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타나 왕국

by 서효봉

거대한 문이 열렸다. 우주선만큼 큰 문이 열리는 비현실적인 모습에 다들 입만 벌리고 있었다. 문 뒤에는 길이 하나 있었고, 저 멀리 중세 시대 왕국의 성처럼 생긴 건물이 보였다.

코너씨가 길 위에 한 발을 내딛자 길은 황금빛으로 빛났고, 다시 한 발을 내닫자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덕분에 일행은 놀이기구 타듯이 길을 타고 이동해 성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성문은 아주 천천히 열렸다. 성 내부로 들어서니 놀랍게도 어느 마을의 시장 같은 풍경이 펼쳐졌고,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 계속 걸어갔다. 해루가 코너씨에게 물었다.

“설마, 이 사람들도 다 이미지 인형인가 그건가요?”

“아닌 것 같은데”

그들은 모두 진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달 지하에 이런 마을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는 코너도, 봉봉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봉봉은 주변을 살피며

“여긴, 슬리피의 왕국인가?”

두리번거리는 일행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나 말했다.

“여어, 친구들! 이제 왔어?”

남자를 본 해루와 은지가 외쳤다.

“미카 아저씨!”

그 남자는 미카였다.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긴 했지만, 분명히 미카였다. 미카는 해루와 은지를 향해 윙크하더니 그 옆에 선 남자에게 손짓했다. 남자는 일행이 타고 갈 비행선을 준비했고 비행선은 순식간에 그들을 성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실어주었다.

탁 트인 언덕 위에 맛있는 음식이 가득한 긴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미카가 일행에게 앉을 것을 권했지만, 다들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성 전체에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했다. 땅이 흔들렸고, 마을 사람들은 모두 어딘가로 대피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사람으로 북적였던 성 내부가 거짓말처럼 텅 비었다.

진동이 점점 더 심해졌다. 하늘 어딘가의 공간이 찢어지며, 거대한 우주선이 나타났다. 다짜고짜 레이저를 발사하며 성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마을이 초토화되었다. 치솟는 불길 사이로 기둥이 하나 나타났고 순간 뭔가 번쩍였다.

신나게 마을을 파괴하던 우주선은 그 번쩍임에 녹아내렸다. 모든 게 사라졌고 해루 일행은 그 과정을 언덕 위에서 지켜봤다. 파괴된 마을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그들은 다시 바쁘게 움직였고, 미카는 비행선에 올라 그들에게로 갔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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