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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재 May 03. 2020

기다림, 아름답게 사유하다

<기다리는 사람은 누구나 시인이 된다>

<기다리는 사람은 누구나 시인이 된다-기다림에 대하여>, 해럴드 슈와이저 지음, 정혜성 옮김, 돌베개 2018


어느 작은 서점에서 이 책을 우연히 만났습니다. 철학서는 딱딱하다는 편견을 깨는 아름다운 표지, 읽고 나면 시인이 될 것만 같은 인상적인 제목, “기다림, 시간의 선율과 공명하는 마음의 산책”이라는 뒤표지 카피에 홀려 구입했어요.


이 책의 저자이자 영문학 교수인 해럴드 슈와이저는 ‘기다림’이라는 키워드로  <고도를 기다리며>, <오디세이아>,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 앙리 베르그송의 시간의 철학 등 여러 문학 작품, 회화, 철학 이론을 두루 살피며 기다림의 의미를 논합니다. 그는 “기다림이 시간과 인간 존재에 관한 성찰을 가져다주는 충분히 보람 있는 경험”(222면)이라고 말해요. 저자가 언급하는 텍스트가 워낙 방대하여 쉽게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제가 직접 경험한 ‘기다림’의 순간을 떠올리며 읽다 보니 여러 문장들이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기다림―혹은 삶―이 아무런 목적 없는 기다림이 된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두려워하는 종류의 기다림이다.”(35면)
“기다림의 시간은 밖으로 확장하지 않고 안으로 집중한다. 그것은 머리로 파악되는 게 아니라 느껴지는 것이며, 내가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에 내가 몸을 빌려주는 것이다. 시간은 기다리는 사람의 몸을 통해 자기를 드러낸다. 시간이 그를 사로잡았다.”(43면)


✏ 이 책과 함께 감상한 BGM: 호피폴라 <Spring to Sp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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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는 '시간'을 주제로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했습니다.

좋으니까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재미있게 본 콘텐츠들을 틈틈이 소개해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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