전통적으로 이 카드는 임신을 상징하는 카드로 여겨져 왔습니다. 뭐 지금이야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옛날에는 여자의 행복이라는 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가정을 꾸리는 것이라는 인식이 꽤 강한 편이었으니까요.
이 풍요롭고 넉넉한 황금 들판이 있는 세상을 지배하는 권력 있고 자신만만한 여성은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인 겁니다. 그야말로 세상 다 가진 여인?!
그녀는 우리에게 말을 건넵니다.
“내 땅에서 너는 열심히 일한 만큼 그 대가를 얻을 것이다.”
비옥한 땅에서는 농사가 잘되는 법이죠. 그러니까 만약 우리가 마음을 먹고 열심히 농사를 짓는다면 풍작으로 보답할 것이라는 말입니다. 마치 부모님이 “너는 열심히 공부만 해라, 나머지는 우리가 책임지마!”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한 카드입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결과가 안 좋게 나온다면 “너는 공부만 하면 됐는데 그것도 못 하냐!”는 비난을 받기에 좋은 카드란 뜻. 엄청 부담스럽나요? ㅋㅋㅋㅋㅋㅋ
너무 가볍게 이야기했나 싶기도 한데 결론을 내놓는다면 이 카드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현재에 집중하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열심히 일하라는 것 자체도 다른 생각하지 말고 지금 하고 있는 것에 최대한의 에너지를 쏟으라는 말이니까요. 여왕 카드는 우리들의 엄마거든요. 여왕 엄마는 품어주는 인자한 엄마이면서 우리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 이따금 채근하는 엄마이기도 합니다. 자신은 비옥한 땅을 제공했으므로 우리는 그녀의 대지에 내가 하고자 했던 것, 생각했던 것들의 씨앗을 심고 열심히 가꾸어야만 합니다. 오로지 그것을 제대로 키워낼 것에만 집중하며 노력하면 그녀는 우리에게 풍성한 결과를 추수할 수 있도록 해줄 거예요. 만약 응석만 부리며 게으름을 피운다면? 인생은 혹독하죠. 그녀는 그 가르침을 주기 위해서 마음 아파도 우리가 쫄쫄 굶도록 내버려 둘걸요? 그러니까 여러분 열심히 삽시다.
사실 연인들에게 이 카드는 되게 좋은 카드입니다. 둘이 사랑의 결실을 기다린다면 결혼이든 2세이든 그런 결과가 나올 거라는 상징이거든요. 만약 지금 힘들게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물었는데 나온다면 이런 뜻이겠죠, 네가 더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이미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일이라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거라는 뜻일 테고요. 위치에 따라서는 이런 해석도 가능합니다. 혹시 너무 과거에 매달려 있지는 않나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자라나면 어머니로부터 독립해야 하죠. 그렇듯 과거와도 이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다만 그 과거가 주는 교훈은 마음속에 잘 챙기시길요. 그래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현재에 슬기롭게 적용할 수 있겠죠.
현실에서도 이 풍요롭고 평화로워 보이는 여왕의 나라에, 정직하게 일한 만큼, 그 보상을 받는 그런 나라에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혼자 하는 넋두리로 이번 글은 마무리하겠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자매품_
유튜브에 토요일마다 업로드되는 ‘스누피홀릭의 타로 이야기’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