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17.

네 번째 편지

by Seolwon Snow


사랑하는 나의 아빠,

오늘은 아빠의 잠든 모습만 보고 왔네.

걱정해 주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의 방문은 감사하지만, 앉아있기도 쉽지 않은데 오래 머물다 가시면 야속한 마음이 들기도 해서 엄마와 우리는 좌불안석이 되곤 해.


2차 항암 후 체중이 6킬로나 빠진 아빠가 마음가짐을 바꿨다며 아침을 많이 드셨단 얘기를 듣고 반갑고 감사했던 마음은, 점심 반공기를 힘겹게 삼키는 아빠를 보고 죄책감으로 바뀌고 말았어. 아빠의 고통이 내 마음도 사납게 할퀴고 지나가.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 아빠만큼 의지가 강한 사람은 없었는데... 견디시라는, 힘내시라는 응원이 아빠에겐 어떻게 느껴졌을까? 행여 혼자라는 생각에 더 외롭진 않았을까?


아빠, 너무 애쓰지 마. 지금도 정말 잘하고 있는 걸.

스트레스 받지 말고 억지로 하지 말고...

조금씩 자주 드시면 되니까 한 번에 많이 드시려고 무리하지 마세요.

암한테 양분 안 주고 면역력을 키우는 음식으로,

조금만 드셔도 에너지가 되는 음식으로,

틈틈이 걷고 많이 웃으면서 즐겁게 치료해 봐요.


아빠가 옳을 거야.

우리, 꼭 승리하자.

편안한 잠이 치유와 회복을 가져다주길..

아빠, 잘 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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