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열린 사회와 그 적들 2부

의심하고, 회의하고, 질문하라. 그것이 열린 사회의 시작이다.

by 암호해독가

우리는 어떤 사회에 살고 싶은가?

칼 포퍼의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을 다시 읽으며..(2부)

우리는 여전히 이상적인 지도자를 기다린다.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 줄 리더가 나타나길 바란다. 하지만 그 기대는 때로 너무나 위험한 착각일 수 있다.

철학자 칼 포퍼는 『열린 사회와 그 적들』에서 이 착각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묻는다. "우리는 정말 열린 사회에 살고 있는가?"



철학왕(철인)이 통치하는 나라?

고대 철학자 플라톤은 철인이 다스리는 국가, 즉 철학자가 통치하는 유토피아를 꿈꿨다. 이른바 '철인정치'다.
그는 완전한 '이데아'의 세계를 본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현실의 변화와 비판을 위험 요소로 간주했다. 정의란 각 계급이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지도자는 사유재산은 물론, 가족 구성도 공유해야 한다고 보았다.

포퍼는 이 철학을 '전체주의의 원형'으로 본다. 질서와 안정이라는 이름 아래 희생되는 것은 자유와 다양성이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쉽게 권위주의로 이어진다. '완전한 질서'를 위한 시도는, 때로 '완전한 억압'이 되기도 한다.



역사에는 목적이 있을까?

포퍼는 플라톤 이후의 사상가들도 비판의 대상에서 놓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게오르크 헤겔.
헤겔은 역사를 '민족 정신의 발전사'로 보며, 국가는 그 정신의 화신이라 주장했다. 이를 따라가면 전쟁조차도 국가의 목적을 위한 정당한 수단이 된다. 헤겔의 철학은 전체주의 정권에게 철학적 명분을 제공했다.

포퍼는 이를 '역사법칙주의'라고 부른다. "역사는 정해진 법칙대로 흘러간다"는 이런 생각들은 결국 인간의 자유와 책임을 무력화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곧, 히틀러와 같은 독재자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는 철학이 된다.



마르크스, 이상은 있었으나..

마르크스에 대해서 포퍼는 단호하면서도 약간의 동정심을 보인다. 자본주의의 모순을 지적한 점은 인정하지만, 그의 '예언적 역사관'은 결국 또 다른 형태의 억압을 만들어낸다고 비판한다.

자본주의는 반드시 몰락하고, 공산주의가 도래할 것이라는 단정은 반증할 수 없다. 포퍼는 이를 유사 과학이라고 말하며, 과학은 반증 가능성이 있어야 하지만, 마르크스의 이론은 비판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열린 사회란 무엇인가?

포퍼가 말하는 '열린 사회'도 사실은 완전한 사회는 아니다. 오히려 오류와 실패를 인정하고, 서로를 비판하고 토론할 수 있는 사회다. 그는 '누가 통치할 것인가'보다 '그 권력을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를 더 중요하게 본 것이다.

민주주의란 다수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포퍼는 민주주의의 핵심을 "피 흘림 없는 정권 교체"로 본다. 다수가 소수를 억압하지 않도록, 권력은 항상 제한되어야 하며, 비판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의 관점에 따르면, 피 흘림 없는 정권교체의 흐름을 간직한 우리 나라는 민주주의적 국가인 듯 하다.


역사의 의미는 우리 스스로가 만든다!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의 마지막에서 포퍼는 말한다.
"역사는 고정된 법칙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는 예언자가 아니라, 우리 운명의 창조자가 되어야 한다."

역사의 의미는 역사 그 자체가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부여하는 것이다. 과거는 문제 해결의 단서이며, 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열린 사회는 바로 그 선택의 가능성과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는 사회다.


우리가 지켜야 할 사회는?

포퍼는 완벽한 사회를 꿈꾸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말한다. "최악의 통치자를 견제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자"고. (최악의 통치자가 등장했을 때 이를 완전히 견제하거나 무혈, 전쟁 없이 교체하거나 뒤집는 그러한 경우가 얼마나 있었을까..?)


어쩌면 열린 사회는 매 순간 공격받는 사회라고 볼 수 있다(평화롭게?).

전체주의는 늘 새로운 얼굴로 돌아오고, 그 유혹은 예상보다 더 친숙하다.

그래서 우리는 늘 질문해야 한다.

지금 내가 믿고 있는 건 비판 가능한가?
내가 지지하는 제도는 반대의 목소리를 허용하는가?
의심하고, 회의하고, 질문하라. 그것이 열린 사회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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