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카와 슬리피

by 서효봉

코타나 왕국은 빠르게 재건되었다. 어느 정도 빠르냐면 시간을 뒤로 돌려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순식간에.

미카는 왕국 중앙에 솟아오른 탑에서 어떤 장치를 가동했다. 주변 풍경이 바뀌기 시작했고, 무너진 건물과 파괴된 시설들이 회복되었다.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가자 미카는 다시 해루 일행이 있는 언덕으로 날아와 식탁에 앉았다.

해루는 낯선 분위기를 풍기는 미카 옆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미카는 그런 해루를 보며 물었다.

“해루, 얼른 먹어! 마음껏 먹어도 돼! 친구에게 이 정도는 대접해야지.”

다들 망설이는 분위기였지만 은지는 태연하게 음식을 먹기 시작했고 해루에게 말했다.

“와, 이거 진짜 맛있어. 해루야 먹어 봐.”

반대편에 앉아 있던 코너씨가 입을 열었다.

“이봐, 미카, 어떻게 된 거야? 이 상황을 설명 좀 해주지?”

미카에 말에 봉봉도 고개를 끄덕이며 쳐다봤다. 미카는 고기를 썰던 나이프와 포크를 내려놓고 입을 닦으며 말했다.

“그래요. 제 소개를 다시 하죠. 저는 코타나 왕국의 왕 미카엘 크루제요.”

“미카엘 크루제?”

샐러드를 먹던 은지도 입을 닦고는 자기소개를 했다.

“저는 코타나 왕국의 공주 미나 크루제에요.”

갑작스런 은지의 말에 해루가 놀라며 소리쳤다.

“뭐? 공주? 미나? 너 그 우주경찰 총장 딸 아니었어? 아빠라며?”

“내가 살짝 해킹해서 그렇게 프로그래밍 했어. 그 사람, 인조인간이거든. 꼭두각시일 뿐이지.”

미카는 은지의 손을 잡으며 다정한 웃음을 지었다. 해루와 일행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코너씨는 따지듯 물었다.

“그럼, 둘 다 우릴 속인 거야? 대체 왜?”

은지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왕국을 지키기 위해서요.”

은지의 말에 코너씨와 봉봉 그리고 해루는 서로를 번갈아 가며 쳐다봤다. 다들 무슨 소린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은지는 코타나 성 가운데에 솟아 있는 탑을 가리키며 이야기했다.

“코타나 왕국은 아주 오래전부터 코타나 에너지를 다루는 기술을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평화로웠던 우리 왕국에 우주 경찰이라는 놈들이 들이닥치고부터 모든 게 달라졌어요.”

우주 경찰은 코타나 왕국의 기술을 강제로 뺏어가 시공간 조작 기술을 완성했다. 그리곤 코타나 왕국을 주기적으로 침공해 해적처럼 약탈해왔다고 한다. 기술이 다른 누군가에게 넘어가지 않게 하려고 왕국을 마치 식민지처럼 관리했다.

은지가 이야기하다 잠시 숨을 고르자 코너씨가 물었다.

“근데, 왜 우릴 속였어? 우리랑 무슨 상관이 있어서?”

“해루, 코너 아저씨, 봉봉 아저씨 모두 코타나 기술과 관련 있어요. 우주 경찰을 무너뜨리는데 여러분이 필요해요.”

그때 갑자기 하늘에 검은 물체가 나타났다. 우주선이라고 하기엔 작고, 비행기라고 하기엔 큰 물체였다. 거기서 하얀색 빛이 내려와 은지를 감싸기 시작했고 이내 은지는 사라졌다.

미카가 서둘러 주변 경호원들과 비행선을 타고 뒤쫓았으나 검은 물체는 주변에 강력한 전자파를 만들더니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돌아온 미카는 해루와 코너, 봉봉에게 말했다.

“방금, 그 기술, 시간과 공간을 동시에 조작했어. 그들의 기술이 점점 더 발달하고 있다는 증거야. 이대로 두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왕국은 물론 우주 전체에.”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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