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잡는다.
누군가의 손을 잡는다는 건 그이의 온기를 느끼고자 하는 것. 너의 손의 아늑함으로 내 손의 서늘함을 잠시나마 데워달라고 귀여운 투정을 부리는 것.
차디찬 겨울이 오면 우린 모두 콩닥거리는 심장을 손바닥 위에 놓고 사는지도 모른다. 장갑을 낀 아이의 손이 혹여라도 시려울까 호호 바람을 불며 조막만 한 손을 감싸 쥔다. 엄마의 온기가 입김을 타고, 손바닥을 건너 아이에게로 전해진다. 두 개의 손에 쥐어진 두 개의 심장. 아무리 세찬 바람이 불더라도 아이는 따뜻할 것이다. 코끝이 빨개졌지만, 두 볼이 발그래졌지만 엄마의 한없는 온기 속에 차디찬 계절을 무사히 보낼 것이다.
시작하는 연인들의 손끝을 보면 괜스레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오늘은 기필코 손을 잡아봐야지! 내가 먼저 잡아도 이상하지 않겠지? 두 사람의 머리맡에 두근거림이 가득한 말풍선이 동동 떠다닌다. 살짝 두 개의 새끼손가락이 스친다. 화들짝. 손바닥 위 분홍색 심장의 움직임이 빨라진다. 콩닥콩닥콩닥. 아직 이른 봄임에도 그들의 벚꽃이 만개하려 한다. 수많은 떨림 속에 겨우 맞잡은 두 손, 따뜻하다 사랑스럽다 귀여운 영원을 꿈꾼다. 누구나가 그렇듯 이들 역시 서로의 손 언제까지고 놓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세상 모든 시작하는 연인들의 발그스름한 분홍의 심장이 오래도록 간직되길 바라고 또 바라본다.
난 오늘 누구의 손을 잡았던가. 운전을 하는 남편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희끗희끗 흰머리칼 보이듯 그의 손 역시 세월을 살아가고 있었다. 거칠어졌고 투박해졌으며 거뭇하게 햇볕에 그을렸다. 우리의 손에도 분홍의 벚꽃이 만개했을 그럴 때가 있었겠지? 흐드러지게 꽃잎 나부끼던 계절을 지나 우리의 잎들은 곱게 물들어 가고 있는 중일 것이다. 흘러가는 세월 속에 멋들어지게 물든 단풍잎이 주름이 하나씩 늘어가고 거칠어지는 둘 손에 가득이다. 어색하게 손을 잡아본다. 차가운 손바닥으로 그의 온기가 스르르 퍼져나간다. 우리 손바닥 위 심장은 어떤 모습을 띄고 있을까. 콩닥거리거나 두근거리진 않겠지만 은은하게 뛰고 있을 두 개의 심장. 오래된 연인의 여유로움이 담긴 너와 나의 심장. 나 역시 바라본다. 그와 나의 맞잡은 두 손이 오래도록 함께 하기를.
내 손은 차갑다. 왼손으로 오른손을 잡아봐도 찬 기운은 가시지 않는다. 혼자는 아무리 애를 써도 한계가 있다. 누군가의 손을 잡아야 한다. 그래야만이 손이 따뜻해진다. 손바닥 위 심장도 말랑말랑해질 것이다. 손을 내밀어본다 그리고 나를 향해 뻗은 손을 잡아본다. 나는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