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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아이맘 May 28. 2024

자식은 나의 소유물이 아니다.

간섭하지 않기

여느 부모님처럼 시어머님은 늘 자식들 걱정이 많으시다.

남편에게는 아직 장가를 못 간 남동생이 있다.

어머님은 늘 남동생 걱정을 하신다. 평소에 늘 어떤 여자라도 만나서 장가를 가라고 말씀하신다.

"더 이상 원하는 게 없다. 장가가서 아이만 낳으면 된다. 이혼하고 돌아와도 된다"라고 말씀하신다.

평소에 그렇게 분명히 '어떤 여자라도' 라고 말씀하시면서 동생에게 선자리가 들어오면 그 여성분에 대한 판단을 시작하신다.

그때부터 그 여성분을 소개해주신 분이 그 여성분 대해 하신 말씀에 어머니 스스로 온갖 상상을 하시며 걱정 을 시작 하신다.

그 여자분이 아직까지 시집을 못 간 이유부터 직업에 대해, 나이에 대해, 혼자 상상하고 판단하시느라 잠도 못 주무신다.

분명한 건 동생이 아직 여자분을 만나기도 전이라는 사실이다.

남편은 제발 미리 판단하고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려도 어머님은 내가 엄마라서 걱정되는 걸 어떻게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냐며 오히려 역정을 내신다.  

결혼을 강요하신다. 

 

어머님의 걱정은 우리 부부에게도 마찬 가지 셨다.

우리 부부의 신혼집은 시부모님 댁이었다. 높은 언덕 위에 있던 우리의 신혼집.

나는 임신해서부터 출산을 해서도 늘 그 언덕이 힘들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첫째랑 걷기 힘들어서 택시라도 타고 올라가면 항상 궁시렁대는 기사님들 눈치를 봐야 했다.

내 돈을 내고 택시를 타는데도 기사님들은 길도 좁고 언덕이 높다며 화를 내셨고 난 늘 속이 상했다.

어느 날부터 나는 도저히 그 집에 살 수가 없어서 독립을 외쳤다.

언덕이 높은 그 집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어머님은 늘 이 좋은 집(어머님의 지극히 주관적은 판단)을 왜 나가려 하느냐?

너희가 나가서 살면 내야 할 공과금 비용이 많아져서 아들의 어깨가 무거워진다고 걱정하셨다.

또한 귀한 아들을 매일 보고 사실 수 없으니 떨어져 사는 상상만으로 속상하셨을 거다.

그래도 난 나가야 했다. 시부모님이 싫어서도 아니고 오로지 이 언덕이 싫어서였다.


부모님은 그렇게 모든 걸 반대하셨다.  

우리가 결혼할 때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도, 이사를 가야 한다고 외칠 때도....

물론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자식이 고생할까 봐 부모님 나름대로 생각하셔서 만류하셨다는 건 알고 있다.

그 마음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우리가 부모님 말씀을 잘 들어서 어떤 행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면 과연 그것이 옳은 선택이었을까?

내가 부모님 말씀에 무조건 순종하고 어떤 도전도 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안정된 공간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까?


시동생이 부모님 말씀을 잘 들어서 조건에 맞는 여자와 결혼해서 산다고 한들 정말 행복할 수 있을까......?


나는 우리 집 아이들이 커서 무언가를 한다면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반대하는 그 이유가 아이들이 살아가는 그 시대에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도덕적인 것, 신앙적인 것 이외에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변화에 따른 적응력이기 때문이다.

미래에는 시대의 흐름을 읽는 능력이 그 어떤 능력보다 중요하다.

주변에서 보면 아직도 아이들에게 부모가 원하는 직업을 강요한다.

부모들이 바른 길이라고 생각하는 그 길을 강요한다.

그런 부모들에게 과연 아이에게 강요하는 그 길이 옳은 길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부디 나중에 자녀가 부모를 원망하며 살지 않길 바란다.


나는 기도한다.

나의 무지에 의한 섣부른 강요가 아이들 인생의 지표가 되지 않길.....





칼릴 지브란 예언자 중...

그대들의 아이라고 해서 그대들의 아이는 아닌 것.

아이들이란 스스로 갈망하는 삶의 딸이며 아들인 것.

그대들을 거쳐 왔을 뿐 그대들에게서 온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비록 지금 그대들과 함께 있을지라도 아이들이란 그대들 소유가 아닌 것을.


왜냐하면 아이들의 영혼은 내일의 집에 살고 있으므로. 그대들은 결코 찾아갈 수 없는,

꿈속에서라도 가 볼 수 없는 내일의 집에.

그대들이 아이들같이 되려 애쓰되 아이들을 그대들같이 만들려 애쓰진 말라.

왜냐하면 삶이란 결코 뒤로 되돌아가지 않으며, 어제에 머물지도 않는 것이므로.

그대들은 활, 그대들의 아이들은 마치 살아 있는 화살처럼 그대들로부터 앞으로 쏘아져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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