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eolwon Snow Dec 17. 2024
오늘 참 힘든 하루네, 아빠. 고생 많았어.
의사의 무신경한 한 마디에 온 가족의 마음이 이토록 복잡하고 고단해질 수가 있구나... 긍정적인 마음이 그리 중요하다면서 가끔 의사들의 입에서는 말이 아닌 차가운 금속음이 나오는 것 같아.
아빠 엄마의 지치고 힘겨운 모습에 우리도 자꾸만 마음이 약해지려고 해. 아는 게 병이라고 둘째는 더 생각이 복잡한가 봐. 아빠를 너무 약하게 만들지는 않을까 벌써부터 3차 항암과 표적항암제의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어. 자연치유에 관한 책을 보고 고민이 많아진듯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고, 많이 웃고, 할 수 있는 만큼 운동한 그룹의 치료율이 소극적인 그룹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연구논문을 봤어. 채식과 천연효소의 효과에 대해서도 읽었어. 아빠 몸이 거부하는 동물성 단백질보다는 식물성 단백질과 곡류의 아미노산이 좋다고 해.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항상 기쁘고 즐겁게, 상한 몸이 다시 재정비되는 상상으로 명상을 하고, 호흡은 깊게, 적은 양이라도 꼭꼭 씹어 골고루 먹어서 낭비되지 않게, 운동도 열심히... 자연치유법이 따로 있나? 항암도 하고 자연치유도 하면 더 좋겠지.
면역세포와 NK세포는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면 많이 생긴대.
저희를 무지막지하게 사랑하시는 하나님,
이토록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 늦기는 하지만, 의료기술의 발전과 진통제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고통 가운데서도 함께 웃을 수 있는 가족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용할 음식과 3천4백 보나 걸을 수 있는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빠, 하루에 열 번씩 '고맙습니다'라고 말해요.
내일은 한 술 더 뜰 수 있는 식욕과, 한 걸음 더 걸을 수 있는 기운과, 한번 더 웃을 수 있는 매시간 주시기를...
굿 나이트, 아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