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사니즘이 뭔데

일단 월급은 받았는데 뭐 먹고살지?

by 올대리
글/그림 : 하무나

나는 3년 3개월째 작고 귀여운 월급으로 밥벌이를 하는 직장인으로, 가장 자주 하는 말은 “뭐 먹고살지?”다. 이 글을 쓰기 직전에도 직접 번 돈으로 알탕을 사 먹었다. 그럼에도 숟가락을 딱 내려놓고서는, 뭐 먹고살지? 숨을 쉬고 눈을 깜빡이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럽다. 없으면 아쉽고 어딘가 허전하다. 어느 코시국의 바깥에서 바라본 마스크 없는 휑한 하관 같달까.


먹고사는데도 먹고사니즘을 고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방금 먹은 알탕이 부족했나. 그렇다고 하기엔 해맑은 얼굴로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다음에는 프리미엄 알탕을 먹고 싶어서 그런 건가. 그렇다고 하기엔 알탕이란 음식에 레벨이 있나? 이모, 여기 쑥갓 좀 더 주세요에 몇 만 원이 추가되진 않으니. 아 물론 미더덕은 예외다. 미더덕 추가는 웃돈 좀 낼 수 있지. 그래봤자 A++이란 딱지가 대놓고 붙는 식사는 아니지만. 당연히 마음속에선 A++이다. 칼칼한 국물과 짭조름한 명란의 환상적인 콜라보니까!


먹고사니즘 프로고민러가 된 데에는 알탕은 잘못이 없다. 지금의 식사에 불만을 가져서도 아니고 미래의 식사에 기대를 해서도 아니다. 그냥 본능이다. 태어났으면 뭘 먹어야 하고 뭘 먹었으면 살아내야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먹어야 하고 수십 번씩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러한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것이 삶이다. 그러니까 먹고사니즘을 고민하는 건 살아있다는 증거다.


그렇다면 왜 요즘 따라 격하게 “나 살아있어요!”를 외치는가. 먹고사는 데에는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고, 돈을 벌기 시작한 지 3년 3개월이 되어서다. 이백만 원 남짓한 돈을 다달이 손에 쥐는 애매한 사회초년생이라서다. 퇴근 후 저녁에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싶은 30대 여자라서다. 가끔씩 가족들과 홍콩반점0410에서 짜장면도 시켜 먹고 싶고, 친구들과 역전할매에서 얼음 맥주도 마시고 싶은 K직장인이라서다.


그냥 사람이라서다. 먹고사니즘을 스스로 해결하는 흐름에 있는 사람이라서. 올해부터 삼재라는데 삼재엔 뭘 먹고 사려나. 배고프니 일단 햄버거나 좀 때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