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뮤즈노트 Oct 09. 2022

7. 깜짝 놀랄 사건이 생겼어요

[매직 이프] 내가 동화책을 쓴다면 

잠잠 대왕을 만족시킬 책을 쓰고 있던 동하는 곁에 있던 새책이가 풀썩 쓰러지자 깜짝 놀랐어요. 


"무슨 일이야? 어디 아프니?"


조심스럽게 새책이를 들어 올린 동하는 걱정스럽게 물었어요. 하얀 종이는 오늘따라 더욱 창백해 보였지요. 새책이는 힘겹게 입을 열었어요. 


"그... 그게... 잠잠 대왕 왕국이 뿌려놓은 수면가루 때문이야. 이야기 책은 더 이상 나올 필요가 없다는 믿음이 강해질수록 수면가루의 힘이 점점 강해지지. 시간이 별로 없어. 이대로 둔다면 아직 완성도 되지 않은 새책들이 모두 사라지고 말거야."


"뭐라고? 수면 가루를 뿌리는 것도 부족해서, 아직 세상에 나오지도 않은 새책에 그런 일을? 대왕은 정말 나빠. 어쨌든 너를 구하려면 이야기 책을 완성하면 되는 거지?"


"그렇긴 한데... 수면가루의 힘이 생각보다 강해서... 시간이 부족해." 


"뭐라고? 그럼 이대로 네가 사라지는 걸 지켜보라고? 안돼. 분명 다른 방법이 있을거야... 아! 시간이 없다면 이야기 책을 쓰면서 내가 직접 잠잠 대왕을 만나러 가면 되잖아? 대왕이 사는 곳이 어디지?"


"재미 왕국이야. 하지만..."


"재미 왕국? 어쩐지 이름처럼 재밌는 여행이 될 것 같은데?"


"동하야, 재미 왕국은 이름과 달리 무시무시한 곳이야. 게임에서 튀어나온 좀비들이 우글거리고, 휴대폰 기사단이 성을 지키고 있지. 그곳에 가는 건 무리야."


동하는 해골처럼 생긴 좀비와 커다란 철갑옷을 입은 기사를 떠올리자 몸이 떨려왔어요. 새책이도 무리라고 생각했는지 동하를 말렸어요. 하지만 주먹을 쥔 채 용기를 내서 말했어요.


"이야기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했지? 재밌는 이야기 책처럼 나도 이 문제를 해결하고야 말겠어!"


"동하야, 정말 고마워."


동하는 새책이를 옆구리에 끼고 말했어요. 


"함께 재미 왕국을 여행하는 동안 뾰족 부리 오리 이야기를 완성해 볼게. 이제 뭘 써야 하지?"

 


[이야기 공식 : 깜짝 놀랄 사건을 만드는 법] 

1단계 : 깜짝 놀랄 사건이란 본격적인 이야기로 끌고가는, 가장 먼저 발생하는 사건임을 이해한다. 
2단계 : 평소 깜짝 놀랐던 사건과 그 이후의 일들을 떠올려본다.  
2단계 : 주인공의 바람을 살피고, 사건 만들기 지도를 이용하여 사건을 만든다.  


[깜짝 놀랄 사건을 만드는 법 - 1 : 깜짝 놀랄 사건 이해하기]


새책이 : 좋아. 주인공과 집에 대한 소개가 끝났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될 차례야.


동하 : 주인공 오리는 넓적한 부리를 갖고 싶어하니까 우리처럼 여행을 떠나면 되지 않을까?


새책이 : 글쎄. 여행에 앞서서 우리에게도 뭔가 사건이 생겼지?


동하 : 맞다! 네가 창백한 모습으로 쓰러진 사건이 있었지. 얼마나 놀랐다고. 


새책이 : 맞아. 본격적인 이야기는 언제나 크고 작은 깜짝놀랄 사건이 벌어지면서 시작돼.  


동하 : 말만 들어선 잘 모르겠는 걸? 


새책이 : 좋아. 그럼 아래 이야기를 예로 들어볼게. 

<까치의 공격>

동하는 평소 집 근처에서 시끄럽게 우는 까치가 귀찮다고 생각했어요. 어느 날 집에 돌아오는 길에 까치가 날아와 날개로 동하의 머리를 툭 치고 날아갔어요. 화가 난 동하는 둥지를 튼 나무를 흔들어 까치를 골탕먹여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둥지 안에 깃털이 보송보송한 아기 까치들이 입을 벌리고 있는 게 보였어요. 동하는 평소 까치가 시끄럽게 울었던 이유를 깨달았어요. 새끼들을 보호하고 싶었던 거였지요. 까치의 마음을 깨달은 동하는 까치 소리가 더 이상 시끄럽게 들리지 않았어요. 그리고 집 근처에선 까치 가족이 놀라지 않도록 조용히 걸어다녔습니다.

질문 1) 까치 새끼를 발견할 수 있도록 만든 '깜짝 놀랄 사건'은 무엇인가요? 

답) 까치가 날개로 머리를 치고 간 일입니다. 


질문2) '깜짝 놀랄 사건'을 겪고 동하는 무엇을 하려고 했나요?

답) 까치가 둥지를 튼 나무를 흔들려고 했습니다. 


질문 3) 까치를 귀찮다고 생각하던 동하는 이야기 끝에서 어떻게 변했나요? 

답) 까치 소리가 시끄럽게 들리지 않고, 까치 가족이 놀라지 않도록 조용히 걸어다니게 되었습니다. 


[깜짝 놀랄 사건을 만드는 법 - 2 : 나의 경험을 떠올리기]


새책이 : '깜짝 놀랄 사건'은 이야기에서 처음 생기는 사건이야. 주인공을 움직여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게 하지. 평소 경험을 잘 생각해보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단다. 


매직 이프 Q&A : 나에게 일어났던 사건

o 여전히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 있는 깜짝 놀랄만한 사건은 무엇이었나요? 

o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나요?

o 모든 사건이 끝난 후, 내가 변하게 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깜짝 놀랄 사건을 만드는 법 - 3 : 주인공의 바람을 생각하기]


새책이 : 깜짝 놀랄 사건을 만들 때에는 주인공이 원하는 것을 떠올려야 해. '5장 부족한 것, 잃어버린 것'을 보면서 주인공이 바라는 것과 관련된 사건을 생각해보자. 


동하 : 여전히 좀 막연해.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 걸?


새책이 : 맞아. 사건이 잘 떠오르지 않을 수 있어. 그럴 때에는 밑에 표를 이용하면 쉬워. 


동하 : 주인공은 오리인데 부리가 뾰족해. 남들과 다른 모습에 창피해하기도 하고, 불편해하지. 그래서 뾰족 부리 오리의 바람은 남들처럼 평범한 오리가 되는 거야. 1번에서 18번 중에서 마음에 드는 사건을 선택한 다음 뾰족 부리 오리의 상황을 연결하니까 정말 재밌는 사건이 만들어지네!


[동화 이야기로 써보기]

옛날 옛날에 어느 마을에 오리가 한 마리 살고 있었습니다. 그 오리는 뭉툭한 부리 대신 길고 뾰족한 부리를 갖고 있었습니다. 

남과 다른 부리를 가지고 있다 보니 불편한 게 많았어요. 특히 오리 학교 급식시간이 가장 싫었습니다. 넓적한 부리에 맞는 쟁반에 음식을 주니까 먹기가 무척 불편했거든요. 친구들이 '왜 음식을 자꾸 남기니?'라고 묻거나, '네 부리는 왜 뾰족해?'라고 물을 때면 창피하기까지 했어요. 그래서 점점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않고 외톨이가 되어갔답니다. 

뾰족 부리 오리는 하교 후에 언제나 집 근처 호숫가를 찾았어요. 그곳에 자신의 얼굴을 비춰보며 시간을 보냈지요.

그리고 매일같이 상상했어요.

"나도 남들처럼 넓적한 부리를 갖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친구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않고, 급식 시간이 싫지도 않게 될 거야." 

--------------------------------------------------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평소처럼 가장 늦게까지 급식을 먹고 있는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던 짝꿍이 말했어요. 

"뾰족 부리 오리야. 저 산너머 호수에 병원이 생겼대."

"무슨 병원?"

의아한 표정으로 되묻자 짝꿍이 대답했어요.

"부리 전문 병원! 부리에 문제가 있는 새들은 그곳에 가면 원하는 대로 뚝딱 고쳐준다더라고. 네 부리도 그곳에 가면 고칠 수 있을 거야."

"정말이야? 고마워. 친구!"

뾰족 부리 오리는 남들과 같은 부리를 가질 수도 있단 생각에 뛸 듯이 기뻤어요. 

[이 장에서 배운 것] 


o 이야기와 사건 : 평온했던 일상에 작은 사건이 일어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됨을 배웁니다. 

o 촉발 사건 만들기 : 방아쇠를 당기면 총알이 '탕'하고 발사되듯,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도록 하는 촉발 사건 만들기를 배웁니다.    

o 사건과 교훈 : 우리가 경험하는 기억에 남는 사건은 교훈을 주고 우리가 성장하고 변화시키는 힘을 갖고 있음을 배웁니다.       


[부모님을 위한 가이드]


이야기는 아주 작은 촉발 사건으로 인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나중에 커다란 폭풍이 되는 것처럼, 촉발 사건은 처음엔 사소해 보이지만 주인공이 낯선 세계로 모험을 떠날 수밖에 만듭니다. 시간이 가면서 사건은 점점 더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갑니다. 곧 주인공은 거대한 사건과 문제 앞에 좌절에 빠지게 됩니다. 


평온함에서 사건과 시련이 닥치는 이야기 구조에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는 이유는 뭘까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대로 이야기는 삶의 모방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커가면서 여러 가지 다양한 사건들을 경험합니다. 기억하기도 싫은 사건도 있고, 또 지나고 보니 제법 추억이 되는 사건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게 무엇이든 우리는 그 경험에서 배우게 되고 변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인생을 잘 산다는 건, 인문학자들의 생각에 따르면 마냥 아무런 사건 없이 평온하게만 사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닌 듯합니다. 시련에 좌절하며 겪었던 감정들은 비슷한 처지의 아픔을 공감케 하고, 그들에게 진정한 위로를 건넬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줍니다. 좌절을 극복했던 기억은 심술궂은 운명의 장난에도 여유를 갖는 넓은 마음의 사람으로 만들어줍니다. 우리가 직접 이야기 만들기를 배우는 이유도 그 지점에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6. 이야기의 뼈대를 만들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