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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만보 May 13. 2020

댓글 마케팅 공감

오늘도 온라인에서 인테리어 소품과 리빙 용품 광고를 만났다. '이케아'와 '오늘의 집'을 좋아하는 나의 관심사가 반영된 광고다. 이런 광고는 너무 자주 지만 않는다면 특별히 거슬리는 점은 없다. 나는 TV나 인터넷에서 새로운 광고를 보는 것이 좋다.


배너 광고에 비해 소셜미디어의 광고는 스토리가 있고 재미가 있다. 무엇보다 인스타그램에 뜨는 광고는 이미지, 동영상, 링크, 댓글까지 샅샅이 읽는 버릇이 있다. 밤에 침대에 누워 잠이 올 때를 기다리며 무의미하게 피드를 넘기기다가, 한 번은 어떤 여성용품 광고 게시물에 영혼 없는 댓글 타래가 달린 것을 발견했다.



써보지도 않고 뭐가 그렇게 좋다는 걸까. 공감되지 않는 공허한 댓글을 보며, 인스타그램에서 광고보다 흥미로웠던 사용자들의 댓글 유형이 떠올라 기억나는 대로 정리해 다.


* 친구를 소환하는 댓글 - 이거 어때, 살까, 너한테 필요한 거야, 이거 사줘, 공구하자...

* 판매자에게 궁금한 내용을 질문하는 댓글 - 라지도 있나요? 성분이 뭐예요? 배송 왜 안오죠...

* 써보고 좋았던 점을 공유하는 댓글 - 갱생템, 가성비 좋음, 커버력은 인정...

* 써보고 실망한 점을 공유하는 댓글 - 사자마자 고장, 너무 퍽퍽해, 효과 잘 모르겠음...

* 광고 자체에 대한 소감을 말하는 댓글 - 모델 너무 이쁨, 요즘도 이런 거 쓰는 사람 있나, 집 광고인 줄...


이런 내용들이 골고루 섞인 사용자 댓글에서 그 광고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흥망의 분위기가 읽힌다. 광고주가 속상하겠다 싶을 정도로 댓글 반응이 안 좋을 때도 있고, 도대체 왜 이 제품에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궁금해질 만큼 칭찬과 만족으로 후기가 넘쳐나는 광고도 있다.


회사에서 큰 맘 먹고 SNS에 광고를 시작했는데, '이거 써봤는데 별로임' 같은 내용이 첫 댓글로 올라온다면 광고 담당자의 심정은 얼마나 절망적일까. 초반에 작성된 부정적인 댓글은 다른 사용자들의 구매 의욕을 떨어뜨리고, 비슷한 불만을 가진 사용자들이 참여하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광고 댓글에는 알게 모르게 업체나 알바의 작업 글이 종종 들어간다. 댓글, 친구 소환, 좋아요, 공유하기 등의 액션은 모두 비용을 들여 만들어낼 수 있다. '바이럴 마케팅'이라는 이름을 달고, 제품에 대한 입소문을 업체가 대신해서 만들어주는 시장이 존재한다. 업체에서 설계한 댓글은 사용자 댓글 사이에 자연스럽게 섞이면서 긍정적인 후기의 비율을 높인다. 댓글을 양적으로 늘려서 구매에 확신이 없던 사람들관심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SNS 피드에 노출되는 광고 상품을 숱하게 사들이고 후회하는 일을 수년째 반복하다보니, 광고 밑에 달린 댓글이 진성 사용자의 것인지 만들어진 것인지 구분하는 감을 터득했다. 그간의 경험에 근거했을 때, 인스타에서 광고 상품의 댓글 후기가 순수하지 않다고 의심되는 순간이 있다.


* 제품의 장점을 강조하는 칭찬 댓글이 반복될 때  

* 제품의 장점을 속속들이 알려주려고 하는 TMI 후기가 있을 때

* 뭐가 좋은지를 말하지 않고 막연하게 좋다고 얘기하는 댓글이 많을 때

* 인스타 활동을 하지 않는 사용자의 댓글이 있을 때

* 댓글 수가 너무 많을 때


아마 요즘의 인스타그램 광고 후기를 전적으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사용자들도 후기 댓글에 어느 정도의 과장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여 판단을 하고 있지 않을까. 고객에 빙의한 알바들의 댓글에서 기업이 빠르게 변하는 사용자와 플랫폼을 따라가기 위해 고전하는 모습이 보여진다.


기업 입장에서 인지도가 전혀 없는 상품을 광고하는 상황이라면 사전에 적절하게 깔아주는 입소문이 큰 도움이 된다. 초반 댓글에 긍정적인 후기를 몇 개 올림으로써 전체적인 사용자 반응을 기대감과 호감으로 만들어준다면 광고의 성과도 좋아진다.


사용자를 기만하지 않는 적당한 수준의 댓글 마케팅은 기업에게도 사용자에게도 필요하다. 홍보가 아닌 듯 홍보하는 댓글 마케팅은 효과와 신뢰 사이에서 미묘하게 줄타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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