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어둠이 있듯 02 THE HIGPRIESTESS

믿거나 말거나 타로 강의 05

by Snoopyholic
20130406085541_00003A.jpg 과연 그녀는 우리에게 어떤 말을 건네고 싶은 걸까요?


한 명의 근엄한 여인이 두 개의 기둥 사이에 앉아 우리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왠지 개와 늑대의 시간 즈음일 것 같고요, 그녀의 배경에는 야자수와 석류로 장식된 장막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뒤에는 강이 흐르고 있음을 알 수 있지요. 또한 그녀의 왕관에는 보름달이, 발치에는 초승달이 빛나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 처음 카드를 봤을 때 가장 뚜렷하게 느껴지는 건 기둥의 색깔이었어요. B가 새겨진 검은 기둥과 J가 있는 흰 기둥인데 뭔가 기운을 두 가지로 가른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죠.

그런데 재미있게도 그게 맞더라고요, 이 카드에는 그런 상반된 의미의 심벌들이 콕콕 박혀 있어요.

우선 숫자 2를 봐도 그렇죠. 1, 그리고 다른 1이 합해진 게 2잖아요. 기둥도 그렇고 장막의 그림 속 야자수는 남성성을, 석류는 여성성을 상징한다고 해요. 관 위의 보름달은 가득 찬 거고 발치의 초승달은 빈 것이죠.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볼까요?

검은 기둥의 B는 Boaz의 약자로 어둠, 음지, 이런 느낌을 J는 Jachin의 약자로 빛, 양지, 같은 느낌을 대표해요. 이 둘은 금속 재질의 기둥으로 솔로몬의 성전에 세워진 기둥이었다고 전해집니다. 솔로몬 왕은 지혜롭고 막대한 부를 가졌던 왕으로도 유명하지요. 사실 Boaz는 성경에 나오는 룻의 남편 이름이기도 한데요, 둘의 로맨스는 꽤 유명하고 기독교에서 자매님들의 이상과 같은 남자로 등장하죠. 그래서 고개를 갸웃, 하긴 했어요. 대개 음보다 양을 남자로 상징하는 경우가 많은데 싶어서요. 그런데 이 카드를 계속 들여다 보니 아하, 싶은 지점이 있긴 하더군요. 그건 나중에!

기둥의 윗부분을 보시면 연꽃모양으로 장식된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장식은 이집트 양식인데요, 이집트에서는 연꽃이 생명과 세상의 근원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뒤에 강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이상하지도 않은 게 원래 세계의 유명한 문명들의 근원지가 강이잖아요.

기둥에서 흘러내린 장막을 살펴봅시다. 남성의 야자수와 여성의 석류가 탐스럽게 장식되어 있지요. 그런데 여기서 이 석류의 의미를 좀 더 파고들 필요가 있습니다. 석류는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것은 물론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하계의 여왕이 된 페르포소네와 관계가 깊은 과일입니다. 그녀는 대지의 여신 데미테르의 딸이었어요. 워낙 미모가 출중했는데 하계의 신 하데스가 반해버렸죠. 당연히 데미테르는 반대했고 결국 하데스는 제우스에게 부탁해서 페르포소네를 납치하는 데 성공합니다. 하계로 끌려간 그녀는 그곳에서 석류 몇 알을 먹게 되는데요, 하계의 음식을 먹으면 영영 지상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는 법칙이 있어서 하데스는 웃었고 데미테르가 딸을 찾으러 왔을 때는 울게 되는 계기가 되지요. 어쨌든 데미테르 없이는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관계로 제우스는 중재에 나서 페르소포네가 1년의 반은 어머니와, 나머지 반은 남편과 보내라는 판결을 내리죠. 이 신화는 다음 시간에도 또 등장할 테니 이쯤해둘게요. 그러니까 석류는 그런 결정적 역할을 한 과일이라는 것. 그리고 페르소포네가 지상과 지하에서 지내는 시간이 양분되어 있다는 것이 요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딸이자 하계의 여왕이라는 두 가지 지위를 가졌고요. 어떤 사람들은 여사제를 각종 마법을 관장하는 여신 헤카테로 보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건 헤카테는 데미테르가 페르소포네를 찾아 헤맬 때 그녀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이기도 해요. 이러나 저러나 그 모녀 신화에 엮여 있음을 알 수 있죠.

이런 여사제 카드가 리딩에 나타난다면 그건 직감을 믿어야 할 때라는 걸 의미합니다. 마음의 소리를 너무 무시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면, 너무 직감에 의지하고 있지 않은지 점검하라는 의미도 같이 가졌는데요, 그건 카드의 위치나 주변 카드를 함께 살펴보면서 어느쪽인지 파악하시면 됩니다. 이 외에도 너무 극단적이지 않은지 생각해보라는 뜻이기도 해요. 흑이냐 백이냐! 뭐 그런 것이겠죠. 재미있는 건 과거의 기억으로 현재의 상황이 갈등에 빠진다는 메시지이기도 한데 여사제는 이런 때일수록 침착하라고 조언합니다. 구남친이나 구여친으로부터 연락이 오고 현재 애인이 그걸 알게 되는 상황! 이런 때 우리는 당황하지 말고 정확하고 신속하게 상황을 파악해서 대처해야 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ㅋㅋㅋㅋ

저는 여사제 카드가 나오면 중요하게 생각하는 메시지가 세상의 모든 일에는 양면이 존재한다였던 것 같아요.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동전의 앞면과 뒷면이 있듯이 어떤 일도 그저 피상적으로만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이랄까요. 물론 피상적으로 액면 그대로를 받아들여야 하는 일도 많지만 여사제의 등장이라는 건 그러면 안 된다고 강력하게 어필하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앞에서 큰소리 치는 사람의 말도 듣되 그 뒤에서 가만히 있는 사람의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는 것이죠. 혹은 그 큰소리 치는 사람의 의도가 뭔지 더 깊게 파고들어가보던지요.

세상은 우리가 보고 있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경우가 많아요. 우리들 중 어느 누구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완전무결한 사람 하나 없듯이 각도만 슬쩍 달리해서 봐도 지금 느끼는 것과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지요. 그리고 여사제는 부디 그렇게 해달라고 합니다. 숨은 속사정도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요. Boaz가 어둠과 음지의 느낌이었지만 이상적인 남성상이기도 하듯이 하나의 이름도 다양한 모습을 가질 수 있는 거죠. 어린왕자가 그랬던가요?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라고 말이죠. 누군가는 모자를 보지만 사실 그건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일 수도 있듯이 말이에요.

우리가 그렇게 더 많은 부분을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일수록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그러면서 세상이 더 나은 곳이 되는 게 아닐까요?



자매품_

유튜브에 토요일마다 업로드되는 ‘토요일의 타로카드’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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