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그 바람이 느껴진다
오래전 배낭 메고 혼자 지리산을 헤매다가
깊은 밤 약초꾼 집에 딸린 허름한 골방에서
하룻밤 신세 진 적이 있다.
주는 소주 한 잔 들이켜고
이름 모를 산새 소리 풀벌레 소리 듣다가
방에 나그참파를 피우고 잤는데
오랜만에 그날 밤이 생각나네
천둥벌거숭이처럼 떠돌다
터덜터덜 서울로 돌아왔을 때
늘 그랬듯 그 자리에서 두 팔 벌려
나를 위로해 주던 그들도
그 모두가 불현듯 그리운 밤.
오래전 그때처럼 혼자 배낭을 메고
황량한 라다크를 떠돌다 돌아왔다.
라다크의 마른 모래 바람이
폭풍처럼 훑고 지나가 무언가 요동치고 있지만
아직은 그저 입을 꾹 닫고 있다.
언젠가 때가 오면
언젠가.