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치히치 행성, 물은 1%도 안 될 정도로 메마른 이 행성은 아미족들이 사는 행성이다. 제우스 행성과는 반대로 바다 대신 땅만 가득한 행성이다. 아미족들은 넓은 땅이 있어도 키치히치 호수라는 작은 호수 주변에만 모여 살아가고 있었다.
이 행성으로 붙잡혀 온 미카와 해루는 감옥에 갇혔다. 물이 귀한 행성이라 그런지 물을 주지 않았다. 음식도 주먹밥만 한 크기의 작은 덩어리 하나만 나왔는데 그마저도 흙 맛이 났다.
졸지에 감옥살이 중인 미카와 해루는 여기서 전쟁 중에 붙잡힌 프렌족들을 만났다. 다들 미처 쉘터로 대피하지 못한 민간인 프렌족들이었다. 그들 중 한 명이 미카에게 말했다.
“당신들이 그 지구에서 온 자들인가요?”
“네? 어떻게?”
“얼마 전까지 여기 있었던 친구가 이야기해줬습니다. 혹시 그들이 오면 이야기 좀 전해달라더군요.”
“무슨 이야기를?”
“넘겨준 물건에 열쇠가 있으니 아몬드를 찾아오라고”
“네?”
“아무튼 저는 전했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미카와 해루는 여기서도 조사를 받았다. 에크하르트들이 조사했던 것처럼 아미족도 그들에게 무언가를 물었고, 검사를 했고, 머리카락과 혈액을 채취해갔다. 주사라면 기겁을 하던 해루도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주사를 맞았다.
조사가 끝나고 감옥에 누워 있던 미카가 해루에게 물었다.
“해루, 혹시 코너 씨 말이야.”
“네, 코너 씨가 왜요?”
“프렌족 아닐까?”
“저도 그 생각했어요. 좀 다르게 생기긴 했지만 오징어나 문어나. 큭.”
“그러면 그 메시지는 코너 씨가 남긴 것 같은데?”
“넘겨준 물건에 어쩌고 하는 거요?”
“그래. 넘겨준 게 뭐지?”
“이거 아니에요? 이거?”
해루는 그런 말을 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품에서 총을 꺼냈다.
“어? 너 조사 받을 때 안 뺏겼어?”
“저는 그냥 넘어가던데요?”
미카는 벌떡 일어나 그 총을 살펴보았다. 레이저 총이지만 뭐 특별한 건 없는 총이었다. 탄창이 있는 것도 아니고 조립식도 아니다. 단지 잠금장치와 방아쇠만 있을 뿐. 미카는 총을 들여다보며 몇 시간을 고민했지만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다. 미카에게서 총을 건네받은 해루가 말했다.
“혹시 이거 한 번 쏘면 뭔가 나오는 거 아니에요?”
“나오다니 뭐가?”
“레이저 총인데 레이저 나오겠죠. 뭐.”
“야, 잠근 장치도 안 풀고….”
해루가 방아쇠를 당기자 총에서 레이저 대신 홀로그램 영상이 나와 벽에 띄워졌다.
“총이 아니네?”
“그랬군, 그래서 안 걸렸나 보네.”
영상에 말하는 제리가 나와 비상시 탈출 방법을 소개했다. 총의 안전장치를 풀고 방아쇠를 두 번 당기면 주변 전자장치를 무력화시킨다는 설명이었다. 그리고는 어떤 입체 지도가 하나 표시되었는데 아무래도 탈출 루트를 표시한 지도 같았다.
미카는 총을 이용해 감옥 문을 열었고 해루와 함께 지도에 표시된 곳으로 달려갔다. 이상하게 감옥인데도 복도에 지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표시된 곳까지 가는 동안 아미족 군인은 없었다.
마침내 표시된 곳에 도착하자 엘리베이터가 하나 있었다. 거기에 올라타 스페이스 콜로니라는 버튼을 눌렀더니 엘리베이터가 엄청난 속도로 올라갔다. 머리가 어지러워질 정도로 빠르게 이동해 도착한 곳에 우주선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우주선에 올라타니 역시나 코너 씨와 아몬드 봉봉이 그들을 맞이했다. 최대한 빨리 키치히치 행성을 벗어났다. 행성 전체가 흔들리고 있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