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가은 감독의 '세계의 주인' 후기
고통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기 위해 지난한 시간을 보내도, 고통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그 일은 의미가 있다. 김승섭 교수는 희망은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있다고 말했다. 상처 준 사람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성찰하지 않기에, 상처받은 사람만이 자신이 왜 상처받았는지 질문하기에.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품기에 그렇다.
타인의 고통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타인의 불행을 쉽게 판단할 수 없게 된다. 영화 전반적으로 그런 태도가 녹아 있어서 좋았다. 각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우주가 있다. 그 고유함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노력이 좋았다. 내 세계의 이야기는 스스로 써가는 것이라고.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고. 모두가 자기 세계의 주인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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