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01 THE MAGICIAN

믿거나 말거나 타로 강의 4강

by Snoopyholic

우리 말에는 마법사와 마술사가 구분되어 있습니다. 마술사는 흥미로운 쇼를 선보이는 사람을 칭하는 말이죠. 모자에서 토끼를 꺼낸다던지, 쇠사슬을 칭칭 감은 채 자물쇠가 채워진 상자에 들어가 물속으로 던져졌다가 멀쩡히 탈출한다던지, 만리장성 벽을 통과한다던지, 상자 속에 들어가 칼에 찔리거나 몸이 잘려도 다시 멀쩡하게 살아 돌아오죠. 사실 이것들은 다 구닥다리 마술이고 어떤 영화를 보니까 다른 나라 은행에서 금고가 털리기도 하고 굉장하던데요. 마법사는 뭔가 진짜 마력을 활용해서 물리적으로 현상의 변화를 일으키는 사람을 칭하는 말이죠. 쉽게 이야기하면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아이들? 그들은 모두 마법 학교 호그와트에 다니잖아요. 속임수나 술수가 아닌 것이죠. 여기서 소소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마술사는 실재할 수 있으나 마법사는 허구 속에서나 존재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 만약 마법사들이 현실에도 존재한다면 우리 같은 일반인들이 그들을 칭할 수 있는 가장 비슷한 말이 천재 정도가 아닐까 싶어요. 혹은 초인.

그렇다면 우리 이 타로 카드의 인물은 마’술’사일까요 마’법’사일까요?

질문이 넘 싱거웠나요? 다른 것도 아니고 타로카드인데 당연히 마법사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질문을 여러분께 던진 건 의미를 환기하고 싶어서였어요. 사실 마법사는 마술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술사가 마법사로 될 수는 없죠. 그런 차이를 인지하시고~ 이제 우리 제대로 1번 마법사 카드를 들여다보도록 해요.

가장 먼저 숫자 1을 살펴보죠. 0이 무無였다면 그 다음 숫자인 1은 유有입니다. 뭔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혹은 어디론가 출발했다는 말이죠. 겨우내 앙상했던 가지에서 마침내 싹이 움트는 순간은 얼마나 생동감이 넘치나요! 그리고 아무리 먼 길도 혹은 거대한 프로젝트도 하나의 작은 걸음 혹은 행위로부터 비롯되기 마련이죠. 이 카드도 그런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P1030632.JPG 얼마나 당당한 모습인지요!


카드 중심에 우뚝 선 우리의 마법사를 보세요. 오른손에는 왕들이 들었을 법한 홀을 들고 하늘로 손을 뻗었고 왼손은 검지로 땅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라파엘로의 그림에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하는 일을 홀로 해내고 있죠. 이 마법사는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중간자이자,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이룬 인물이며 이상과 현실을 모두 인지하고 있는 인물인 셈이랄까요. 그림 속 인물과 주변을 지배하는 흰색과 붉은색의 조화를 살펴봐도 알 수 있는 지점입니다.

마법사는 흰색 토가 비슷한 옷을 입고 있으며 백합이 가득 피었습니다. 흰 토가 위에 걸친 붉은 옷과 백합과 대비되는 붉은 장미는 덩쿨로 그림의 윗부분까지 장식하고 있네요. 이들이 의미하는 바가 딱 제가 앞서 언급한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시면 쉽겠죠. 재미있는 점은 감정적 정열의 붉은 장미는 사랑하는 연인에게 선물할 때 합리적 이성의 백합은 장례식 장식에 많이 사용되는 꽃이라는 것. 둘이 어우러져 핀 것도 의미심장해 보입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마법사의 허리띠를 보세요. 뱀이 자기 꼬리를 물고 있죠? 우로보로스라는 명칭이 있는데요, 영원성을 상징합니다. 머리 위를 떠도는 옆으로 누운 8자는 수학책에서 보신 적 있죠? 바로 무한대를 칭하는 기호입니다. 그러니까 이 남자가 나는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존재요, 하는 게 그저 흰소리만은 아닌 모양입니다. 무한한 에너지를 근원으로 영원토록 이 자리에 굳건히 연결자로 서 있겠다는 굳은 의지가 보이지 않습니까?

그런 능력 또한 갖추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건 테이블 위에 놓인 마법사의 도구들 때문입니다.

막대기, 잔, 검, 펜타클……..

익숙하지 않으세요? 맞습니다, 바로 마이너 카드의 네 가지 요소들입니다. 다시 자세히 다룰 일이 있겠지만 각각의 것을 살펴보겠습니다. 막대기는 불, 직감, 열성을 뜻합니다. 잔은 물, 감정, 상상력을 뜻하지요. 검은 공기, 사유, 새로운 생각을 의미해요. 펜타클은 땅, 감각, 물질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하면 세상에 있는 거의 대부분의 요소를 포함한다고 볼 수 있죠. 이 패기만만하고 젊은 마법사는 당연히 이 도구들을 다루는 데도 능숙할 겁니다. 좀 과감할 수도 있겠다 싶네요. 특히 젊을 땐 물 불 안 가리고 막 뛰어들고 도전하고 그러잖아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봤을 때는 신들의 전령사이자 인간이 죽으면 하계로 인도하는 헤르메스에 해당한다고 여겨집니다.


P1030650.JPG 마법사의 말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이 카드가 시간이 임박했으니 계속 머릿속에서 생각했던 일을 실행하라는 뜻이 됩니다. 그리고 내 안에 내가 모르던 힘이 있을 수도 있으니 그게 뭔지 잘 생각해보라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이 이미 시작됐으니 정신을 차리고 그 일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도 전합니다. 혹시 당신이 스스로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있지는 않은지 경계하라는 경고로 나타나기도 하고요.

마법사는 재주가 많은 친구입니다. 그렇다 보니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헤매기도 해요. 하지만 여러분, 결국 우리는 늘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고 그 결과를 책임지며 살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적어도 마법사가 나타났다는 건 능력이 있는 여러분이 여태껏 생각만 하거나 망설였거나 지지부진하게 진행했던 일에 힘을 실어 움직일 때라는 뜻입니다.

자신을 믿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에 결국 천 리 아니, 만 리 떨어진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겠죠. 그러니까 우리의 속담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를 마음에 잘 담고 출발해보세요. 여러분의 모든 첫 걸음에 행운과 건투를 빕니다!



자매품_

유튜브에 토요일마다 업로드되는 ‘토요일의 타로카드’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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