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된 사람들

by 서효봉

이상한 일이 벌어졌고, 이상한 우주선이 나타났다. 우주선은 해루 일행 위로 빛을 내렸다. 빛이 사라지고 그 자리엔 아무도 없었다. 우주선은 천천히 회전을 시작하더니 그 속도를 높여갔다. 형태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회전할 무렵 우주선도 사라졌다.

해루는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우주선 내부로 워프 된 일행을 맞이한 사람은 해루의 엄마와 아빠였기 때문이다. 엄마는 해루를 향해 두 팔을 벌렸고, 아빠는 얼른 오라며 손짓을 하고 있었다. 해루는 달려가 엄마의 품에 안겼다.

“엄마! 어디 갔었어!! 내가 얼마나 찾았다고!! 어디 갔었어! 어디!”

엄마는 해루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아빠도 울고 있는 해루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꿈만 같았다. 그렇게 10분쯤 지났을까? 이상하게 엄마와 아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해루가 계속 이것저것 물어봤지만, 그저 싱긋 웃을 뿐 대답이 없었다.

코너씨가 해루에게 말했다.

“그건 진짜 부모님이 아니야. 잘 만든 이미지 인형이야.”

“네? 진짜가 아니라고요?”

“안 됐지만, 사실이야.”

“말도 안 돼!”

해루가 말하는 순간 엄마와 아빠의 움직임은 멈췄다. 멈춘 엄마와 아빠는 점점 회색빛이 되었고, 잠시 후 가루가 되어 무너져내렸다. 해루는 더 크게 울기 시작했다.

미카와 은지가 해루를 달래는 동안 코너씨와 봉봉은 우주선 내부를 살펴보기로 했다. 워프 된 그들을 맞이한 이미지 인형 말고는 아무도 그들 앞에 나타나지 않았기에.

우주선은 정말 컸다. 예전 봉봉의 우주선보다 10배는 큰 것 같았다. 이렇게 큰 우주선을 움직이려면 대단한 동력원이 필요할 것이다. 코너씨가 봉봉에게 말했다.

“봉봉, 이 정도 우주선이라면 그 녀석 우주선이 아닐까?”

“그래, 나도 그 생각했어. 코타나 에너지가 아니라면 이 큰 걸 어떻게 움직이고 순간이동까지 하겠어?”

그런데 우주선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 큰 우주선 내부엔 살아 있는 생명체가 없었고 우주선의 조종도 컴퓨터가 자동으로 하고 있었다. 봉봉이 우주선에 입력된 목적지를 확인해보니 달이었다.

달까지는 금방이었다.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달 궤도에 진입했다. 그동안 봉봉이 우주선의 목적지를 변경해보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해킹 불가능한 형태로 암호화된 프로그램이 탑재된 우주선이었다.

달 표면에 착륙한 우주선은 지하로 내려가는 이동 장치와 합체했다. 그리곤 지하로 한참을 내려갔다. 이동 장치가 멈추고 이번엔 옆으로 이동하는 장치와 합체해 이동했다. 미카가 코너씨에게 물었다.

“여긴 어디죠?”

“아마도 달 기지인 것 같아.”

“달 기지요?”

“그래, 짐작 가는 놈이 우릴 아예 초대한 것 같아.”

“짐작 가는 놈?”

“그놈, 슬리피!”

“네? 슬리피가 왜? 코너씨는 그걸 어떻게 알아요?”

“이 우주선에 있는 코타나 시스템 말이야. 그게 내가 만든 거야.”

“코너씨가요?”

“그래, 이 시스템이 여기 있다는 건 그놈 우주선이라는 말.”

우주선의 이동이 멈추자 일행 주변으로 빛이 일어났고 그들 모두 우주선 아래로 워프했다. 해루는 여전히 상실감에 빠진 상태였고, 은지는 해루 대신 제리를 챙기고 있었다. 미카와 코너씨 그리고 봉봉은 각자 레이져 총을 하나씩 들고 주변을 경계했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가 1분 정도 지속되다 갑자기 그들 앞으로 홀로그램이 피어올랐다. 마네킹 얼굴처럼 생긴, 무표정하고 시커먼 홀로그램 얼굴이 그들 앞에서 입을 열었다.

“환영하네, 친구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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