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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즈노트 Apr 18. 2020

방구석 장난감 놀이 모음

초등학생 아들과 사회적 격리기간을 재밌게!

집에 있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은 육아휴직 중인 아빠랑 자전거도 타고, 배드민턴에도 취미를 붙였는데

가끔 집에만 있을 땐 심심하다고 노래를 합니다.

그렇다고 새 장난감을 사자니 너무 비쌉니다.


그래서 1만 원대 미만의 장난감을 직접 구매해서 아들과 놀아보았습니다.

대부분의 제품이 커피 한 잔 값이고, 다양한 회사에서 출시가 된 장난감들이라

부담 없이 심사평을 올려보기로 합니다.


장난감을 사러 온라인 쇼핑몰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녀석입니다. 세일가 9천 원. 건전지 4개를 넣고 노란 버튼을 누르면 전자기력이 발생하며 몸이 흔들리게 됩니다. 전기와 자기를 통합한 방정식을 완성한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1831-1879)에게 경의를... 한치의 공기저항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반짝이는 머리의 체조선수가 앞 뒤로 흔들리도록 노란 버튼을 리드미컬하게 눌러주는 게 포인트입니다. 노란 버튼을 누르면 저 빨간 팬츠의 다리를 들었다 내렸다 하면서, 그 반동으로 한 바퀴 회전하게 되는 데요, 그때 빨간 버튼을 재빠르게 누르면 손이 떨어지고, 유려한 곡선을 그리면서....


머리를 땅에 박습니다.


응?

함께 제공된 찍찍이 착지판에 척 붙을 것 같지만 한 번도 성공한 적은 없네요.

만약 착지까지를 난도의 기준으로 본다면, 별 다섯 개. 공중회전을 기준으로는 별 네 개입니다.

여러 부모님들의 리뷰를 보니, 7세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재밌게 갖고 노는 듯한데 불량이 꽤 있는 듯합니다. 저희 집에 있는 것도 전원이 들어왔다 안 들어왔다 하네요.

비교적 단순한 놀이 형태여서 흥미 유지는 별 두 개!

하지만 체조선수의 역동적인 회전을 재밌게 표현한, 제법 흥미로운 장난감입니다.


야외공원의 필수 놀이기구 일명 찍찍이 캐치볼입니다. 가격은 3천 원에서 5천 원 정도입니다. 와우! (공원에선 만원씩 파는데 온라인몰 구매가 훨씬 싸긴 하더군요)


미국 아빠들의 로망이 아들과 캐치볼을 하는 거라고 하던데, 저 역시 한 때 야구에 빠져 살던 사람으로서 다양한 야구영화 및 책을 읽으며 캐치볼의 꿈을 키워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최고의 야구영화는 한 때 진짜로 야구선수를 꿈꿨던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사랑을 위하여>(1999년작)를, 소설은 야구를 하며 철학을 논하는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다카하시 겐이치로), 물리학 책(?)은 변화구의 원리를 베르누이  법칙을 곁들여 설명하는 <야구의 물리학>(로버트 어데어)을 추천드립니다.


그런데 캐치볼을 하겠다며 처음부터 글러브를 사주는 건 안 좋습니다. 아이들은 쥐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글러브보단 찍찍이 캐치볼이 최고입니다. 공원이면 최고고, 방구석에서도 놀이가 가능합니다. 일단 아빠는 방구석에 자리 잡고, 아이는 공간 확보를 위해 방의 대각선에 서서 컨트롤 위주로 스트라이크를 잡아주는 거죠. 이때, 오버스로우나 사이드암보단 소프트볼 슬링샷 위주의 피칭으로 TV 액정이 깨지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참, 갑자기 날아오는 누군가의 등짝 스매싱도 주의!

저희는 공원이나 집 앞에서 주로 캐치볼 하는데 공 채는 법을 가르쳤더니 제법 잘 던집니다.

야구는 볼 때보다 하는 게 재밌으니 흥미 유지도는 별 네 개 이상! 강추!


중고등학교 시절, 책상을 두 개 붙여놓고 슬리퍼로 탁구를 하던 분들이라면 대번 눈이 번쩍할 아이템입니다. 가격은 탁구채 2개, 공 1개, 네트 1개 포함 단돈 3천 원.


집에 있는 좌식 밥상에 고무 뽁뽁이를 꽂아 만든 네트를 걸치고 아주 작은 탁구채로 게임이 가능합니다.

앉아서 탁구를 할 수 있으니 층간소음 걱정도 없고, 적응이 되면 불꽃 스매싱도 가능합니다...라고 해도 설마 시도하시는 분은 없겠죠?


단, 탁구채에 붙은 러버가 아주 얇아서 드라이브나 스핀을 주 무기로 쓰시는 분들은 실망할 수 있습니다. 탁구왕이 되어 세계 제패를 노리기보다는 소소하게 설거지나 심부름 내기 정도로 활용하시면 좋겠습니다.


작은 테이블에 작은 탁구채로 작은 공을 넣어야 하는 게 제법 힘드니 난이도는 별 네 개.

흥미 유지도는 탁구 치다가 아들과 자꾸 싸우는 바람에 별 두 개 드립니다.



아이 엄마가 요즘 음악을 들으며 수세미 뜨기를 하는데 좋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뜨개질은 아이와 함께 하긴 힘들어 보이고 어릴 적 추억을 되살려 찾아보니 스킬 자수를 여전히 팔고 있더군요. 가격은 단돈 4천 원.


국딩 시절, 여자 친구들이 스킬 자수하는 걸 어깨너머로 지켜보던 수줍은 소년은 자라서...

아들과 스킬 자수를 놓게 되었습니다.

이게 막상 해보니 마음도 비우게 되고, 몰입하게 되고, 여러모로 좋습니다. 마치 기계가 된 듯 능숙하게 바늘을 꽉 넣고 척척 빼내는 맛도 일품이네요.


아들은 처음엔 어렵다고 툴툴대더니, 아빠가 실을 잡아 주면서 2인 1조로 하다 보니 금방 요령을 배우더군요. 아이가 힘들어하면 실을 잡아주시면서 가르쳐주면 좋을 듯합니다. 그렇게 2인 1조로 한동안 척척 자수를 놓다 보니, '빨간 꽃 노란 꽃 꽃밭 가득 피어도 하얀 나비꽃 나비 담장 위에 날아도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라는 <사계> 노래 가사가 새삼 떠올랐습니다. 그냥 흥얼거려왔는데 가사를 곱씹다 보니 내용이 무척 슬펐어요. 우리 엄마, 누나들은 이 따뜻하고 아름다운 봄날에도 먼지 가득한 미싱공장에서 일하셨구나...


어쨌거나 아이와 2인 1조가 되어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면서 시간 보내기에 좋은 스킬 자수.

흥미도는 별 다섯 개 만점 드립니다.


요 제품 역시 위의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회사에서 생산되고 있는 장난감입니다. 제가 구매한 제품의 가격은 세일해서 9천 원. 이제 9천 원만 되어도 고가처럼 느껴지네요.

구성품은 경기장 플라스틱 판, 구슬 여러 개, 볼링핀입니다.


말 그대로 실내 스포츠의 꽃, 볼링과 컬링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게임의 비밀은 특수하게 제작된 구슬에 있습니다. 쇠구슬을 플라스틱 테두리가 두르고 있는 형상인데 이걸 손가락으로 쳐서 컬링이나 볼링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언 손을 녹여가며 하던 구슬치기 느낌을 80% 정도 구현했달까요. 어린아이도 아주 쉽고 재밌게 놀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경기장으로 사용하는 플라스틱 판은 접을 수 있도록 되어있어 공간도 적게 차지하네요.

스마트하게 고안된 구슬 덕에 집안에서 구슬치기를 할 수 있어 흥미도 별 네 개!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학이 연기되면서 집집마다 장난감이나 게임기가 쌓여가고 있을 듯합니다.

이 어려운 시간들이 새로운 장난감이 생겼던 시기보단, 엄마, 아빠와 함께 놀았던 시기로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놀아주기란 마음보단 함께 놀아야지~란 다짐만으로 아이와 노는 시간이 정말 즐거워집니다. 믿어보세요. ^^


저는 그래서 장난감도 아이와 상의하고 협상해서 삽니다. 강하게 제 주장도 펴고요...

왜냐? 아빠인 저도 마음에 드는 장난감으로 함께 놀려고요.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안전한 일상'이 훼손되지 않도록 고생하시는 질병본부와 의료인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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