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마술사들을 찾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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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작년, 2020년 한 해는 정말이지 공연 예술계에 큰 타격을 준 해였습니다. 관객과의 소통이 중요한 마술계에는 더더욱 심각한 영향을 주었습니다. 마술인들이 북적북적 모여있던 렉쳐노트의 풍경도 벌써 오래 전처럼 느껴지네요. 많은 마술사분들이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없는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온라인으로 향했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바로 온라인으로 진출한 마술사들입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계시지만, 그 분들을 모두 소개드리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서 제가 개인적으로 자주 시청하는 채널들만 소개드리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1. Majestic
언제나 새로운 아이디어로 매니아들을 자극하는 도기문 마술사의 채널, [마제스틱] 입니다. [마제스틱] 채널의 영상들은 하나같이 짧지만 정성들인, 완성된 마술 하나를 담고 있습니다. 영상을 보다 보면 마치 도기문 마술사의 아이디어 노트를 훔쳐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지요. 대체 어디에서 그런 아이디어가 나오는지 매번 영상이 올라올 때마다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도기문 마술사를 모르는 독자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도기문이라는 이름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린 액트가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무대 마술 액트인 '지휘자 액트' 나머지 하나는 클로즈업 마술 액트인 '화살표 액트' 가 있지요. 여기에서 주목해야하는 점은 무대 마술과 클로즈업 마술은 큰 차이가 있는 마술 장르라는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비교하자면, 전혀 다른 장르인 '쇼미더머니'와 '미스터트롯'에서 동시에 우승을 차지한 것과 비슷하죠.
[마제스틱]의 모든 영상이 하나같이 영감을 주고 매니아들의 덕심을 자극하는 훌륭한 영상이지만 제가 생각하는 베스트 영상은 "액트 탄생 스토리" 시리즈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지휘자 액트'를 만드는 과정을 도기문 마술사님이 직접 설명해주시는 영상이지요. 직접적인 트릭의 언급이나 해법은 없지만 캐릭터를 만드는 데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는지 등등 액트를 만드는 과정을 따라가는 과정이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자신만의 마술을 만들어서 공연이나 대회에 올리고 싶으신 분들에게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2. 김슬기 Seulgi KIM
지금은 마술을 안 하고 계시지만, 한 때 [에튀드] 시리즈로 주목받은 김슬기님입니다. 지금은 마술잡지 아르카나에 있는 박중수 편집장님과 함께 '투 페이스' 공연을 했었죠. 두 분의 인연은 지금까지도 이어져서 아르카나에서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이나 렉쳐에 김슬기님이 자주 출연하시는 걸 볼 수 있답니다. 개인적으로도 무척 팬이었어서, 에튀드 1이나 2는 물론, 오프라인 렉쳐도 빠짐없이 참여했던 기억이 납니다.
[김슬기] 채널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바로 채널을 운영하는 김슬기님 본인의 카드 기술 실력입니다. 이 분의 정체성은 마술사가 아니라, '기술 덕후'이기 때문이죠. 이는 김슬기님이 직접 말씀하셨습니다. 손기술 자체에 흥미를 갖고 있고, 어마어마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카드 기술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즐겁게 시청하실 수 있을 겁니다.
김슬기님은 실제 타짜로 활동한 경험이 없는 순수한 기술 덕후일 뿐입니다. 양지의 편에 서서 음지를 관찰한다는, 덕후의 포지션이 이 채널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타짜'라는 단어는 영화 [타짜] 덕분에 음지에 숨어있는 무림 고수와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러나 실제 타짜는 그저 사기도박사, 즉 범죄자일 뿐이지요. [김슬기] 채널은 이러한 사실을 시청자에게 끊임없이 상기시켜줍니다. 그들의 신비주의를 벗겨내서 범죄자의 본질을 깨닫고 경각심을 갖기를 바라죠. 채널 전체에서 선한 영향력이 느껴집니다.
아루마시가 선정한 [김슬기] 채널의 베스트 영상은, 바로 실전에서 타짜 장비로 사기를 치는 영상입니다. 1000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직접 만든 사기 도박 장비로 아르카나 마술잡지 사람들을 탈탈 털어먹는 영상이지요. 김슬기님 혼자서 진행하는 다른 영상들과 달리, 친한 형들이 함께 등장해서 색다른 매력이 있지요.
유튜브는 영상을 업로드하면, 시청자가 그걸 자유롭게 시청하는 구조의 플랫폼입니다. 언제든 찾아볼 수 있지만 실시간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지요.
이에 따라 몇몇 마술사는 인터넷 개인방송을 통해 좀 더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바로 트위치입니다. 트위치는 인터넷 생방송 플랫폼으로, 트위치에서 실시간 방송을 하는 사람들은 '스트리머' 라고 불리지요. 마지막으로, 제가 매일같이 챙겨보고 있는 '마술' 스트리머 한 분을 소개해 드리고 마치겠습니다.
3. 마술사김준표
트위치에서 가장 핫한 마술 스트리머, '마술사김준표' 님입니다. 김준표 마술사님은 인사동 거리공연으로 무척 유명하고, 명실상부 국내 최고 실력의 마술사들 중 한 명입니다. 안타깝게도 코로나로 인해 거리 공연이 불가능해지면서, 김준표 마술사님 역시 온라인으로 눈을 돌렸지요. 2020년 4월 경 트위치에서 생방송을 시작했지요.
거리공연을 통해 다져진 현란한 말솜씨와 놀라운 마술이 합쳐진 스트리머 '마술사김준표'님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트위치에는 '클립'이라는 기능이 있어서, 방송 도중 명장면을 실시간으로 녹화해서 다른 사람들이나 커뮤니티에 공유할 수 있습니다. 마술사김준표님의 클립이 트위치 커뮤니티 '트게더'에서 화제가 되면서 트위치의 대형 스트리머 '쫀득' 님과 합방을 진행하게 되었죠.
이 때를 기점으로 김준표 마술사님의 채널은 급격하게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지금은 팔로워 수 7천명을 바라보고 있으며 (이 글을 쓰는 시점 기준 6993명.) 평균 시청자 수 200명을 웃도는, 인터넷 방송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요. 스트리머 '마술사김준표'님은 매일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트위치에서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는 마술계 전반에 큰 타격을 입혔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관객을 찾아, 사람들을 찾아 나서는 마술사분들을 보면 정말 존경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나 그 과정에서 저같은 마술 덕후는 훌륭한 마술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늘어나서 좋네요.
+ 왜 최현우 마술사님, 니키 마술사님은 없어요? 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시청하고 있으면서 정작 제가 자주 시청하지 않는 채널이기에 수박 겉핥기 식으로 어중간하게 설명하기보다는 나중에 제대로 준비해서 소개해드리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때를 기다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