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처음 불러주었던 내 이름은,

펫 로스 증후군, 함께 위로하겠습니다.

by 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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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uri - Leo



처음 너를 마주쳤을 때를 기억해. 그때는 아마 일요일 아침, 아마 점심이었던 것 같기도 해. 내 귀와 귀 사이에 올려진 손으로 느껴졌던 온기, 약간의 떨림은 마치 만남의 두려움과 기대를 담고 있는 듯했어. 어색하게 나를 품에 안았을 때, 나는 그대로 잠들고 싶었어. 느껴보지 못했던 따뜻함, 나는 그 안에서 잠을 자고 싶었어. 진열장 안에서 지나치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사실 조금 무서웠거든. 이대로 여기서 살아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하지만 너는 내게 말해주었어.


처음 너를 마주쳤을 때를 기억해. 그때가 아마 일요일 아침과 점심, 그 애매한 사이였어. 처음 마주쳤을 때는 혹시 물지 않을까, 혹은 싫어하지 않을까 무서웠어.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네 머리에 손을 올렸을 때, 인형을 만지는 듯한 포근함과 쿵, 쿵 뛰는 맥박이 내 손을 타고 올라와 '아, 살아있구나.' 싶었어. 그때 너는 그냥 가만히 눈을 감고 있었으니. 한 번 안아보라는 말에 나는 어떻게 안아야 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무작정 너를 안았어. 그때서야 너는 눈을 뜨고, 나를 바라봤지. 그때 눈을 마주쳤을 때, 나는 확신했어. 그리고 말했지.


"집으로 같이 가자, 레오."

함께 밖으로 나가 뛰고, 여행을 다녔던 날들이 선명하게 기억나. 그때 같이 보러 갔던 바다는 정말 예뻤지. 가는 길은 힘들었지만 말이야. 함께 들어갈 수 있는 숙소를 찾다가 고생하고, 하마터면 밖에서 잘 뻔했잖아. 그래도 우리가 바다에 비친 하늘을 바라보면서 달렸던 그 밤은 여전히 내 기억에 남아 있어.


바다가 문득 보고 싶어 졌던 날이었어. 하지만, 너를 혼자 집에 두고 가려니까 불안했거든. 외롭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 무작정 너를 데리고 바다로 갔는데, 아마 가는 길이 많이 힘들었을 거야. 그리고 하마터면 밖에서 잘 뻔했잖아. 정말 미안해. 그래도 함께 봤던 바다와 그 하늘은 최고였지? 너도 그렇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요즘에는 집에 늦게 들어오는 날이 잦아졌어. 향수도 많이 뿌리고. 코가 너무 아파서 참기 힘들 정도야. 아마, 사랑하는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길이겠지. 요즘 부쩍 행복해 보여. 다행이다. 언제 와도 괜찮아, 네가 오면 나는 언제나 그랬듯 반겨줄 테니까.


요즘에는 집에 늦게 들어가는 날이 부쩍 늘었네. 일도 늘었고,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거든. 언젠가 너한테도 소개해주고 싶어. 그리고 늦게 오는 날에는 그렇게 현관까지 뛰어나올 필요가 없어. 그냥 푹 자면 좋겠어.



그때 그 사람과 결혼도 하고, 아이까지 생겼네. 너를 닮아 참 예쁘고 고운 아이야. 내가 언제나 지켜줄게.


벌써 너랑 몇 년을 함께 살았는지 모르겠어. 네가 아이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네, 매일 잘 때마다 그 아이 옆에서 자고 있잖아. 그 모습이 너무 예쁘고 귀여워서 사진을 몇 장이나 찍었는지 몰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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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듬어주던 손이 어느새 이렇게도 커졌네. 이걸 보니 이제는 나도 떠날 때가 된 것 같아. 네가 들어와도 이제는 힘들어서 현관까지 가기도 힘들어. 미안, 반겨주고 싶은데 그러지를 못하네. 그래도 언제나 너를 사랑하고 있어. 네가 내 머리에 처음 손을 올려주고, 나를 품에 안고 함께 집으로 가자고 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네가 살아가는 순간 중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나와 함께 해줘서 고마워. 함께 했던 모든 순간이 행복했어. 마지막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네가 지어준 내 이름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듣고 싶어. 그리고 네 빈자리를 누가 채우거든, 언제나 나를 잊지 말았으면 하는 이기적인 마음이야.


처음 만났던 날이 어제인 듯 생생해. 분명 조그마한 너였는데, 언제 이렇게 다 커서, 벌써. 평생 함께 하자는 약속을 했었지만, 역시 이루어질 수 없었나 봐. 그저, 이별의 순간이 왜 이렇게 빨리 와야만 하는지, 나는 그게 참 슬프기만 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함께 있고 싶었는데. 함께 더 많은 것들을 하고 싶었는데, 더 잘해주고 싶었는데. 네가 떠나면 그 빈자리는 이제 누가 채워줄 수 있을까 고민을 해. 아마, 나는 늘 그 빈자리를 가지고 살아가야겠지. 이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이별이 밉기만 하고, 더 사랑해주지 못했던 과거가 미안하기만 해. 고마웠어, 내가 살아가는 순간, 그리고 가장 힘든 순간에 언제나 변하지 않고 나의 편이 되어주어서. 떠난다고 생각하니, 뭐라고 말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어. 슬프기만 하네. 마지막으로 약속할 수 있는 것 하나는,


잊지 않을게, 영원히. 잘 가, 레오.



가족이 떠나간 빈자리, 그 빈자리를 함께 위로합니다.

반려동물이 떠난 함께 치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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