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콩콩거린 홍콩 여행 - 1부

입사 1주년 자축 홍콩 여행(2019.03.09-12)

by 영재

작년 가을, 입사 1년이 되는 2019년 3월에 홍콩 여행을 가리라 결심했다. 사회초년생 1년을 맞이한 것을 해외여행으로 자축하고 싶었다. 여행지를 정하는 건 쉬웠다. 홍콩은 내가 가보지 않은 나라였고, 비행기로 그리 멀지도 않았으며, 무엇보다도 교환학생 때 만난 친구들을 2년 만에 다시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지나고 새해가 되고 3월이 가까워질수록 쭉- 여행을 기대하고 고대했다. 시간은 슝 흘렀고 그저께 드디어 3박 4일 홍콩 여행을 다녀왔다! 지금은 생생하고 조금은 들뜨고 아쉽고 슬프고 몽글몽글한 감정을 담아 홍콩 여행기를 쓴다. (친구들이 너무 고맙고 또 보고 싶다.)


출발 전

사실 나는 홍콩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막상 홍콩으로 목적지를 정하자 홍콩 영화에 급 관심이 생겼다. 퇴근하고 시간 날 때마다 <화양연화>(2000) <중경삼림>(1994) <첨밀밀>(1996) <해피 투게더>(1997)를 봤다! (내가 홍콩에 간다고 하니 아빠는 아빠의 최애 홍콩 영화 <영웅본색>(1974)을 보여 주었지만 어쩐지 집중해서 보진 못했다.) 이중에 나는 <중경삼림>이 제일 좋았고, <화양연화>는 더 어른이 되어야 이해할 것 같다는 영문 모를 생각도 했다. <중경삼림>이 좋았던 이유는 여러 가지였지만 특히 OST 'California Dreaming'과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특유의 색감과 분위기가 기억에 남는다. 영화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두 가지 이야기를 펼치는데 나는 경찰을 남몰래 짝사랑하는 점원 '페이'의 이야기를 더 재밌게 보았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음악을 느끼는 페이가 매력적이었다. 더없이 사랑스러운 마지막 장면은 오래오래 기억될 것 같다. 이 영화를 보고 홍콩 숙소에서 'California Dreaming'을 들으며 아침을 시작하겠다는 소박한 버킷리스트를 만들기도 했다.


출발!

홍콩 익스프레스를 타고 갔다. 티켓은 19만 원 대로 구매!

배낭과 크로스백을 하나씩 매고 홍콩 공항에 내렸다. 홍콩 언니 S가 공항에 마중을 나와 주어서 순조롭게 버스로 갈아타고 숙소로 갈 수 있었다. 나는 영어로 말하는 것에 자신이 없어서 홍콩 여행이 다가올수록 혼자 중얼중얼 영어로 말하는 연습을 하곤 했다. 그렇게 중얼거린 게 "I haven't spoken in English for ages." 인 것은 안 비밀. 결국 나는 연습한 문장을 언니한테 그대로 써먹었고 언니는 자기도 영어 오랜만에 쓴다며, 나를 만나면 첫마디를 뭐라고 해야 할지 한참 고민했다고 답해왔다. 우리 둘은 같은 마음이었구나, 마주 보고 하하 웃었다.


숙소는 삼수이포(Sham Shui Po) 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호스텔이었다. 숙소에 배낭을 두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나왔다. S와 센트럴로 가서 야경을 봤다. 비가 꽤 많이 왔지만 즐거웠다. 한국에서 보기 힘든 뾰족뾰족한 잎을 가진 나무들이색적이었고 시계탑은 오밀조밀 예뻤다.

필름 카메라로 담은 홍콩의 야경. 카메라 렌즈에 묻은 빗방울 덕분에 신기한 무늬가 생겼다.

반짝이는 야경을 보면서 2년 만에 만난 언니와 얘기를 나누며 마음이 콩콩거리는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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