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과 월요일의 경계.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그 실금같은 경계가 있다. 시계를 가로지르는 두 개의 바늘로 나뉘는 단순한 형태가 아닌 말로 설명 불가능한 마법같은 순간.
참 신기하지. 단지 요일이 바뀌는 것 뿐인데, 어쩌면 매일이 같은 하루일 뿐인데 그 경계를 넘는 순간 많은 것이 달라짐을 느낀다. 어제와 똑같은 해님이지만 1월1일의 해님은 또 다른 존재로 느끼는 것처럼말이다. 지금으로부터 21시간 전 나는 그 묘한 경계를 넘어섰다. 지난주를 넘어 이번주로. 일요일을 넘어 월요일로. 운동장에 그어진 선 하나를 넘어서듯 폴짝 뛰어 새로운 시작점에 서있다.
많이 곤두서있던 지난 한 주였다. 평온함을 유지한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었나보다. 목소리를 통해 나오는 모든 문장엔 생선가시같은 날카로움이 가득했고 채 여과시키지 못한 짜증의 오로라가 온몸에서 뿜어져나왔다. 스스로가 느낄정도니 날 지켜보는 사람들은 어떠했을까. 괜한 눈치속에 그들을 가둔것만 같아 괜시리 미안해진다. 그렇게 휴일 같지 않은 휴일을 보낸 뒤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는 오늘, 마음가짐을 정리정돈하였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힘내보자. 벌어진 일 씩씩하게 헤쳐나가보자. 차분하게."
마음을 잡아보았다. 슬픔과 걱정, 중심을 잡아야한다는 부담감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보기로 했다. 그렇게 한 풀 꺽어보니 머릿 속 어지러웠던 것들이 점차 정리가 되는 것 같았다. 뿌옇게 흐려졌던 눈앞에 점차 밝아져 나아갈 길이 보이는 듯 했다. 그렇게 난 12시를 넘어 마법같은 순간을 지나온 것이다. 또 다시 일주일을 버텨낼 힘을 얻어버렸다. 리셋!!!! 에너지가 풀 충전되고 기분 역시 마찬가지, 긍정적인 마음도 어디선가 퐁퐁 샘솟아오른다. 게임 속 캐릭터가 하트하나를 얻어 생명하나를 더하면 이런 기분을 느끼지 않을까.
우리의 삶엔 수많은 시작점이 있다. 새로운 해의 시작, 새로운 달의 시작, 계절의 시작, 학기의 시작, 하루의 시작 그리고 일주일의 시작. 이렇듯 만들기만 한다면 어떤 시작점이든 만들어 낼 수 있는것이 우리의 삶이다. 그 말은 언제든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뜻도 아닐까. 힘든날의 연속이라면 그래서 마음이 한 없이 무거워진다면 점을 하나 찍어보자. 아니, 선을 하나 그어보자. 폴짝하고 가볍게 뛰어넘을 수 있는 선하나를 마음 속에 그리고 깊게 숨을 들여마시고 내쉬어보자. 두 발바닥에 힘을 주고 폴짝! 정말 별 거 아닌 뜀박질 한 번이면 충분하다. 작은 뜀박질 한 번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를 넘어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을 것이다. 해리포터의 9와 4분의3 정류장을 통과하는 그런 신기한 마법처럼.
나에게 이번 시작점은 일요일과 월요일의 경계였다. 일요일을 겪어낸 나와 다른 내가 월요일을 맞이했다. 씩씩하고 포기하지 않는 나. 힘을 내고 힘을 주는 나. 바로 이번주를 열심히 살아나갈 나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