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코너씨와 봉봉은 시리우스 변방에 있는 교도소를 찾아갔다. 봉봉은 면회 신청을 했고, 그의 친구 그러니까 베스는 죄수복을 입고 화면 너머에 나타났다.
그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걸어와 의자에 앉았다. 흥분한 봉봉이 그에게 묻기 시작했다.
“이봐! 베스! 어떻게 된 거야?”
“……”
“왜 그딴 거짓말을 한 거냐고! 도대체 왜?”
“……”
“우리 가족들은 지금 어딨어?”
“……”
“제발, 무슨 말 좀 해봐! 베스!”
코너씨는 봉봉을 진정시키기 위해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고 봉봉은 의자에서 일어나 뒤로 물러났다. 그 의자에 앉은 코너씨가 베스에게 말했다.
“저는 봉봉의 친구, 코너라고 합니다.”
“...…”
코너씨는 종이에 뭔가를 적더니 그에게 보여주었다. 그 종이에는 ‘누군가에게 협박받고 있나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
“만약 그렇다면 천천히 고개를 흔들어 주세요.”
코너씨의 말에 베스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봉봉은 베스의 반응을 보고는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면회실은 4대의 카메라가 감시하고 있었다. 물론 주고받는 이야기도 녹취되고 있을 것이다.
코너씨는 종이에 ‘S’와 ‘P’를 적어 베스에게 보여줬고, 베스는 ‘P’라고 적힌 쪽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봉봉은 카메라의 시야를 가리기 위해 코너씨 뒤를 서성거렸다.
면회가 끝났다. 베스는 나올 때처럼 고개를 푹 숙인 채 안으로 들어가 버렸고, 코너씨와 봉봉은 밖으로 나왔다. 봉봉이 코너씨에게 물었다.
“어때?”
“거짓말하는 것 같진 않아.”
“그건 전에도 그랬다고.”
“뭐, 일단 촉이 그래.”
“그럼, 이제 거기로?”
“그래. 거기로.”
미카와 해루, 은지가 정신을 차렸을 땐 우주 경찰의 총장 가니쉬가 그들을 연구소 유리 감옥에 가둔 뒤였다. 해루는 유리로 된 벽면이 너무 반질거려서 어떻게 여기 들어온 건지 궁금했다.
미카가 유리를 발로 차기도 하고, 주먹으로 두드려도 봤지만 소용없었다. 엄청난 두께의 강화 유리고 빈틈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감옥이라 마치 유리구슬 속에 갇힌 것 같은 느낌이었다.
가니쉬는 그의 비서 세이란과 함께 유리 감옥 앞으로 걸어왔다. 가니쉬가 검지로 유리를 톡톡 건드리니 유리 색깔이 묘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투명하던 유리가 살짝 탁해지더니 가니쉬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오랜만이구나, 은지야.”
“……”
“죽은 줄 알았더니 살아 있었네?”
“……”
“이제, 아빠 말 좀 들어.”
가니쉬의 말에 미카와 해루가 놀라며 은지를 쳐다봤다.
“아빠라고? 저 사람이?”
은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해루는 심하게 흔들리는 은지의 눈동자를 보니 무슨 사연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비서 세이란의 옆에 있는 벽에 어떤 메시지가 떠올랐다. 세이란이 가니쉬에게 말했다.
“총장님, 준비가 다 됐다고 합니다.”
“오, 그래? 지금 바로 가지.”
“네, 그럼 이쪽으로.”
그들이 떠나고 5분쯤 지났을까? 총장과 함께 갔던 세이란이 다시 돌아왔다. 그가 유리 감옥을 톡톡 건드리니 다시 유리의 색깔이 변했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봐! 괜찮은 거야? 다들!”
코너씨의 목소리였다. 미카와 해루, 은지는 그 반가운 목소리가 세이란의 입에서 나온다는 게 놀라웠다. 멍한 표정의 그들을 본 세이란은
“아, 이거?”
목에 걸린 목걸이의 보석을 손으로 감싸자 세이란의 얼굴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뭔가 분해되는 것 같은 과정을 거쳐 다시 형태를 이룬 그 모습은 코너씨의 얼굴이었다. 놀란 미카가 말했다.
“코너씨! 코너씨 맞죠?”
“보면 몰라?”
코너씨가 유리 감옥 앞에 있는 컴퓨터에 뭔가를 꽂자 유리 감옥의 벽이 회전하며 사라졌다. 그리고는 달렸다. 그들은 무작정 코너씨를 따라 달렸고 코너씨는 그들을 데리고 연구소의 비상탈출구로 빠져나왔다. 언제 어디서 합류했는지는 모르지만, 봉봉도 함께였다.
연구소에서 벗어나 또 한참을 달려 작은 언덕 위까지 도망쳤다. 모두가 지쳐 숨을 헐떡이고 있을 때 갑자기 연구소 쪽으로부터 강한 진동이 전해졌다.
땅이 흔들리고 커다란 타워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타워는 점점 붉어졌고, 그 주변으로 엄청난 전자파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내 보이지 않는 폭발이 일어났다.
모든 게 멈췄다. 흔들리던 나무도, 쉼 없이 흐르던 강물도, 어딘가로 날아가던 새도. 언덕 아래로 보이는 시리우스의 모든 것들이 정지된 것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미카와 해루, 은지 그리고 코너씨와 봉봉은 멀쩡했다. 마치 그들만 살아남은 것처럼.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