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부서진다 바다가 부서진다 부서진다 부서지다 못해 바스러진다
부서진다는 건 무엇일까. 마음이 부서지고 관계가 부서지고 삶이 부서지고... 수많은 것들이 부서진다.
산다는 건 무엇이고 죽음이란 무엇일까. 실금 같은 경계선을 삶의 한편에 두고 우리는 살아간다.
그러다 내가 가진 단 하나의 희망이 좌절로 변했음을 느낄 때, 헤쳐나갈 방법을 도저히 찾지 못해 암흑만이 존재할 때 경계선은 분명해져 온다. 점점 또렷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 선을 넘기만 한다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당신은 영원한 평온을 가질 것이라고 속삭이고 또 속삭인다.
그렇게 결국 자신의 삶을 부서뜨리고 마는 사람. 정말 평온을 가졌을까. 평온하다고 느낄 영혼이 남아있기나 한 것일까. 죽음 이후의 것들은 모든 게 미지수다. 삶을 살아가는 이들은 아무리 애를 써도 알 수 없는 모호한 공간과 시간. 궁금하긴 하나 결코 스스로 알아내서는 안 되는 너머의 세계.
식사 자리를 한 번 한 적이 있는 이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중 전해 들은 비보는 나의 시간을 부서뜨렸다. 가까운 관계는 아니었으나 그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안타까웠고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속상함이 뒤따랐다. 그리고 계속 되뇌게 되는 생각 하나는 남은 이들의 삶. 어쩌면 그들은 지금부터 부서져가는 삶을 살아가야 되지 않을까... 점점 무너지고, 점점 부서지고 결국엔 모든 것이 바스러지는 그런 하루들.
햇빛과 바다가 조각조각 부서져 눈부신 윤슬을 만들어낸다. 하염없이 바라보게 된다. 모든 것이 평온한 듯 느껴져서, 반짝거리는 저 빛의 조각들이 마치 내 모습같이 느껴져서. 마음이 착해진다. 마음이 순해진다. 윤슬은 그런 존재다. 누구도 하지 못한 위로를 조용히 건네는. 삶을 부서뜨린 그는 그토록 바라던 평온함을 얻었는지 문득 궁금해온다.
햇빛이 부서진다 바다가 부서진다 그리고 평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