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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nowfield Nov 14. 2024

프롤로그

담쟁이 넝쿨



갓 태어나 여리디여린 푸른 심장은

맑은 바람 황금빛 태양 아래

조금씩 뿌리를 내렸다


온 땅을 덮을 기세로 신나게 달렸지만

차가운 벽에 막혀 길을 잃고

한 줌 가냘픈 빛, 사소한 바람 줄기 좇아

갈 곳은 하늘뿐


차가운 시멘트에 당찬 손톱을 박고

눈물 같은 꽃 피우고 핏빛 열매 맺으며

벌과 나비, 새들에 시달림당하며

해의 그림자를 따라 힘겨운 선회(旋回)

어느새 심장은 빨갛게 물들었다


걷어내 봐도

끊어내 봐도

끈질기게 마음을 타고 오르는


이 지겨운 놈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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