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22.

아홉 번째 편지

by Seolwon Snow


유별난 역사한 끼라는 TV 프로가 있네.

옛날 왕에게는 식사 때마다 기미를 보는 상궁, 식사 시중을 드는 상궁, 전골 등을 조리하는 상궁, 세 사람이 붙어 있었대.

밥, 국, 김치와 12첩의 반상이 있었고,

식사를 잘 못 하실 때를 대비한 밥상이 있었고,

신선로처럼 즉석에서 끓여낼 수 있는 상이 준비됐대.

지금 아빠에게 꼭 필요한 상이 아닐까? 그 많은 음식 중에 몇 가지라도 맛있게 드실 수 있을 테니...

매일은 못 해도 한 번쯤은 아빠에게 그런 상을 차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매일 병원에 도착해서 처음 본 아빠는

늘 지치고 피곤한 모습인데

눈을 마주치고 말을 나누고 시간을 보내면서

몸을 일으키고, 음식을 삼키고, 힘을 내는 아빠 모습에

염치없게도 안심하고 돌아오곤 해.


나는 아빠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는데

아빠는 아직도 우리를 지키고 있구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꿀처럼 단 잠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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