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아웃 이후의 이동 수단과 일정을 계속 고민하고 있었는데 쉽게 해결이 되었다. 밤 비행기로 돌아가는 것을 알고 리조트에서 레이트 체크아웃을 제안해주었고, 공항까지 이동하는 차량도 제공해준다고 했다. 리조트에 남아 있는 내내 라운지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열심히 호텔 숙박을 모아 등급을 올리는 사람들이 다 이유가 있었구나. 마일리지를 모으라고 귀에 딱지가 앉게 설득하던 선배들의 말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
파드마 우붓 리조트 클럽 라운지에서 보이는 바깥 풍경
직원들에게 뜨리마까시와 쑥스마와 땡큐를 끝도 없이 반복하며 공항 셔틀에 오른다. 한국에서 거리만 좀 더 가깝다면 좋을 텐데 언제 다시 오게 될지 몰라 아쉬운 마음이 든다.
방학이면 해외여행을 가고, 여러 개의 학원을 다니며 남들과 비슷한 풍요 속에서 살아온 나의 아이들이 부모가 부자라고 착각하지는 않을까 늘 신경을 쓴다. 이런 시간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며, 한 번의 여행을 위해 엄마 아빠는 평소에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하고, 그 대가로 너희들이 이런 혜택을 누리는 것이다 매번 잔소리를 하지만 귀담아 듣지는 않는 것같다.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늘 여행이 끝나갈 때쯤 다음 여행지를 구상한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시설이 잘 갖춰지고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을 선호했지만, 이번 여행에서 게스트하우스를 데리고 돌아다녀 본 결과, 앞으로의 가족 여행은 접근성 좋은 저렴한 숙소 위주로 숙박을 해도 괜찮겠다는 확신이 든다. 적당한 숙소에서 환경에 적응하며 여행 자체를 즐기는 콘셉트로 다음 가족여행을 기획해야겠다. 이제 비로소 여행다운 여행을 하려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