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가 울렸다. 문에 귀를 대고 듣던 해루와 미카는 놀라 서로를 쳐다봤다. 어디선가 사람들이 우르르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문이 벌컥 열렸고, 해루와 미카는 열린 문 뒤에서 숨을 죽이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총장님, 침입자가 있는 것 같습니다.”
“침입자?”
“에크하르트 중 하나가 서버에 침입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에크하르트라니?”
“일단 계속 수색 중입니다.”
“빨리, 찾아!”
몰려왔던 사람들이 물러가고 문이 닫혔다. 해루와 미카는 서로에게 이제 어떻게 하지? 라는 몸동작을 보였다. 그러는 동안 또 누군가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두 남자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숨을 곳을 찾았지만 숨을 데는 없었다.
눈을 질끈 감은 두 사람 앞으로 달려온 사람은 은지였다. 은지는 두 남자의 어깨를 건드렸고 둘은 화들짝 놀라더니 입을 막았다. 경보음 울리는 복도 끝에 모인 세 사람은 다시 천천히 문에 귀를 갖다 댔다.
이상하게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은지는 천천히 문손잡이에 손을 가져갔다. 미카는 그런 은지를 말려보려고 했지만 이미 문은 열리고 있었다. 열린 문 사이로 꽤 넓은 공간이 나타났고 그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라? 어디 갔지?”
“그러게요. 조금 전까지 있었는데?”
미카와 해루는 내부를 두리번거렸고 은지는 총장이라는 사람의 것으로 보이는 큰 책상 아래를 살펴봤다. 어두운 바닥 한쪽 구석에 손바닥 크기 정도의 원이 빛나고 있었다. 거길 터치하자 책상이 엘리베이터 모양으로 변신했다. 눈이 휘둥그레진 해루가 은지에게
“와, 신기하다, 이거. 은지, 너 여기 이런 게 있는지 어떻게 알았어?”
“내가 이 방을 만들었거든.”
“뭐?”
“이건 지하에 있는 비밀 연구소로 연결된 엘리베이터야. 얼른 타.”
해루와 은지는 얼른 엘리베이터에 올랐지만 미카는 망설이고 있었다.
“애들아, 이건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여기서 빨리 빠져나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미카에게 은지가 말했다.
“아저씨, 경보가 울려서 이미 이 건물 출입구는 전부 봉쇄됐어요! 일단 연구소로 내려가서 나갈 방법을 찾아봐요.”
미카까지 올라타자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고,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얼마나 내려가는지 알 방법은 없었지만, 오랜 시간 움직인 걸로 봐선 꽤 깊숙이 내려가는 것 같았다.
한참 후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고, 뭔가를 연구하는 실험실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실험실 가운데에 코타나 원석이 든 커다란 유리 원통이 보였고, 그 원통에서 나온 전선들이 여기저기 어지럽게 컴퓨터들과 연결되어 있었다.
“근데 말이야, 그 총장이라는 사람하고 다른 한 사람은 어디로 간 거지?”
“그러게요. 아까 그 방에서 내려왔다면 여기뿐인데”
그 말이 끝나자마자 세 사람이 타고 왔던 엘리베이터는 위로 올라가 버렸다. 해루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다시 눌러봤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우리, 여기 갇힌 거 아닐까?”
은지는 고개를 흔들었다.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이 사라졌다면 여기서 밖으로 나간 게 분명해. 경보음이 울리면 비상탈출 하도록 만들어져 있으니까.”
미카가 실험실 가운데로 걸어가며 은지에게 물었다.
“대체 여긴 뭐 하는 데지?”
“아마도 코타나 에너지를 연구하는 곳 같아요.”
“코타나 에너지? 그건 따로 연구소가 있지 않아?”
“맞아요. 근데 이렇게 비밀스럽게 연구하는 걸 보면 뭔가 구린 걸 연구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구린 거?”
해루는 은지의 말에 ‘구리다’는 표현 참 오랜만에 듣는다고 생각했다. 구리다니. 뭘 연구하길래? 그때 갑자기 발밑에서 짜릿한 느낌이 타고 올라왔고 세 사람은 몸을 떨며 쓰러졌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