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져 카드 0 THE FOOL a.k.a 바보 카드

믿거나 말거나 타로 강의 03

by Snoopyholic

숫자를 세는 저마다의 문화가 재미있다는 생각이 드는 게 우리는 건물 들어갈 때도 1층부터 시작을 하는데 서양의 일부 국가에서는 0층이라는 게 있어요. 나이만 해도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한 살인데 서양은 0세부터 시작하거든요. 바로 이런 현상이 타로카드의 메이져 카드에서 나타납니다. 그 시작이 0이거든요. 그리고 그 카드의 이름은 THE FOOL, 바보입니다.

많은 타로 연구자들이 이 0번 카드 주인공이 앞으로 나타나게 될 21개 숫자 메이저 카드들을 만나러 떠나는 여행자라고 합니다.


P1030620.JPG 무슨 일이 앞으로 일어나든 알 수 없으나 나는 즐겁게 떠나리!


카드를 살펴볼까요? 굉장히 화려한 튜닉을 걸치고 밝은 노랑빛 타이즈와 장화를 신은 주인공입니다. 긴 막대기의 끝에는 자그마한 가방이 하나 달려 있네요. 옆에 있는 흰둥이 개도 펄쩍펄쩍 주인의 여정에 따라나섰습니다. 흰둥이는 주인을 바라보느라 바쁘고 주인공은 먼 하늘을 바라보며 길을 나서네요. 그런데 그들의 앞에 놓인 건 정체를 알 수 없는 땅이네요. 그저 층이 진 지형인지 아니면 까마득한 낭떠러지인지 알 수 없어요. 갑자기 심장이 쫄깃해지죠? 과연 이 둘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정말 알 수 없어요. 하지만 알 수 없다고 발을 내딛는 걸 멈출 수는 없습니다. 이미 이들은 그 결과가 어찌되었건간에 다음 걸음을 내딛을 겁니다. 여행 떠나고 싶어 가방까지 싸서 집을 나섰는데 당연하다고 주인공이 외치는 것만 같네요. 그러고 보면 참 용감한 청년입니다. 저 작은 가방에 뭘 넣을 수 있었겠어요, 우리로 보자면 여권, 신용카드, 약간의 현금……. 그 정도가 아닐까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게 여행하는 데 가장 중요한 아이템이지요. 사람 사는 데는 다 비슷하니 돈만 있으면야!

모험에 목마른 우리의 주인공은 최소한의 단출한 짐을 꾸려 집을 나서 먼 하늘을 바라보며 외칩니다.

“집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어디에도 가 닿을 수 없어! 난 지금부터 여행을 떠날 거야!”

이 젊은 여행자의 옷차림을 다시 한 번 살펴볼까요?

승리와 영광을 뜻하는 월계수 잎으로 만든 모자를 쓰고 열정을 상징하는 붉은색 깃털을 꽂아 장식했네요. 튜닉의 바탕은 검은색이지만 마치 수레바퀴 같이 생긴 여덟개의 원이 보이시죠? 그건 만달라로 자기 자신과 창조적인 우주를 의미합니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각 만달라는 일곱개의 잎사귀로 둘러져 있습니다. 서양에서 3은 하늘의 완성을, 4는 땅의 완성을 의미하기에 7이 길한 숫자라고 여기는 것이라고 하죠. 럭키 쎄븐 말입니다. 화려한 튜닉과 타이즈와 장화의 베이스는 흰색 셔츠입니다. 손에 든 흰색 장미까지 합해서 이 둘은 순결과 순진함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답니다. 그리고 튜닉 아랫부분의 만달라에 있는 닭발같이 생긴 검은 글씨는 히브루어로 ‘신’이라는 문자인데 영적 에너지를 실제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를 가졌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패기와 열정으로 가득한 청년은 창조적 우주의 기운을 품고 자신만만하게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납니다. 자신이 기대했던 가슴 뛰는 모험이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말이죠.

그래서인지 이 카드는 관계를 시작할 때라든지 새로운 일을 벌일 때 잘 등장해요. 그런 때는 과감히 도전하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겠지요. 그게 아니면 자신이 너무 무모한 것 아닌지 점검해보라는 뜻이거나요. 미지의 상황으로 다다갈 것이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메시지일 수도 있지요. 꼭 시작이나 출발이 아닌 다른 상황에도 카드가 등장하곤 하는데 저는 이 카드가 나오면 반갑고 기분이 좋더라고요. 왜냐면 많은 경우 남의 눈치 그만 보고 좀 더 나 자신이 되어도 좋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거든요. 마치 0번 카드 속 주인공처럼 자유롭게 멋을 내고 여행 떠나는 데 어떻게 짐을 싸야 하는지 걱정조차 하지 않은 채로 꼭 필요한 것만 챙겨 훌훌 떠날 수 있는 강한 멘탈을 가지라는 거죠. 사실 그렇잖아요, 우린 모두 어디론가 긴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월세가, 공과금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직장의 책상이 걱정되어 버티는 삶을 살고 있잖아요. 이게 현실이고 이게 어른의 삶이라고 말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여러분, 제가 이 바보 카드가 트럼프의 조커라고 했던 말 기억나시나요? 다른 21장의 메이져카드는 다 사라졌어도 오직 이 THE FOOL 카드만이 트럼프 덱에서 살아남았습니다. 그만큼 생명줄이 질기다는 뜻이죠. 카드 게임할 때 조커가 등장하면 판이 뒤집히던 거 기억하시나요? 그만큼 의외의 상황에 짠 등장해서 질서를 흩뜨리고 역전의 한 방을 통괘하게 선사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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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무료하게만 느껴진다면 우리에 필요한 게 바로 이 바보 카드가 아닐까 싶어요. 남의 눈치따위 멀리 갖다 버리고 내 개성 살려 입고 싶었던 옷 과감하게 차려입고 정말 꼭 필요한 것만 챙겨서 가볍게 일탈하는 거죠. 물론 그 시간이 길어져 돌아와 보니 직장에 내 책상이 빠져 있을 수도 있고 잠깐 가진 유희의 대가로 밀린 업무 때문에 머리를 싸매게 될 수도 있죠. 무책임하다는 친구의 동료의 가족의 비난이 쇄도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요, 뭐 어때요, 혹시 알아요? 그 일탈에서 완전 내 마음을 사로잡는 새로운 직업을 찾게 될지. 내 운명의 짝을 만나게 될지.

떠나지 않으면 결코 몰라요. 그러니 우리 모두 이따금 바보가 되요.

내 인생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그거랍니다. 오직 내 마음의 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고 그 소리가 지시하는 대로 따라해보는 것! 남들이 뭐라고 하든 혹은 정말 앞날에 대한 수많은 걱정과 근심, 예측할 수 있는 비운과 불행의 가능성 같은 것조차 다 무시하고 모험을 감행하는 것.

해보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는 것들이 세상에는 참 많이 있으니까요.

그럼 전 이만 물러갑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예고_

THE FOOL이 처음으로 대면하는 인물은? 만능 재주꾼 THE MAGICIAN!



자매품_

유튜브에 토요일마다 업로드되는 ‘토요일의 타로카드’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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