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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설 Oct 23. 2023

내가 과학을 좋아하는 이유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이 좋았다. 남들이 보기엔 저게 대체 뭘까 싶은 것에 즐겁게 몰두하는 사람들.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정치적 싸움을 만들어내지도 않을, 대단한 명예나 부가 따라오는 것도 아니요, 텔레비전이나 휴대전화처럼 보편적인 삶의 방식을 바꿔놓을 영향력을 지닌 것도 아닌 그런 일에 열정을 바치는 사람들. 신호가 도달하는 데만 수백 년 걸릴 곳에 하염없이 전파를 흘려보내며 온 우주에 과연 '우리뿐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무해한 사람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동경한다. 그리고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을, 자연을, 우주를 함께 동경한다.

심채경,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좋은 책을 만났다.

이 문장이 위로가 되는 건 어떤 연유일까.


나는 지극히 문과 남자지만 과학을 좋아한다.


과학을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명해서 들려줄 수 있는 과학자들이 있음에 하늘에 감사한다.(다 이해는 못하더라도) 세계를 구성하고, 운영되는 원리를 사려 깊게 들려주는 이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앉아 듣고 있으면, 팍팍한 현실 속에서 잠시 벗어나 자유로움을 느끼곤 했던 것 같다.


무해한 사람들, 나는 사려 깊은 과학자들을 보며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이 책은 과학자들의 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어렴풋하게 느끼게 해 준다. 그리고 이들의 시각이 따뜻하다는 생각을 하며 작게나마 동경을 하기도 했다.


인문학이 아닌 과학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 과학적 사고란 딱딱함보다 유연함에 가깝다는 건 내게 조금 더 넓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한 번쯤 읽어보기를 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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