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 3.

열한 번째 편지

by Seolwon Snow


나는 당신께

할 말이 너무 많습니다

샘솟는 단어들이 자꾸만

안으로 안으로 잦아듭니다


목련처럼 느닷없이 터져 나와

개나리처럼 수없이 피어난 말들은

진달래처럼 수줍게 물들다

동백꽃처럼 뚝뚝 떨어집니다


추위를 잊은 채 매화로 피고

아름답고 향기로운 난초가 되고

오래오래 굳건한 국화가 되었다가

밤새 바람에 우는 억새가 되어버린


땅에도 묻히지 못한

허공을 맴도는 말들이

당신께

닿아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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