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슬픔의 균형

키워드 3 : 감정 - 삶을 이끄는 에너지

by 서효봉

Pixar의 영화 '인사이드 아웃' 보셨나요? 저는 예고편만으로도 흥미로운 영화였습니다. 어떤 점이 흥미로웠을까요? 이 영화에는 '기쁨, 슬픔, 소심, 까칠, 버럭'이라는 다섯 가지 감정이 나옵니다. 이 감정들은 사람의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일하는데요. 주인공 '라일리'(11살)의 머릿속 감정 캐릭터들이 겪는 이야기입니다. 감정을 캐릭터로 만들다니 흥미롭지 않나요? 일단 그 창의성과 새로움에 점수를 듬뿍 주고 싶은 영화입니다.



라일리의 집은 미네소타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합니다. 어릴 적 이사해 본 사람들을 다 아실 겁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지요. 라일리의 감정 컨트롤 본부가 바빠집니다. 그러다 우연한 사고로 '기쁨'과 '슬픔'이 본부 밖으로 이탈합니다. 이 때문에 라일리는 밝은 모습을 잃게 되고 급기야 미네소타로 돌아가겠다고 가출까지 합니다. 라일리가 예전과 같은 밝은 모습을 되찾으려면 '기쁨'과 '슬픔'이 본부로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지요. '기쁨'은 '슬픔'을 데리고 좌충우돌하면서 본부로 돌아오는데요. 그 과정에서 '기쁨'은 라일리의 행복을 위해 '슬픔'을 버리고 혼자 귀환하려 하지요. 하지만 귀환은 실패하고 '기쁨'은 라일리의 행복한 기억 속에 슬픈 기억이 포함되어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기쁨'은 '슬픔'이 있어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고, 함께 본부로 귀환해 힘을 모아 새로운 핵심기억을 탄생시키지요. 그렇게 '감정 컨트롤 본부'는 평화를 되찾게 되고, 라일리도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갑니다.


저는 이 영화가 우리의 감정에 대해 생각해 볼만한 거리를 던진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에 나오는 다섯 감정들을 살펴볼까요? 각 감정들은 제각각 맡은 역할이 있습니다. 기쁨은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게 하고 라일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슬픔은 라일리가 힘들 때 쉴 수 있도록 도와주지요. 소심은 위험한 것들로부터 라일리를 보호해주고 까칠은 해로운 것(맛 없는 브로콜리)들로부터 지켜줍니다. 마지막으로 버럭은 하기 싫거나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싫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알리지요. 이렇게 모든 감정들이 역할이 있고 존재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현실은 아이들의 긍정적인 감정만 인정합니다. 아이가 기뻐하는 건 좋지만 슬퍼하거나 화를 내거나 까칠하거나 소심하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슬픔이라는 감정에 대해 우리는 '아이를 괴롭히는 것', '아이에게서 없어져야 할 것'으로 규정하지요. 이 영화는 이런 우리들의 생각을 뒤집고 '슬픔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감동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감정들이 겪는 우여곡절이 나중에는 아이를 성장시키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아이가 크면서 감정 컨트롤 본부의 제어판이 점점 업그레이드 되는 걸 보면 알 수 있지요. 영화가 전해주는 이 메시지는 '아이 교육'을 할 때 잊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어 하는 부모들의 마음이 오히려 아이의 성장을 가로막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이제 ‘균형 잡힌 교육’이 필요합니다. 뭐든지 너무 극단적이면 부작용이 생깁니다. 아이를 웃게 해주는 노력도 꼭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슬픔과 어려움을 부정해서는 안 됩니다. 어찌할 수 없는 슬픔, 피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음을 아이가 알게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오로지 기쁨과 즐거움만 안다면 언젠가는 겪을 슬픔과 어려움에 좌절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쁨도 즐거움도 슬픔과 어려움이 있을 때 의미가 있음을 깨닫게 하는 건 어떨까요? 슬픈 것, 어려운 것을 피하라고 가르치기 보다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이끌어야 합니다. 마음껏 슬퍼하고 어려워하고 힘들어하면서 그런 것들을 이겨내는 방법도 알게 됩니다. 슬픔과 어려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인정하면서 아이는 점점 어른으로 성장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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