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오력

by 서효봉

‘노오력’이라는 말. 몸과 마음을 다해 애쓴다는 뜻인 노력보다 더 용쓴다는 느낌이 든다. 설마 싶지만 이 단어도 사전에 있다. 신조어 사전인가? 아무튼 ‘노오력’을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이렇게 나온다. ‘노력보다 더 큰 노력을 하라는 말로 사회가 혼란하니 노력 가지고는 되지도 않는다는 것을 풍자한 말’이란다. 노력보다 더 큰 노력이라니. 노력 가지고는 되지도 않는다라. 그것 참 묘하다. 채찍질하는 우리 사회의 압박감을 뒤에서 쳐다보며 비웃는 듯 노력이라는 단어에 길게 힘주었다.


ant-1541524_1280.jpg


노오력에 대해 더 알고 싶어 검색을 해봤다. 노오력의 연관검색어는 노오오력, 헬조선이다. 이번엔 노오오력을 검색하니 노오오오력으로 검색하겠냐며 검색어 제안이 나온다. 피식 웃음이 난다. 그 제안에 응했더니 연관검색어로 노오오오오력이 필요해가 나온다. 그걸 누르면 다시 노오오오오오력으로 검색하겠냐며 제안이 나오고 또 응하면 더 이상 연관검색어도 제안도 나오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그냥 노력으로 검색해봤다. 노력의 검색 결과에는 노오력이 나오지 않았다. 노력과 노오력은 관계없지만 노오력과 노오오력, 노오오오력, 노오오오오력, 노오오오오오력은 관계가 있단 말인가?


사실 노력과 노오력은 관계가 있다.

관계없을 리가 없지 않은가? 노력에서 나온 노오력인데. 노력이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기 때문에 자료의 양이 많아 노오력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노력의 역사라? 위키백과에 따르면 노력은 라틴어로 코나투스(Conatus)이며 일찍이 심리철학이나 형이상학에서 사용된 서술어라고 한다. 고대 그리스로부터 시작된 노력의 개념은 기원전에 스토아학파와 소요학파에 의해 발전되었다. 사물이 본디부터 가지고 있고 스스로를 계속 높이려는 경향을 말한다고 하는데, 사물은 심리적 실체, 물리적 실체, 혹은 그 양자의 혼합물을 가리키며 수천 년에 걸쳐 많은 다른 정의나 논하는 방법이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같은 철학자들의 의해 정식화되었다고 한다. 뭔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노력의 역사는 유구하고 노력이 노오력이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노오력은 대체로 헬조선이라는 단어와 연결이 되는데 헬조선은 2010년대에 들어 널리 알려진 인터넷 신조어다. 한국이 지옥에 가깝고 전혀 희망이 없는 사회라는 의미다. 이와 연관되어 기성세대가 청년 세대에 하는 조언이나 충고 등을 비꼬는 말로 노오력을 사용한다고 한다.


youth-570881_1280.jpg


노력은 결석 한 번 하지 않는 모범생 느낌이 나고, 노오력은 꼰대에 맞서 삐뚤어지고야 말겠다는 비행청소년처럼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노력은 고고하고 노오력은 노오오오오오력이 될 때까지 자기 분열한다. 근데 나는 노력보다 노오력이 더 인간적으로 느껴지고, 왠지 모르게 서글프다. 어른답지 못한 이들에게 상처받은 영혼들. 나와 그들의 언어. 그 언어가 흐느낀다. 눈물 자국이 마르기도 전에 웃어야 하는 세상. 그래도 살아지는, 살아내는 영혼들의 생활.


누구나 각자의 한계 속에 살고 있다.

우린 그 한계를 똑바로 쳐다보되 인정해야 한다. 상대방의 한계 또한 마찬가지다. 절대적인 한계점이 다르다고 해서 누군가의 세계가 평가절하 되어선 안 될 것이다. 어느 지점에 서 있든 사람의 세계에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사연과 그 길을 걸어온 사람의 고단함이 물들어 있다. 위로는 위로다워야 한다. 노력이든 노오력이든 인간답고자 하는 그 마음만으로도 고맙고 귀함을 나누자.


노오력이 노력으로 날아오를 때까지.

이전 15화반값 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